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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더그라운드. 넷]이기적인 대통령?
    이기적인 대통령?

    “아 진짜. 같이 좀 쓰지….” 한 사진이 논란이다.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홀로 우산을 든 박 대통령. 옆에는 양복차림의 남자가 본격적으로 비를 맞는 중이다. 이 남자는 피터 샐프리지 미국 의전장이다. 방미(訪美)한 박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가는 장면이다. 사실 사진 한 장만 봐서는 모른다. 풀된 전체 사진을 검토해봤다. 트랩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홀로 우산을 쓰고 내려왔다. 트랩에서 내린 뒤 샐프리지가 공항에 도열한 인사를 소개한다.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우산을 쓴 것은 아니다. 무언가 설명하면서 샐프리지의 머리가 박 대통령의 우산 안에 들어가 있던 ‘찰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설명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은 다시 홀로 우산을 쓰고 걸어갔다. 샐프리지의 얼굴이 굳어 보이는 걸 두고 ‘우산을 안 씌워줘 삐졌다…’고까지 해석할 일은 아닐 듯하다.궁금했다. 비 올 때 의전을 담당하는 사람은 우산을 안 쓰는 것이 맞는 걸까. 올해 초, 이라는 두꺼운 두 권짜리...

    1148호2015.10.20 11:00

  • [언더그라운드. 넷]실수로 방화, 글로벌 조롱 대상 된 일본 누리꾼
    실수로 방화, 글로벌 조롱 대상 된 일본 누리꾼

    “내 생각엔… 이제 세상사람 모두 다 이 바보를 알게 되어버린 것 같아. 독일로부터.” 한 유튜브 영상에 붙은 댓글의 하나다. 이 영상의 댓글들은 영어·일본어·스페인어·러시아어·중국어 등 온갖 외국어로 돼 있으며, 동영상에 등장한 주인공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0월 9일 현재 조회 수는 837만회를 돌파하고 있다. 영상은 11분42초짜리다. 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이 남자는 오일 성냥(서바이벌 키트에 흔히 등장하는 야외에서 불 피우는 용도의 캠핑용품)을 들고 있다. “일본 돈으로 100엔을 주고 샀는데, 자신은 사용법을 잘 모른다”며 대화방에 참여한 사람들의 코치를 받아 켜는 것을 시도하고 있었다.(전 세계 누리꾼은 ‘사건’ 후 그가 갖고 있는 것과 똑같은 종류의 오일 성냥을 일본 아마존에서 찾아냈다) 라이터 기름을 몇 차례 부었는데도 불은 잘 붙지 않았다.사실 결정적인 실수는 여러 차례 기름을 닦아낸 휴지들을 옆의 비닐봉지에 차곡차곡 담아둔 것이었다. 마침내 오일 ...

    1147호2015.10.13 11:07

  • [언더그라운드. 넷]방심위 차단사이트, ‘창조경제’ 기여할 순 없나?
    방심위 차단사이트, ‘창조경제’ 기여할 순 없나?

    9월 하순, 한 사이트가 누리꾼의 주목을 받았다. 누리꾼이 단 제목은 이렇다. ‘우리가 몰랐던 200억 가치의 사이트’. 200억 근거는 한 도메인 가치 평가 사이트에 게시된 수치다. 정확히 말하면 192억1389만6464원이다. 대한민국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사이트다. 그 사이트는? Warning.or.kr이다.안보, 도박, 음란, 불법의약품 판매 등의 ‘불법정보’를 다루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포워딩되는 정부·공공기관 운영 차단 사이트다. 은 2014년 1월 표지이야기 기사에서 이 차단조치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웹의 자유 옥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Warning.or.kr의 불편한 진실’ 기사 참조) 당시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천잰데?”라는 칭송을 받은 글이 있었다. “이제 저기에 광고를 살짝 달아주면 짜잔! 창조경제.”그리고 근 18개월이 지나 ‘warning 사이트 창조경제론’은 꽃을 피웠다. 200억, 정확히 말해 192억의 ...

    1146호2015.10.06 11:50

  • [언더그라운드. 넷]패기의 자기소개서?
    패기의 자기소개서?

