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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더그라운드. 넷]전주 대낮 알몸 질주 남자, 어떤 사연이?
    전주 대낮 알몸 질주 남자, 어떤 사연이?

    “나는 달린다. 나를 압박하는 모든 것, 세상의 잔재를 벗어던지고 달린다. 그저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 싶었다. 나는 오늘도 달린다.” 한 누리꾼의 감상평이다. 거의 한 편의 시다.7월 30일 오후 늦게 포스팅된 사진에 대한 반응이다. 전라(全裸)의 남성이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경찰이 뒤를 쫓는다. 사진은 여러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자동차 안에서 바깥 상황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사진을 보면 이 남성은 경찰에 잡혔다. 이 코너에서는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이른바 ‘서울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었던, 서울 상수동에 출현했던 벌거벗은 남자 이야기다. 2012년이다.(1001호 ‘언더그라운드.넷’ 참조) 이번에도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었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주인공들이 나신을 드러낸 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2012년 상수동에 출현한 남자에 대한 감상평에는 안 나왔던 반응이 있다. “기형종의 출현이군.” ...

    1138호2015.08.04 19:24

  • “자고 일어나보니 목포” ‘뜻밖의 여정’ 누리꾼, 어떻게 됐을까

    “야 씨X, 나 어떻게 하냐. 자고 일어나보니 난생 처음 와본 곳인데.” 7월 23일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이다. 두 장의 사진이 포스팅돼 있다. 용산→목포행 열차 사진, 그리고 7월 22일 오후 11시39분 수원에서 출발해 23일 0시14분 천안까지로 찍혀 있는 열차 티켓. “일이 끝나서 집에 가려고 무궁화호 티켓을 끊었고, 잠이 들었는데 승무원이 ‘고객님 종착역입니다’라고 깨워서 나와 보니 ‘남쪽 끝’에 와 있다”는 것이다. 디시인사이드‘답게’ 반응은 짓궂다. “반대편 티켓 끊고 바로 출근하셔야긋네”라는 반응에서부터 “이분 새우잡이 배 끌려갔답니다. 글 내려주세요”와 같은 조롱댓글까지.사실 궁금하다. 누구나 한 번쯤 할 수 있는 실수다. 코레일 측에 물어봤다.“…이런 경우가 참 애매한데, 손님이 실수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정상기 코레일 영업정책총괄부장의 말이다. 승객이 이렇게 내려야 하는 정거장에서 못 내리는 걸 지칭하는 용어는 월승(越乘)이라고 한...

    1137호2015.07.28 14:46

  • [언더그라운드. 넷]러시아가 은폐한 체르노빌 좀비 습격 영상의 정체?
    러시아가 은폐한 체르노빌 좀비 습격 영상의 정체?

    “예전 미국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걸려 사람들이 좀비화되는 병이 있다는 기사를 본 게 있는데, 혹시 그건 아닐지 걱정이 되네요.” 지난 7월 15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영상이 첨부돼 있다. 이전에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 야간영상처럼 헬기에서 적외선 촬영을 한 영상처럼 보인다.쫓기는 사람은 총을 난사해 보지만 중과부적이다. 결국 넘어진 이 사람 주위에 모여든 사람들은 그의 몸을 해체한다! 팔, 다리, 장기들이 쉽게 해체된다. 야시경 영상이라 잘 드러나지 않지만 바닥에 피가 뿌려지는 것도 묘사된다. 신체조각을 챙긴 사람들은 어디론가 흩어진다. 얼핏 인육잔치를 벌이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영상처럼 보인다.인터넷을 찾아보면 이 영상과 관련한 그럴 듯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주로 2012년과 2013년에 중남미권을 중심으로 영상이 널리 퍼졌는데, 체르노빌 사건으로 유출된 방사능에 오염된 사람들이 좀비로 변했고, ...

