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는 프랑스 마을, 스위스 마을, 지중해 마을 등 외국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장 같은 마을들이 계속 건설되고 있다. 콘텐츠는 없이 그저 외국풍의 건축물들만 지어놓은 껍데기뿐인 토건형 문화사업의 전형이다.전북 군산에 며칠 동안 머물다 왔다. 일제강점시대 수탈의 아픈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바로 그 도시다. 일본인들이 거주하던 적산가옥, 일본식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사찰, 호남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터널과 철길, 권력 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던 여러 근대식 건물 등 식민지 시대의 흔적을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공간이 이곳 군산이다. 그리고 그 아픈 역사의 흔적들이 이제는 군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자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어떤 이는 이런 역사의 흔적을 되짚어 보기 위해서, 또 다른 어떤 이는 근대 초기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과 기대를 품고 군산이란 도시를 찾는다.군산 경...
1179호2016.05.31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