    “이력서의 내용을 채우는 데 27년/ 문장으로 만들어 쓰는 데 7일/ 제출하는 데만도 1시간이 걸렸는데/ 당신이 뭐라고/ 날 몇 분 만에 판단하나요?” 9월 중순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좋아요 4만개 돌파한 자소서ㄷㄷ.jpg’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물이다. ‘자기소개서’ 용지에 검정사인펜으로 쓴 글이다.실제 낸 자소서일까. 댓글을 보면 대부분 ‘반응’은 냉소적이다. 이런 식이다. “그래 판단 안 할게 탈락.”, “면접관: 네, 다음 허세ㅋ”구글 이미지로 검색해보니 ‘패기의 자소서’ 등의 이름을 달고 지난 8월 중순부터 여러 커뮤니티를 휩쓸고 지나간 글이다. 이 이미지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캡처한 것이다. 작성자 이름은 지워져 있지만 페이스북 페이지 제목은 노출돼 있다. ‘읽어보시집’이라는 페이지다. 지난 8월 6일 올라온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좋아요’ 수는 6만4000건을 넘어가고 있었다. 아무래도 ‘본진’이라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많지만...

    1145호2015.09.22 11:09

  • [언더그라운드. 넷]독일 통일의 진실?
    독일 통일의 진실?

    “동독 외무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함. 기자회견 내용은 앞으로 동·서독이 더 자유롭게 왕래 가능한 관계를 도모한다는 내용인데, 장관이 전날 과음해서 감성적으로 오버하면서 발표함. 독일어가 서툰 이탈리아 통신 ‘신삥’ 기자가 혼자 착각하고 본국에 ‘지금부터 동서독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고 타전, 이탈리이발 ‘속보’를 인용한 서독TV 뉴스를 본 동베를린 주민이 장벽에 쏟아져나오면서 통제불능→통일.” ‘독일 통일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오른 글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 그 역사적 사건이 몇 가지 착각과 우연이 겹쳐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사실일까.해당 글에 달린 댓글을 보면 다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큰 틀로 보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디테일에서는 여러 ‘오류’를 안고 있다.하나씩 짚자. 일단 “언제부터 그 조치가 실현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아는 한은… 지체없이, 지금 당장”이라...

    1144호2015.09.15 18:25

  • [언더그라운드. 넷]‘가슴성형후원금女’ 사진 논란의 전말
    ‘가슴성형후원금女’ 사진 논란의 전말

    “ㅋㅋㅋㅋㅋ. 솔직해서 좋다.” “돈 없으면 하지마, 뭐 구걸까지 해가며 성형을.” 9월 초, 한 사진을 본 누리꾼 반응이다. 사진의 주인공은 여성이다. 핸드백처럼 어깨에 멘 것은 모금함이다. 모금함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금은 저의 가슴성형에 쓰입니다.” 후원금을 모아 그걸로 가슴성형수술을 하겠다는 것이다. 뭘까.검색해 보면 이 사진은 지난 수년간 주기적으로 화제를 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화제를 모았을 때 사진의 제목은 ‘슴가 후원금.jpg’이지만 지난해 화제를 모았을 때는 ‘가슴성형후원금女’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인터넷에 남아 있는 포스팅으로는 2009년 3월 인사동에서 찍힌 것으로 돼 있다. 벌써 6년 전의 일이다. 남아 있는 초기 흔적을 보면 일종의 ‘풍자 퍼포먼스’로 보인다.“아… 그 사진이 또 돌았나요.” 수소문 끝에 찾은 사진의 주인공은 예술가 김동희씨(30)다. 현재 동료 양진영씨와 함께 ‘양반김’이라는 이름으로 ...

    1143호2015.09.08 09:58

  • [언더그라운드. 넷]“보나마나 이 기사도 아무도 안 읽을 거야.”
    “보나마나 이 기사도 아무도 안 읽을 거야.”

    칼럼 내용은 좋았다. 왜 뉴스사이트 접속에서 페이스북이 구글을 앞지르게 됐을까. 뉴스의 본질이 무엇인가 성찰을 담은 글이다. 뉴스를 읽는 독자들은 ‘새로운 소식’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뉴스를 매개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도구’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이 칼럼기사가 SNS 상이나 누리꾼의 관심을 모은 것은 기사에 달린 제목이었다. ‘보나마나 이 기사도 아무도 안 읽을 거야.’ 뭔가 자괴감이 느껴진다. 아무리 좋은 기사라고 하더라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해 보이는 제목이다.누리꾼들은 오랜 떡밥을 떠올렸다. 종이신문의 귀퉁이에 실린 단신을 찍은 사진이다. “편집장 일 안한다. 이 놈은 내가 기사를 이따위로 써도 필터링 안 하고 그냥 올린다. 같이 시말서 한 번 써보자, 짜샤.” 크레딧은 ‘조중동 기자 JJD18@newsin.com’로 돼 있다. 이 밈(meme)이 퍼진 건 2000년대 중반이었다. 당시 필자도 주위의 다른 기사 ...