    1136호2015.07.21 17:18

  • [언더그라운드. 넷]일베 맨유 로고 사건의 전말
    일베 맨유 로고 사건의 전말

    수화기 넘어 상대방은 한숨을 쉬었다.“…지금 그 문제로 회의 중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7월 8일 오전, 출판사 브레인스토어 관계자와 통화했다. 악몽 같은 하루였을 것이다. “저자 인지도 등을 고려해 여느 때보다 더 많이 찍은”(이날 오후 출판사 관계자의 통화) 신간 표지에 ‘일베제작 로고’가 들어간 것이다. 맨유 공식로고의 손부분을 ‘o’으로, 삼지창 끝부분을 ‘ㅂ’으로 교묘하게 조작한 로고다. 결국 출판사는 이날 오후 늦게 “서점에 깔린 책들을 전량 회수하며, 이미 구입해간 독자도 착불로 책을 보내주면 개정판으로 교환해주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일베제작 맨유 로고는 어떻게 들어가게 된 것일까. 과거 몇 차례 비슷한 사고를 겪은 SBS 측이 제작한 ‘스브스뉴스’가 그 경위를 세세하게 공개한 적이 있다. 촌각을 다투는 방송제작자들로서는 공문을 주고받으며 로고를 입수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구글 이미지 검색을 활용한다. 디지털 열화 현상이 ...

    1135호2015.07.13 18:51

  • [언더그라운드. 넷]파주의 흔한 라면집, 그 후
    파주의 흔한 라면집, 그 후

    “이 집에 사세요?” 주차를 하니 동네 주민이 물었다. “아니 저 밑의 가게에 잠깐 들르려고….” “아 라면 먹으러 왔구먼.”동네 주민도 이제는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파주의 흔한 라면집’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인터넷을 강타한 것은 지난 2월 중순이었다. 파주의 한 시골 가게. 간판도 없었다. 그런데 끓여 내놓는 라면의 비주얼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 2800원이다.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뜻의 누리꾼 말이다. 한 번 방문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간간이 이런 소문이 들렸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주인 할머니가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였다.기자가 방문한 날은 7월 2일. 혼잡함을 피해 평일을 택했다. 그대로였다. 여전히 간판은 없었다. 사진과 차이라면 문이 활짝 열려 있었고, 여름이라 대문 주변에 무궁화꽃이 활짝 피어 있는 정도? 연인으로 보이는 한 팀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홀의 크기는...

    1134호2015.07.07 14:17

  • [언더그라운드. 넷]‘무적의 스텔스기’ 옥천에 추락하다?
    ‘무적의 스텔스기’ 옥천에 추락하다?

    “저… 저건… 공군이 공식적으로는 보유사실을 말하지 않는 안둘기 ㄷㄷㄷ? 침투훈련 및 적 전술연구용 기체는 일반 교육용이 아닐 텐데.” 클리앙 모두의공원 게시판에 오른 ‘일베충척결’ 닉네임 사용자의 언급이다.6월 25일, 충북 옥천에 비행기가 한 대 떨어졌다. 그런데 다른 누리꾼도 ‘이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이 비행기의 급작스런 등장에 주목했다. 누리꾼이 안둘기라고 언급한 것은 이 비행기의 속칭. AN-2기다. 1947년 소련에서 안토노프(Oleg Antonov)가 6개월 만에 설계와 개발을 완성해낸 이 비행기는 냉전시대 주로 동구권, 그리고 북한과 중국 등에서 많이 면허생산되던 비행기다. 굳이 ‘밀덕’(밀리터리 덕후)이 아니더라도 저 비행기는 악명 높다. 1990년대 중반부터 보수언론에서 동체가 나무로 제작된 데다가 저공비행이 가능해 레이더에도 걸리지 않는 ‘무적의 스텔스기’쯤으로 여기며 공포의 대상이 되던 비행기가 아닌가. 실제 북한군이 일본 열도를 침략해...

    1133호2015.06.30 14:38

  • [언더그라운드. 넷]이젠 빵마저 내수차별?
    이젠 빵마저 내수차별?

    “살다 살다 보니 이제 빵도 내수차별이네요.” 6월 중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내수차별? 주로 공산품 영역, 자동차나 휴대폰 쪽에서 나오던 이야기다. 해외수출용 제품의 스펙이 국내에서 팔리는 제품보다 훨씬 좋거나 아니면 가격이 국내에 비해 월등히 싸거나. “한마디로 국내 고객을 호구로 보는 거죠.” 비난의 대상이 된 제빵업체는 어디일까.파리바게뜨다. 파리바게뜨 파리지점에 줄을 선 외국인 손님 사진을 올린 뒤, 진열되어 있는 빵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한 누리꾼은 이렇게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이상한 스펀지맛 밀가루덩어리 팔면서 파리지점에서는 장인정신 터지는 거 팜. 장난치냐.”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해외지점이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재료를 공수해가지 않는 한, 들어가는 재료는 현지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다. 인력도 마찬가지. 숙련된 현지 제빵사를 고용해 만들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브랜드를 제외하고 빵맛이나 가격은 처음부터 같을 수 없다는 것이다....

