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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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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죽은 언론의 사회, 할 말 있습니다
    죽은 언론의 사회, 할 말 있습니다

    “영화에서 황우석 교수를 한 명의 악당으로 처리해 버렸으면, 사회 전체의 반성이 약해지겠죠. 황 교수는 영화에서 실제보다 ‘과하게, 좋게’ 그려졌습니다. 어쨌든 그런 악당을 만든 사회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가 영화의 레벨을 더 높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우리가 지금까지 능력이 없어서 제대로 파헤치지 못한 건 있었지만, 압력 때문에 굴해서 방송을 못한 적은 없었다’고 자부하는 젊은 PD들이 있었다. 15주년 특집 방송이 나간 날, 그들이 남긴 멘트는 자신만만했다. 황우석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로 마음먹은 제보자 K가 마침 그 멘트를 들었다. 참여연대를 찾아가서 언론에 제보를 하겠다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신중하라, 제보자의 인생이 망가진다”며 그를 말렸다. 하지만 제보자 K는 돈과 명예를 넘어서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탐내는 황우석 박사의 행보를 지켜볼 수 없었다. PD수첩이라면 진실을 밝혀서 보도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실이 국익’이라고 믿는 이들이 만났고, 방송은 진실을...

    1109호2015.01.06 11:34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작은 거인이 된 엉뚱 소녀 임순례
    작은 거인이 된 엉뚱 소녀 임순례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획득하는 영화 작가 임순례. 그는 가족의 ‘무관심한 지지’와 자신의 ‘엉뚱한 기질’이 오늘의 영화감독 임순례를 낳았다고 말한다. “청년기의 저를 외부에서 보면 거의 루저였겠죠. 살은 찌고 미래에 대한 아무 희망도 없고. 그런데 그 시간들이 과연 무의미했느냐, 그건 아니거든요….”임순례.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이자 꼭 만나고 싶었던 ‘큰 언니’였다. 섬세한 눈빛, 수줍고 귀여운 웃음, 작지만 단호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 누구보다 넉넉한 품을 가졌지만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에 어긋나는 경우를 만나면, 작은 목소리로도 천둥 같은 호통을 칠 수 있는 작은 거인. 그는 우리가 잘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고, 우리 눈에 잘 안 보이는 걸 보고 영상에 담아낸다. 임순례라는 렌즈를 통해서 만나는 사람과 동물들은 우리에게 와서 눈물이 되고, 웃음이 되고, 의미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난다. 임순례의 영화는 삶의 이면에 있는 의미를 생각해 보라고 관객에게 말을 ...

    1108호2014.12.29 17:17

  • 뮌헨 문학기행 (하) - 불멸의 전혜린을 만나다

    31살의 나이에 ‘세코날 마흔 알’로 생을 끝내버린 전혜린. 그가 죽은 지 49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그를 잊지 못한다. 죽음의 유혹 속에서도 끊임없이 살고 싶어 했던, 완벽한 사랑인 모성을 갈망하고 딸을 통해서 신에 이르겠다고 한 그가 왜 죽음을 택해야 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그를 잊지 못하는가. 죽어도 죽지 않는 전혜린. 무엇이 전혜린을 살아있게 만드는 것일까.그리움과 먼 곳으로 훌훌 떠나버리고 싶은 갈망, 바하만의 시구처럼 ‘식탁을 털고 나부끼는 머리를 하고’ 아무 곳이나 떠나고 싶은 것이다. 먼 곳에서의 그리움! 모르는 얼굴과 마음과 언어 사이에서 혼자이고 싶은 마음.(먼 곳에의 그리움 中)떠나고 싶은 ‘먼 곳’을 머릿속에 그릴 때면, 회색 어둠과 함께 소리 없이 내리는 안개비, 그리고 노란 가스등 아래 젖은 아스팔트가 떠올랐다. 를 읽은 스무살 이후의 일이다.뮌헨. 59년 전 이 땅에 머물렀던 전혜린을 찾아가는 길. 그의 수필집 와 가 배낭 속에 있었...

