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된 입장의 권리들이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을 때 누가 양보해야 할까. 인권의 정신은 약자와 소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사람이라면, 갑이 을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다.사는 곳이 면 단위라 읍내로 나가려면 편도 1차선의 차도가 유일하다. 공장이 들어서고, 요양시설들이 들어서면서 오가는 차들은 눈에 띄게 늘었건만 20년 전부터 넓힌다던 차도는 여전히 1차선 그대로이다 보니 출퇴근 시간이면 여간 붐비는 게 아니다.꽤 오래 전의 일이다. 읍내의 도서관에 강의가 있어 저녁 무렵에 차를 몰고 나가는데, 차도에 늘어선 차들의 행렬이 여느 때보다 더 길었다. 차들은 가다가 서기를 반복하면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를 못했다.어디에서 사고가 났나 싶어 차창을 열고 길게 목을 빼고 내다보지만 꼬리를 문 차들의 행렬뿐이다. 강의 시간은 바짝바짝 다가오는데, 어디로 돌아갈 길도 없는 처지이니 그저 차 안에서 발을 구르며 조바심을 낼 뿐이다. 걷는 것보다 느린 속도...
1109호2015.01.06 1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