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학생은 대학과 싸운다
1960년 4월. 합동통신사 외신부 5년차 기자 리영희는 도무지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3월 15일 이후 남쪽으로부터 불어온 뜨거운 혁명의 바람이 그를 들뜨게 만들었다. 청년 시절을 회고하며 쓴 책(<역정: 나의 청년시대>, 창작과비평)에서 그는 “4월 19일의 격동은 편집국의 의자에 앉아서 견디기에는 너무나 벅찼다. 시간마다 앞을 지나가는 역사의 파동은 나의 젊은 가슴에 피를 끓게 했다”고 회고했다.그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파동 한복판에 있었던 것은 혈기왕성한 20대 대학생들이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났다. 시대가 바뀌면서 싸움의 대상이 달라졌다. 4월혁명 때 대학생들이 정권과 싸웠다면 요즘 일부 대학생들은 대학이라는 체제 자체와 싸운다. 이들에게 대학은 대기업 자본이 주도하는 구조조정의 대상이거나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거부해야...
871호2010.04.15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