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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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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사람을 죽이는 일, 사람을 살리는 일
    사람을 죽이는 일, 사람을 살리는 일

    심동섭. 그는 내가 아는 성인 남성 중에 가장 개구쟁이 같은 소리로 웃는 사람이다. 웃음소리만으로도 상대방을 웃게 만드는 재능을 가진 사람. 59년 부산,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마음만은 넉넉하여 베푸는 데 인색함이 없는 부모님 아래서 자랐다. 서울로 유학 가기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자식 뒷바라지에 헌신적인 부모님을 보며 공부에 매진했다. 스물셋,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하던 해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순탄한 삶을 살았다. 88년 2월 서울남부지청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해서 수원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내고, 2006년 서울고검에서 18년간의 검사생활을 마쳤다. 중앙대 법대 겸임교수를 거쳐 같은 길을 걸은 선배들처럼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쌓아 온 경력만으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국내 10대 로펌 법무법인 로고스 파트너 변호사로 소위 ‘가장 잘나가는’ 변호사 생활을 하던 어느 날, 내 삶이 창피하고 치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23세에...

    1119호2015.03.23 18:2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사람을 살리는 교도소 ‘아가페 랜드’
    사람을 살리는 교도소 ‘아가페 랜드’

    처음 여주 소망교도소를 찾던 날. ‘아가페 랜드’라는 표지석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아가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뜻하는 말이다. 2010년 한국 교회가 연합하여 세운 아시아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교도소가 지나치게 좋은 거 아닌가’라고 놀라움과 동시에 의아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죄수번호 대신 이름 뒤에 ‘형제님’이라는 호칭을 붙여 부르고, 재소자가 아닌 수용자라 부르며, 모든 수용자는 교도관과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교도소장과 수용자가 먹는 밥상의 반찬이 똑같고, 누구나 동등하게 반찬을 배식받으며 배불리 먹는다. 수용자와 조리사가 함께 만드는 음식은 맛있기로 소문이 나서, 자원봉사자들은 일부러 일찍 가서 밥을 먹고 봉사를 시작한다. 봉사자들이 기억에 남는 수용자에 대한 신상을 교도관에게 물으면 “그분은 참 좋은 분인데, 안타까운 사정이 있어요”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교도관이 수용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가족만큼 따뜻하다. 수용자들의 방은 큰 창을...

    1118호2015.03.16 17:21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가끔은 나보다 가난한 이들을 보세요, 그러면 행복해집니다”
    “가끔은 나보다 가난한 이들을 보세요, 그러면 행복해집니다”

    지행합일(知行合一). 학문하는 사람들이 늘 가까이 하는 말이지만, 실천하는 이는 보기 드물다. 이 과녘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스승 가까이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지만, 부담을 짊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인문학자란 그 시대 인간의 고통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답하는 사람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의 유희를 부리지 말라’고 늘 배워왔지만 고뇌만 할 뿐 관념의 유희를 부리며 살아왔다. 내가 스승 앞에서 늘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이유이다. 스승을 찾아가서 길을 묻고 싶은 시절이다. 내가 대학에서 만난 진정한 학자, 실천하는 지식인 이도흠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제가 선생님 제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물어요. 그분은 학자인데, 거리 시위대의 맨 앞에서, 때로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거죠. 몸싸움 하는 사진이 신문에 크게 나오기도 했어요.(웃음)“학자가 연구실에서 공부나 하지 거리에 왜 나서느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이 제 주변에도 꽤 있어요.(웃...

    1117호2015.03.09 18:1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젊은이여, ‘찌릉소’가 되지 말고 ‘뿔로사리’가 되어라!”
    “젊은이여, ‘찌릉소’가 되지 말고 ‘뿔로사리’가 되어라!”

