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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늬우스]돈 먹는 총장님·이사장님
    돈 먹는 총장님·이사장님

    대구지방경찰청은 12월 29일 대구보건대 남모 총장과 김모 부속병원장 등 2명을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이들은 주로 등록금으로 조성한 교비에서 2008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부속병원 운영비, 직원 인건비 등 명목으로 97억6000여만원을 빼낸 혐의다.고액등록금으로 학생·학부모가 허덕이는 사이 총장이나 이사장 같은 대학 주요 관계자들이 등록금을 쌈짓돈 주무르듯 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1989년 대학 설립자나 직계 존·비속이 대학 총장직에 오를 수 있게 되면서 총장이나 이사장이 주도·개입·관여한 비리가 늘어났다. 사학재단이나 보수파는 반값 등록금을 좌파 포퓰리즘으로 몰며 외부의 개입을 배제하려는 사학법 개정이나 폐지를 주장하는데, 조폭스러운 ‘가문만의 영광’을 유지, 발전시키려는 속내 때문인 듯하다. 다음은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적발사항이다.대학생들이 등록금에 허덕이는 동안 사학법인의 이사장 일가나 총장, 교직원, 감...

    959호2012.01.10 17:48

  • [정동늬우스]국정원장 황당 스토리
    국정원장 황당 스토리

    언론이 곧잘 다루는 소재 중 하나가 ‘국정원장(안기부장, 중앙정보부장 포함)의 수난사’다. 현직에선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지만, 퇴임 이후 뒤끝이 안 좋거나 말로가 비참한 경우가 많았다. 박정희 정권 때의 중앙정보부장들의 수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키워드는 ‘죽음’이다. 김형욱 4대 중앙정보부장은 프랑스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김재규 8대 부장은 박 전 대통령 암살 혐의로 사형당했다.중앙정보부는 신군부가 집권한 1981년 국가안전기획부로 이름을 바꿨다. 5·6공 시절 안기부장을 지낸 인사들의 키워드는 ‘감방’이다. 문민정부 들어 전두환·유학성·장세동·안무혁·이현우씨 등이 구속됐다. 감방의 역사는 계속됐다. 문민정부 때 권영해씨 등이 구속됐다. 국민의정부 시절 안기부는 국가정보원이 되었지만, 감방행은 그치지 않았다. 임동원·신건씨가 정치사찰 의혹 등으로 구속됐다. 군사반란, 불법사찰, 불법정치모금, 비자금, 인권탄압의 업보라 볼 수 있다.참여정부 말기 때 ...

    958호2012.01.04 11:49

  • [정동늬우스]나의 기부를 남에 게 알리지 말라
    나의 기부를 남에 게 알리지 말라

    20일 낮 서울 충정로 한국구세군본부에 90대 노부부가 찾아왔다. 사무실에 있던 구세군 사관은 노부부를 금세 알아봤다. 2년 전 이맘 때 부부가 찾아와 5000만원짜리 수표 2장을 자선냄비에 기부했기 때문이다. 부부는 평안도 신의주와 정주 출신으로,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피란와 서울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부부는 당시 “어려운 북한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년 만에 다시 구세군에 온 부부는 이번에는 1억원짜리 수표 2장을 자선냄비에 넣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모르게 해달라”고 당부하더니 “진짜로 오늘 밤은 다리를 쭉 펴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경향신문 2011년 12월 21일자, 90대 노부부, 구세군에 2억 기부) 이들 노부부는 그간 구세군에 모두 3억원의 후원금을 냈다. 1928년 자선냄비가 생긴 이래 개인이 기부한 금액 중 최고 액수라고 한다. 한편 지난 4일 서울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는 한 노신사가...