    1142호2015.09.01 17:44

  • [언더그라운드. 넷]‘영국 해커가 공개한 나사 특급비밀 사진’의 진실은
    ‘영국 해커가 공개한 나사 특급비밀 사진’의 진실은

    “네 합성입니다. 그래도 저는 UFO를 믿습니다.” 8월 중순,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사진 시리즈를 올린 누리꾼은 이렇게 글의 결론을 맺었다. 글 제목은 ‘다시 보는 UFO 사진’으로 돼 있지만 그가 올린 ‘사진들’이 다루는 내용은 여러 가지였다. 지구공동설, 인류문명의 외계 기원, 고대의 핵전쟁, 독일 나치의 비행접시 개발, 거인화석, 9·11 펜타곤 미사일 테러 음모론…. 그리고 거론된 한 남자, 게리 맥키논. 사진 시리즈의 맨 앞에는 영국 출신의 이 해커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그러니까, 이 사진 시리즈는 미국 정부 전산망에 침투해 게리 맥키논이 해킹해 공개한 사진이라는 것이다. 사실일까.게리 맥키논은 실존 인물이다. 1966년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인 이 남자는 솔로라는 닉네임으로 2001년부터 2002년까지 13개월 동안 미국 국방부와 미 항공우주국(나사) 등 97개 기관에 침투함 혐의로 기소된다. ‘미국 정부’에 의한 ‘영국’ 해커 기소는 국제적인 법적 논란을 낳았는...

    1141호2015.08.24 16:21

  • [언더그라운드. 넷]여름 행락철, 계곡 불법영업 왜 근절 안 되는 걸까
    여름 행락철, 계곡 불법영업 왜 근절 안 되는 걸까

    “계곡에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놀고 있었습니다. 도중 어느 중년여성이 나타나 이 계곡은 사유지이므로 허락받은 사람만 놀 수 있다며 계곡에서 나갈 것을 요구받았습니다.” 지난 8월 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여름 행락철,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봄직한 일이다. 보통은 그냥 불쾌한 기억으로 남게 마련이다. 이 누리꾼의 대응은 그런데 조금 달랐다. 철수한 직후, 해당 계곡 토지대장을 체크했다. 국유지인 것을 확인해 시청에 단속요청 민원을 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은 시청에 낸 민원 글. 누리꾼의 민원은 어떻게 되었을까.민원을 낸 곳은 전남 광양시다. 그가 불쾌한 경험을 겪었다는 곳은 옥룡계곡이다. “오전에 문의전화가 왔다는 말을 듣고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가보니 하천부지가 넓습니다. 인근에 펜션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는데, 옆에 하천이 있으니 평상을 몇 개 펴놨습니다. 일단 불법시설물은 철거하도록 했고요.”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이 관...

    1140호2015.08.18 16:12

  • [언더그라운드. 넷]어떤 나라 연구자들이 가져야 할 ‘애국심’
    어떤 나라 연구자들이 가져야 할 ‘애국심’

    “당신의 윤리지수는 몇 점일까요.”8월 초, 한 온라인교육 내용이 누리꾼의 관심을 끌었다. ○X퀴즈다. 여러분도 한 번 풀어보시길.질문1. ‘애국심’이란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정의하면 충분하다. 답은 ○일까. X일까. 이 강의가 내놓은 답변. “정답은 X입니다. ‘애국심’이란 개인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할 때, 국가의 이익을 우선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를 위해 자신의 소중한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군인, 공무원은 물론 연구자에게도 애국심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누리꾼 반응도 비슷했다. “헬조선식 파시즘에 지렸다”, “우리 말로 번역했네요. 원문은 ‘동무의 륜리지수는 올마입네까?’는 개뿔 여기가 북한이야?”누리꾼들은 이미지의 출처를 궁금해 했다. 정말 저런 내용을 설파하는 온라인 강의가 있었던 걸까. 캡처된 이미지를 보면 몇몇 단서가 있다. ‘나의 윤리지수’, ‘연구윤리 마...

    1139호2015.08.10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