서울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은 관악구 신림동과 봉천동 일대다. 서울대학생과 신림동 고시촌에서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이곳 1인 가구 중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과거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촌으로 유명했던 신림동에는 사법시험이 폐지 수순을 밟아오면서 공무원과 경찰,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그들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사라진 ‘사시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난해 연말부터 촛불이 타오른 광화문광장 한편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며 손팻말을 든 그들을 찾을 수 있다.사법시험이든 공무원시험이든 시험을 준비하는 1인 가구 청년들에게는 아직 완전한 독립이 오지 않았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는 있지만 독립생활이라 할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 공부할 시간을 쪼개고 쪼개 생활비를 벌러 알바를 하러 가도 수입은 최저임금에 고정돼 있다. 혼자만의 공간으로 주어진 영역은 다리를 뻗고 누울 자리뿐, 화장실도 부엌도 모두 공동으로 써야 하는 고시원이 독립의 첫발...
1213호2017.02.07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