    1106호2014.12.16 11:21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뮌헨  문학기행(상) - 독일이  사랑한 한국인, 이미륵과 ‘압록강’을 걷다
    뮌헨 문학기행(상) - 독일이 사랑한 한국인, 이미륵과 ‘압록강’을 걷다

    그가 잠든 지 64년이 지났지만, 독일인들은 여전히 그의 묘소를 찾고 그의 책을 읽는다. 1946년, 전후 독일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한 미륵은 독일어로 한국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 가 출간되자마자 초판이 매진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평론가들의 서평이 100편 넘게 신문에 실렸다. 독일인들은 지금도 막스 뮐러의 만큼 이 책을 아낀다.독일의 뮌헨. 하이델베르크, 뷔르츠부르크, 뮌스터, 그리고 중국 상하이…. 에서 이미륵이 밟은 여정을 지난 3년에 걸쳐서 따라 걸었다. 이미륵(1899~1950)의 생을 연구하고자 계획한 기행은 아니었지만, 그가 머물렀던 도시에 들어서면 환영처럼 이미륵이 보였다. 그의 책에서 읽은 문장들은 선명하고 섬세해서 쉽게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과 TV드라마 속에서 만난 장면은 가는 곳마다 영상으로 되살아났다. 독일이 사랑한 한국인, 완전한 사람 이미륵을 만나러 다시 뮌헨으로 가는 길.‘일생 다하도록 바다 서쪽 땅을 떠돌았어도/예의...

    1105호2014.12.09 15:0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공지영, ‘난산’ 끝에 찾은 사랑
    공지영, ‘난산’ 끝에 찾은 사랑

    예전엔 위선 떤다며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억울했다. 그런데 지금은 감사하다. 그 사람들이 있었기에 더 분발하고 열심히 쓸 수 있었다…. 공지영이 27번째 작품 를 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나 ‘영원’이라는 걸 믿음으로써 얻은 위안이 현실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고백한다.작가 공지영. 27년 동안 27권의 단행본을 냈다. 공지영은 두 단어를 떠오르게 한다. ‘고백’과 ‘위안’이다. 가식 없이 솔직한 그녀의 ‘고백’을 읽고 나면, 독자는 책을 펼칠 때 예상했던 것보다 깊은 ‘위안’을 얻는다. 공지영의 소설은 쉽게 술술 읽힌다. 평론가의 해설은 오히려 부담스럽다.‘웃고 있는 사람이 언제나 행복한 건 아니듯이, 울고 있다고 언제나 슬픈 것은 아닐 것이다…. 불행한 건 어쩌면 오늘 일어난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고등학교 졸업 기념 교지에 ‘한 마디’씩 남기라고 했을 때, 나는 에 나오는 이 구절을 썼다. 수능시험을 망친 내게 적잖은 위안을 준 문장이...

    1104호2014.12.02 11:23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말 없는 한류’ 중국과 수다에 빠지다
    ‘말 없는 한류’ 중국과 수다에 빠지다

    대사 없이 몸짓과 춤으로 펼치는 넌버벌 퍼포먼스가 외국인 관람객에게 인기다. 국내 공연장 관객의 70%는 외국인이고, 그 중 70%는 중국인이다. K-팝, TV드라마처럼 유명 스타의 인기에 의존하지 않고 작품내용과 재미만으로 이미 중국 내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비언어극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 새로운 한류에 푹 빠진, 여기는 상하이!지난 8월, 「K-팝, 베를린을 점령하다」라는 제목으로 독일 현지에서 체험한 한류 이야기를 썼었다. 베를린의 공연장 ‘헉슬리의 신세계’(huxleys neue welt)에서 열린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팬미팅 현장에서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4회 참조) 1박2일 노숙을 하며 공연장 앞자리를 차지하고자 기다리는 유럽 소녀들을 인터뷰하면서 세계로 퍼져나간 한국 대중문화의 실체, 막연했던 ‘한류’의 실체를 보았던 것이다. ‘노래가 좋다’, ‘춤을 정말 잘 춘다’, ‘뮤직비디오의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긍정적인 ...

    1103호2014.11.24 15:56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당신과 사랑하고 싶은 도시 하이델베르크
    당신과 사랑하고 싶은 도시 하이델베르크

    이 작은 도시는 늘 학생과 외국인으로 북적인다. 대학의 도시, 철학의 도시인 이곳에 하루 수천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지만 어느 골목 어느 광장에서든 차분하고 기품 있는 공기를 호흡할 수 있다. 칼스버그 황태자가 첫사랑에 빠지고, 괴테가 빌레머 부인과 밀회를 즐기고, 야스퍼스가 목숨 걸고 사랑을 지킨 곳이 바로 이 도시다.오래 전부터 난 그대를 사랑했다네.나 그대를 어머니라 부르고 영원히 노래를 바치리.그대, 내가 아는 한조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여!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로부터 ‘시인 중의 시인’이라는 찬사를 받은 독일 시인 횔덜린. 그가 지은 ‘하이델베르크’라는 송가의 한 구절이랍니다. 횔덜린뿐이겠어요. 많은 예술가들이 하이델베르크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문장을 남겼습니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도 ‘세상 모든 다이아몬드를 뿌려놓은 듯 아름다운 곳’이라고 극찬했지요.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히는 하이델베르크. 5년 전 이곳에...

