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 기자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그해 5월, 두 가지를 처음으로 알게 됐다. 하나는 최루탄. 이러다가 숨이 막혀 죽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이다. 또 하나는 진짜 총소리다. 같은 TV 프로그램 속 효과음과 ‘진짜’는 달랐다. 무지막지하게 큰 소리였다.5월 18일은 일요일이었다. 교회를 다녀온 뒤 광주 시내를 쏘다녔다. 이상한 복장의 군인들을 봤다. 대인시장 옆 시민극장에서 본 영화 속 제국군대 같은 복장이었다. 그들이 쓴 투구는 기자가 다니던 초등학교 지붕 밑 다락에 먼지 쌓인 채로 방치된 일본 무사의 투구 같기도 했다. 전투경찰이었다. 충장로 파출소 앞, 한국은행 앞 시내 곳곳에 그들이 배치돼 있었다. 어디선가 대학생들이 뛰어왔다. 그들은 금남로와 중앙로가 마주치는 사거리에 주저앉았다. 100~200명 규모였다. 전남대 앞에서 군인들이 학생들을 닥치는대로 잡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과 공포. 전투경찰들이 몰려왔다. 최루탄이 터졌다. 구경하다가 최루...
875호2010.05.12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