    “너도 일하고 나도 일을 하고 그래서 너도 잘살고 나도 잘살되, 착하고 어질고 깨끗하고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 ‘노나메기 벗나래’ 세상을 만들자!”대학 신입생 때 선배들 틈에 끼여 백기완 선생님의 민중사상 특강을 듣던 날, 이 문장이 나에게 왔다. 그 자리를 찾아간 건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부산 서면 시내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백기완의 연설을 들으러 갔을 때의 기억 때문이었다. 그때 이미 내 눈엔 백발 할아버지였던 백기완 선생님은 아름다운 고유어를 모든 문장에 맛깔나게 배치해서, 우화 같은 이야기와 정신이 번쩍 나는 불호령 같은 이야기를 쩌렁쩌렁 큰 목소리로 외치고 계셨다. 어린 마음에도 ‘히야, 저 할아버지 정말 연설 잘하신다. 사람을 설득하려면 저렇게 말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새해를 맞아도 마음이 허한 요즘, 스승을 만나 길을 여쭙고 싶었다. 새해 덕담도 좋고 꾸중이라도 들어야 계속 살아갈 기운이 날 것 같았다. 나의 지도교수인 이도흠 ...

    1116호2015.03.02 17:12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2030싱글들에게 언니들의 유쾌한 수다
    2030싱글들에게 언니들의 유쾌한 수다

    내 주변엔 혼자 사는 언니들이 많다. 아직은 혼자 사는, 그리고 앞으로도 혼자 살겠다는 친구들은 더 많다. 나는 사람 복이 많아서 개성 강한 세 명의 싱글 언니들과 벗을 삼게 되었는데, 이들을 만날 때마다 혼자 듣기 아까운 얘기들이 쏟아져서, 2030싱글 벗들에게 이 언니들의 유쾌하고 명쾌한 수다를 잠시 들려주고 싶어졌다. 때는 설 명절을 앞둔 일요일 낮, 효자동 한옥에 여자 넷이 모였다. 그녀들의 체감시간 한 시간, 실제로는 온종일 나눈 이야기.큰 언니 최홍림(54)은 약국을 운영한다. 주말마다 풍경 사진을 찍으러 전국을 다니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이자 붓글씨도 수준급인 여자인데, 그의 약국은 약을 사러 왔다가 인생 상담을 하느라 줄을 선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키는 아주 작지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사람처럼 넓은 시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내어 돕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거인 같은 사람이다.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취미로 활을 쏘고 바이올린을 켜는 김진 동화작가(...

    1115호2015.02.16 17:2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한류는 금방 식을  일시적 현상 아닙니다”
    “한류는 금방 식을 일시적 현상 아닙니다”

    독일 바이로이트 대학교 비교문화학과 교수인 우테 팬들러는 세계 각국의 영상문화를 비교 연구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한국 팬’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이다. 방학을 맞아서 우테 팬들러 교수가 한국에 왔다.우테 펜들러(Ute Fendler·49). 그는 독일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연구를 가장 많이 하는 연구자이자, 본인 스스로 ‘한국 팬’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이다. 독일 바이로이트대학교 비교문화학과 교수이며, 세계 각국의 영상문화를 비교 연구하고 있다.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논문을 꾸준히 쓰고, 유럽에서 열리는 한류 관련 학술대회에 참가해 논문을 발표한다. 한국영화를 자막 없이 보고, 한국을 방문할 때 통역 없이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해서 한국어 강의를 열심히 수강하고 있다. 취미는 대학생 딸과 함께 한국영화 감상하기, K-POP 뮤직비디오 보기이며, 방학 때는 한국에 와서 한국 가수들과 영화인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독일 매체에 기사를 쓴다. 우테 교수와 인연을 맺은 지 2년째. ...

    1114호2015.02.10 15:14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다음 생엔 하루살이로 태어나 노을 진 저녁에 춤만 추다 가고 싶어”
    “다음 생엔 하루살이로 태어나 노을 진 저녁에 춤만 추다 가고 싶어”

    “사랑이 없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곳곳의 참사들…. ‘눈무리 아플 가려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작가들이 요즘 가장 많이 울 거예요. 대한민국에서 글 쓰는 사람 치고 나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가 어법상 맞지만, ‘눈무리 아플 가린다’가 더 눈물겹지요.”우연히 들어간 신선의 마을에서 사흘을 지낸 뒤에 백발이 되어버린 소년 ‘은백’. 그를 꿈에서 만났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모든 존재와 합일될 수 있는 신비로운 마을에서 노닐던 소년은 ‘벽오금학도’를 들고 속세로 나온다. ‘벽오금학도’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다시 선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예언과 함께. 소년은 세속의 욕망과 집착을 버린 후 다시 신선의 마을로 돌아가는데….지난밤 를 읽다가 잠든 덕분이었다. 이외수의 신비로운 문장은 머릿속에 붓 한 자루를 들고 나타나 춤을 추며 그림을 그렸다. 1993년, 열일곱 여고생은 국어 수업시간에 국어책 속에 를 끼워놓고 열심히 밑줄을...