    957호2011.12.27 20:33

  • [정동늬우스]죽음을 부르는 노동 여건
    죽음을 부르는 노동 여건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로 죽고, 극악한 노동조건 때문에 생긴 각종 사고로 죽고 있다. 해고당해 자살하고, 그 가족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국가와 자본은 죽음을 외면하고 마땅한 책임마저 회피한다. 사회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슬퍼하고 분노할까. 스티브 잡스 한 명의 죽음만도 못하다. ‘사회적 타살’ 지적이 나오지만, 주류 지식사회와 정치권은 ‘2011 전태일’에게 관심 없어 보인다.지난 9일 서울역과 인천공항을 운행하는 코레일공항철도에서 작업 중이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5명이 열차에 치여 숨졌을 때 논평을 낸 곳은 진보신당 한 곳뿐이었다. 두 개의 ‘야권’은 ‘통합’ 때문에 정신이 없었던 것일까.코레일에는 또다른 죽음이 있다. 지난 11월 21일 코레일 해고자인 허모씨(39)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료들이 죽음의 낌새를 채고 집을 찾아갔을 때 화장실 욕조 ...

    956호2011.12.20 19:04

  • [정동늬우스]안타까운 순직과 반짝 대책
    안타까운 순직과 반짝 대책

    재난에 처한 인간을 향하여, 그 재난의 한복판으로 달려드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저렇게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간의 인간다움이 아직도 남아 있고, 정부와 국가의 기능이 정확하고도 아름답게 작동되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할 수 있고, 인간만이 인간에게 다가설 수 있으며,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는 그 단순명료한 진실을 나는 질주하는 소방차를 바라보면서 확인한다.(김훈 ‘인간에게 다가오는 인기척’ 중에서)12월 3일 오전 경기 평택시 서정동 가구전시장에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작업을 하던 송탄소방서 119구조대 이재만 소방장과 한상윤 소방교가 숨졌다. 이들은 철수를 하다 무너진 천장 구조물에 깔려 죽었다. 각각 부인과 자녀 두 명을 두고 있다. 올 들어 소방공무원 6명이 죽었다. 소방관들은 죽음에 직면해 있다. 불타는 구조물과 잔해는 그 자체가 무기이자 날벼락이다. 수많은 소방관들이 깔려 순직했다.1977년 9월 14...

    955호2011.12.14 15:25

  • [정동늬우스]법조계의 ‘끈끈한’ 가족애
    법조계의 ‘끈끈한’ 가족애

    검찰이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의 사건 청탁을 들어주고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 샤넬 백 등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ㄱ검사(경향신문 11월 26·28일자 1면 보도)의 사표를 수리한 배경을 놓고 의문이 일고 있다. 현행 중앙인사위원회 규정은 비위 공직자의 사표를 수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검찰이 해당 검사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의혹이 증폭되자 뒤늦게 “벤츠 검사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경향신문 11월 29일자, ‘벤츠 검사’ 덮기 의혹)법조계는 ‘또 하나의 가족’이다. 서로 덮고, 봐주고, 감싸준다. 검찰, 법원, 변호사들이 서로 가족애를 발휘한다. 다른 언론 보도를 보면, 대검 감찰본부는 벤츠 검사의 동료 검사들에게 “벤츠를 타고 다니느냐”고 탐문했으나 “아니다”라는 답변을 듣자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믿음’, 가족을 지탱하는 뿌리다.지난해 사건 청탁 대가로 승용차를 받은 ‘...

    954호2011.12.06 18:01

  • [정동늬우스]날치기의 전당
    날치기의 전당

    한나라당이 10월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했다. 2009년 미디어법, 2009·2010년 예산안 등 18대 국회에서 다섯번째 강행한 날치기다. 날치기. 국어사전을 보면,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의원 정족수 이상을 확보한 당에서 자기들끼리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일을 뜻한다. 날치기는 남의 물건을 잽싸게 채어 달아나는 짓이나 이런 짓을 한 도둑을 뜻하기도 한다. 법안 단독 강행처리라는 날치기는 그간 노골적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한나라당에서 낯부끄러운 일이라는 도덕적 각성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염치를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한 일은 다음과 같다.한나라당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 과정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본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비공개 본회의를 의결해 의안을 처리한 것은 처음이다.(중략) 언론 취재 역시 원천봉쇄됐다. 국회TV도 꺼지고 방송 카메라들은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채 문틈으로만 겨우 ...