    1101호2014.11.10 17:2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정조와 함께 ‘왕의 정원’ 창덕궁을 걷다
    정조와 함께 ‘왕의 정원’ 창덕궁을 걷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왕의 정원’으로 1997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후원. 정조 이전엔 왕만을 위한 금원(禁苑)이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날 창덕궁 후원을 거닐던 정조는 경치를 혼자 보기 아까웠는지, 각별하게 아끼는 신하들을 불러 후원 유람을 떠난다.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왕의 정원’은 어디일까.몇 년 전, 유럽 궁전의 정원 기행을 떠난 적이 있다. 일직선의 나무 담장, 조각, 정자, 분수가 딸린 정원들은 치밀한 계산에 의해 조성되어 인공미가 물씬 풍겼고, 화려하며 웅장했다. 함께 떠났던 궁전 정원 연구자에게 ‘왕의 정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어디인지 물었더니, 자신은 한국의 ‘창덕궁 후원’을 꼽겠다고 했다. 나는 반가움과 동시에 부끄러웠다. 창덕궁의 정원을 거닐어 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창덕궁은 동아시아 궁궐 건축과 정원의 디자인이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특히 건축물이 자연적 배경과 훌륭하게 조화된다는 점에서 독...

    1100호2014.11.04 14:3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위태롭게 젊은, 우리들의 ‘촐라체’ 박범신
    위태롭게 젊은, 우리들의 ‘촐라체’ 박범신

    그가 불멸의 ‘은교’ 같은 소설을 써낼 수 있는 건 여전히 살아 있는 순정이 있기 때문이다. 70을 앞둔 그는 죽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쓰고, 도무지 죽지 않는 감수성과 순정 때문에 울고, 긴장감이 죽어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까봐 오늘도 자신을 철저한 고독 속으로 유배시킨다.지난여름, 독일 본에서 함께 지낸 프랑스 교수의 책상에서 ‘박범신’이라는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오, 오!”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박범신의 소설 을 프랑스 드크레센조 출판사에서 출간한 것이었다. 문학을 공부하는 청년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자전적 소설 은 존재의 의미를 묻는 소설이다. 성장소설인데도 계몽적이지 않아서 박범신답다. 40권이 넘는 그의 장편소설 중에 내가 가장 아끼는 소설이었으나, 국내에서는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난봄, 프랑스의 권위 있는 평론가 모리스 무리에가 ‘위대한 한국 작가, 위대한 소설’로 박범신의 을 소개한 덕분에 자신도 읽게 되었다고 했다. 자신의 소...

    1099호2014.10.27 18:28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강원래, 장애를 이긴 ‘꿍따리 샤바라’
    강원래, 장애를 이긴 ‘꿍따리 샤바라’

    올해로 장애인으로 산 지 14년째. 분노, 좌절의 시간을 이겨낸 그는 이전보다 더 속 깊은 남자와 멋진 아빠가 되어 감동과 행복을 나눠주고 있다. 안무가, 라디오 DJ, 대학 강사, 대표, 대학생…. 그는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도전한다.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 강원래. 하지만 그와의 만남은 늘 망설여졌다. 자칫 말실수라도 하면 화내고 가버릴 것만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우리들이 열광했던 의 강원래 오빠는 한국에서 가장 춤 잘 추는 남자이자 까칠한 남자였다. 소문 속에서 만나는 그는 ‘차가운 사람’이었으나 최근에 태어난 아들 ‘선이’에게 쓴 편지를 모아서 낸 책을 읽고 난 후 걱정과 오해가 사라졌다. 2014년, 내가 직접 만난 강원래는 깊고 솔직한 사람이었다.“병신 됐는데 무슨 강연이야!”2000년 11월 9일.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그는 불법 유턴하는 차에 치여서 1급 장애인이 되었다.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

    1098호2014.10.21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