    1132호2015.06.23 11:34

  • [언더그라운드. 넷]여성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의 최후?
    여성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의 최후?

    “클럽에서 남자 물 관리하라 했더니 출입 막은 격.” 한 누리꾼의 품평이다.6월 중순,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의 최후’라는 제목의 사진 글이 올라왔다. 강릉의 사근리 해수욕장이 국내 ‘첫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는데, 취지가 해수욕장을 찾은 여성들 가운데 일부가 몰카나 성추행 등을 당하는 것에 대한 민원이 나오니 설문을 통해 해결책 일환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개장해보니 작년 같은 기간 이용객보다 이용객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 해당 지자체와 주변 상인이 당혹해 한다는 것. 글은 여성 심리의 이중성-정작 노출을 스스로 즐기면서도 바라보는 남성을 변태로 모는 것과 같은-을 조소하는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작 판을 깔아주니 이용하는 사람이 확 줄었다는 이야기. 사실일까.먼저 강릉 인근에 사근리 해수욕장은 없다. 강릉시 관광과에 문의해봤다. 서류를 뒤져본 관계자의 말. “강릉시 주변에 20개 해수욕장이 있는데, 비키니 전용...

    1131호2015.06.16 13:59

  • [언더그라운드. 넷]막스 베버 저서, 처음부터 이적도서였다?
    막스 베버 저서, 처음부터 이적도서였다?

    “아침 8시쯤이었던가 집에서 부대로 전화가 왔어요. 어머니가 울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 이상한 데 가입했냐’고.”기자와 자리를 마주한 서울대생 이규열씨(27)의 말이다. 압수수색을 당하던 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2012년 4월 19일이다. “그 뒤 행보관 원사가 담배 한 대 태우자고 했습니다. 아,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요. 그분이 담배 태우면서 ‘너 혹시 한총련이었느냐’고 묻더군요. 솔직히 말했습니다. 학생운동을 했지만 한총련은 아니었다고. ‘종북만 아니면 됐다’고 답하더군요.” 몇 시간 뒤 연대장 실에서 호출이 왔다. 기무대 사람들이 들이닥쳤다.이씨는 지난주 이 코너에서 다룬 책의 주인이다. 막스 베버의 책 은 이날 그의 수양록(일기), 그리고 편지들과 함께 관물대에서 ‘털렸다’. 조사는 8일 동안 진행됐다. “이런 식이었습니다. 책을 하나하나 증거로 제시하면서, 어떻게 취득했고, 무슨 목적으로 읽었냐고 묻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이게 나오니 웃긴 거예...

    1130호2015.06.09 10:23

  • [언더그라운드. 넷]어느 나라 국방부의 흔한 금서?
    어느 나라 국방부의 흔한 금서?

    “아몰랑! 막스와 자본주의만 들어가면 빨갱이야 무조건!” 한 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5월 하순, ‘어느 나라 국방부의 흔한 금서’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한 장의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어느 나라? 사진 속 한글을 보면 대한민국이다. 비닐에 포장된 한 책 위에는 ‘압 제5호’라는 빨간 테두리를 두른 딱지가 붙어 있다. 피의자는 상병 ○○○. 사건명이 무시무시하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다. 그러니까 모종의 사건 당사자(군인)에게 압수한 물품이다.사진이 논란이 된 것은 이 압수된 책 때문.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이다. 화제를 모은 건, 이 책이 과연 압수 수색 대상으로 오를 만큼 ‘불온서적’이냐는 것이다. 사회학, 아니 사회과학 전공자가 주변에 있다면 한 번 물어보는 것도 좋겠다. 저 책이 반체제적 성격이 있는지를. 아마 대부분 돌아오는 반응은 실소일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1980년대에 그런 ‘도시전설’이 있었다. 막스 베버의 저 책을 가방 같은 데...

    1129호2015.06.02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