    953호2011.11.29 19:13

  • [정동늬우스]‘정치인 봉변’ 보수언론 두 잣대
    ‘정치인 봉변’ 보수언론 두 잣대

    박원순 서울시장이 60대 여성에게 뒤통수를 구타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 시장은 15일 오후 2시 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실시된 민방위훈련에 참석했다가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경기도 안산에 사는 박모씨(63·여)는 당시 훈련을 참관 중이던 박 시장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중략) 박씨는 박 시장을 향해 “시장 사퇴해, 이 빨갱이 새끼야! 김대중×의 앞잡이”라고 소리치며 폭력을 휘둘렀다. 경향닷컴에 오른 박 시장의 봉변 당시 상황이다. 박 시장을 폭행한 인물은 지난 8월 15일 청계천에서 열린 반값 등록금 집회에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을 폭행했다. 여러 언론 보도를 보면, 박씨는 야권 인물들을 폭행하면서 “나라사랑, 국민사랑의 마음”으로 임했다고 한다. “이회창이 떨어져 빨갱이가 싫어졌다”는 것도 폭행 이유였다.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7일 국회 본청에서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952호2011.11.22 18:18

  • [정동늬우스]‘괴담’으로 몰아붙이는 ‘괴담’
    ‘괴담’으로 몰아붙이는 ‘괴담’

    동서고금에 괴담(怪談)이 항상 떠돌았다. ‘무섭고 괴상한 이야기’라는 뜻의 괴담은 <전설의 고향> 같은 드라마나 영화의 주요 소재였다. 아래는 1970년 4월 어느날 경향신문 하단에 실린 ‘이조괴담’ 영화 광고다. 조선시대에 여인을 덮치는 흑고양이를 다룬 영화다. 옛날 괴담의 주인공은 요괴나 귀신들이었다.현대로 넘어오면서 괴담 주인공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존재로 바뀐다. 지금 30~40대에게 익숙한 화장실 괴담이나 택시 괴담, 아파트 엘리베이터 괴담 같은 것들은 과학기술 발전 시대에 인간 소외나 인간 간 불신을 반영한다는 평도 있다. 때론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한 괴담이 유행했다. 중국에 신혼여행 갔다가 팔다리가 잘린 채 구걸을 하고 있다는 ‘중국 신혼여행 괴담’이나 놀이기구에 끼여 머릿가죽이 벗겨져 죽었다는 ‘놀이공원 괴담’이 그것이다. 여기선 사람이 주인공이다.경향신문에...

    951호2011.11.15 18:31

  • [정동늬우스]면접장의 사상 검증
    면접장의 사상 검증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인준은 표류 중이다. 지난 6월 말 인사청문회 때 정부의 천안함 사건 발표를 두고 “정부를 불신해서가 아니라, 확신을 할 수 있는 그런 표현을 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한 게 논란이 됐다. 조 후보자는 정부 발표를 확신하지 못할 뿐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확신’을 강요했다. 이후 빨갱이 소리도 나오며 ‘조용환 파동’은 이념문제로 비화됐다.공인노무사 면접 자리에 청문회 의원님 못지않은 면접관님이 나오셨다.“면접관이 천안함 사태에 대한 견해를 말해보라더니 ‘당신의 국가관이 뭐냐’고 물었다”며 “‘굉장히 민감한 질문인데,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저는 의혹이 아직 있다’고 답하자 면접관은 ‘내가 이 질문을 한 의도는 공인노무사를 뽑을 때 국가에 해가 되는 사람을 뽑지 않기 위함인데, 정부 발표를 못 믿겠다는 거냐’고 하더라”고 말했다.(한겨레 2011년 11월 3일자, 공인노무사 뽑는데 웬 ‘사상검증 면접’?...

    950호2011.11.08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