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JP)는 2013년 12월 10일 자신의 아호를 딴 운정기념사업회 창립식에 참석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를 찾은 적이 있다. 5년 10개월 만에 국회를 찾은 JP는 “국립묘지에 가지 않고 조상이 묻히고 형제들이 누워 있는 고향에 가서 눕겠다. 비석에 ‘영생의 반려자와 이곳에 함께 눕노라’라고 쓰겠다”면서 “회고록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JP는 최초의 중앙정보부장, 국회의원 아홉 번, 국무총리 두 번, 몇 번의 정당 대표를 지냈던 인물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그만큼 역사의 주요 순간을 함께한 인물도 드물다. 그런 인물이 회고록을 안 쓴다는 것은 ‘책임회피’는 물론 후대 역사가들에게 죄를 짓는 행위였다. JP는 생각을 바꿨는지 최근 한 신문에 자신의 회고록을 연재하고 있다.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JP의 회고록 일부를 인용해보자.“이날은 JP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였다. 1961년 5월 16일의 거병은 비밀누설 속에 시작됐다. 출발은 불길했다. 그렇다고 ...
1123호2015.04.21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