    1113호2015.02.02 17:37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존버’ 이외수의 창조적 항암투쟁
    ‘존버’ 이외수의 창조적 항암투쟁

    “지금 죽어도 괜찮은가, 자문했어요. 작가로 산 40년, 열심히 살았고 대한민국에서 나처럼 사랑 많이 받은 작가가 있겠는가 생각하니 마음이 충만했어요. 삶은 죽음을 통해서 다른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일 뿐이므로 두렵지 않아요. 영혼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 아침. 책장에 꽂혀 있는 작가 이외수의 책들을 바라본다. 책 제목들이 줄을 지어서 길을 따라나선다. 나 같은 들이 혹독한 세상의 를 하며 를 하는 동안 선생의 문장들은 이라고, 에 풍덩 빠지라고 말해 주지 않았던가. 시련과 방황 속에서 처럼 살아낸 후 얻은 당신의 깨달음은 우리에게 전해졌다. ‘존버’ 정신으로도 버티기 힘든 요즘, 이외수라는 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걱정 하라는 명쾌한 답을 듣고 싶어서, 3차 항암치료를 마친 선생을 만나러 춘천으로 향했다.이외수 선생의 현답을 이끌어내는 대담집 와 이외수의 존버 실천법 을 공동 저술한 하창수 작가와 함께 들어서자 선생은 활짝 웃으며 우리를 ...

    1112호2015.01.27 14:40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대한민국만 몰라주는 정원예술가 성범영
    대한민국만 몰라주는 정원예술가 성범영

    1992년, 드디어 ‘분재예술원’이란 이름으로 황무지는 아름다운 한국 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분재 예술원이 ‘두루외’ 성범영의 노력 끝에 대한민국 제주에 문을 연 것이다.‘생각하는 정원’.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먼저 발걸음을 옮기는 곳. 세계에서 유일한 분재(盆栽) 정원이 제주에 있다는 건 그곳의 풍경과 참 어울리는 조화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가면 돌과 나무를 가꾸는 일에 일생을 오롯이 바친 농부가 50년 동안 황무지를 일궈서 만든 무릉도원이 있다. 제주에 갈 때마다 그곳에 들러 곡선의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바람의 노래를 듣고, 무릎을 굽혀 분재나무와 눈높이를 맞추어 나무의 이야기를 듣는다.“신선의 집이 별로 이에서 낫지 못할 것이니, 무슨 일 퉁소를 불고 푸른 하늘로 향하리오?” ‘생각하는 정원’을 거닐 때마다 왕 학사의 시 구절이 떠오른다고 말했을 때, 성범영 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17년 전, 이 정원을 처음 찾았을 때 낡은 솜 누빔 한...

    1111호2015.01.20 15:43

  •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제2의, 제3의 황우석은 언제든지 등장한다”
    “제2의, 제3의 황우석은 언제든지 등장한다”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탐을 내는 상황을 알고도 모두 함구하는 상황에서 저까지 제보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끔찍하고 무섭습니다. 평생 저는 고통스럽게 살아야 했겠지요. 마음만은 자유를 얻었습니다.”이 글은 지난주에 연재한 의 속편이다.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태 이후 10년이 지났다. 황우석 사태의 진실을 파헤친 언론인 최승호, 한학수 PD는 자신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쫓겨났고, 10년 세월을 떠돌고 있었다. 공익 제보자를 보호하는 법과 제도는 마련되지 않았다. 제보자가 배신자로 치부되는 사회에서 10년을 견뎌낸 류영준 교수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죽은 윤리의 사회에서 제보자로 살아남기’는 가능한 일일까. 지난 10년간 학계는 변했을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황상익 교수를 통해서 ‘줄기세포 비망록’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들어 보았다.“연구팀 합류 석 달 지나면서 믿음 깨져”영화 가 나온 후, 제보자 K 류영준 교수가 세상에 얼굴을 드...

    1110호2015.01.12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