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주간경향

연재

렌즈로 본 세상
  • 전체 기사 787
  • [렌즈로 본 세상] 다음 세대 위해, 기후행동 함께해요
    다음 세대 위해, 기후행동 함께해요

    “기후위기는 아동권리의 위기입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아동에게는 365일이 재난입니다.”화재 대피마스크를 쓴 중학생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다. 주변에는 바가지에 발을 담근 학생과 우산을 쓴 학생도 있다. 지구기후팬클럽 ‘어셈블’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앞에서 진행한 지구의날 행사 모습이다. 어셈블(Earthemble)은 지구(Earth)를 위해 모였다(Assemble)는 뜻이다. 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아동·청소년 모임으로 ‘한국의 그레타 툰베리’를 표방한다.이들은 “아동은 기후위기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권리를 위협하는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직접 목소리를 낼 기회가 너무 부족하다”라며 구체적으로 기후위기 등 환경 관련 정책 수립과 법안 발의 시 아동의 의견을 적극 수렴·반영하는 제도 및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세이브더칠드런이 아동·청소년 900명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

    1575호2024.04.23 06:00

  • [렌즈로 본 세상] 장애인들의 간절한 ‘포체투지’
    장애인들의 간절한 ‘포체투지’

    불교에서 자기 자신을 무한히 낮추면서 불·법·승 삼보에 최대의 존경을 표하는 방법으로,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이 땅에 닿게 절하는 것을 ‘오체투지’라고 한다. ‘포체투지’는 오체투지를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기어가는 방식으로 하는 행동을 뜻한다.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지난 4월 10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 ‘포체투지’로 투표에 ‘성공’했다. 박 대표는 지난 5일과 6일 사전투표 때도 두 차례 시도했지만,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의 제지로 투표하지 못했다.투표를 마친 박 대표는 포체투지 투표에 대해 “비장애인도 저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하지 않느냐. 나도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휠체어를 타느냐 안 타느냐는 내 선택의 문제다. 소란행위라거나 ‘배려해주는데 왜 그러느냐’는 식의 차별적 인식이 제일 힘들다”라고 말했다.

    1574호2024.04.16 06:45

  • [렌즈로 본 세상] 꽃잎 날리고 새도 울고
    꽃잎 날리고 새도 울고

    제주 4·3사건 76주기를 하루 앞둔 4월 2일 제주 4·3평화공원.희생자 추념식 준비로 분주한 위령 광장을 지나 행방불명인 표석으로 향했다. 오후에 예보된 비 때문인지 세차게 부는 바람에 만개한 벚나무 꽃잎이 비처럼 쏟아졌다. 까마귀 떼가 표석 위에 앉아 연신 울어댔다.유가족들의 발걸음이 종일 이어졌다. 희생된 부모·형제의 표석을 찾은 유가족들은 손수건으로 먼지를 닦고 제사를 지냈다. 나이 지긋한 유족들은 한참 동안 표석 곁에 앉아 있었다. 4·3으로 둘째 형을 잃은 양원석씨(85)는 “당시에 내 나이가 조금만 많았더라면, 나도 죽었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제주 4·3사건은 1948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에서 민간인이 희생된 사건이다. 광복 이후 미 군정과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일어난 소요를 군경이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민간인이 희생됐다.다음날 열린 추념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4·3사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

    1573호2024.04.09 06:00

  • [렌즈로 본 세상]봄꽃 없는 봄꽃 축제
    봄꽃 없는 봄꽃 축제

    각 지자체의 봄꽃 축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등 달라진 날씨로 개화 시기 예측이 어려워진 탓이다. 지난해 벚꽃이 피고 열흘이 지난 뒤 열렸던 ‘여의도 봄꽃 축제’는 올해는 지난 3월 29일에 개막했는데 추운 날씨와 부족한 일조량 탓에 벚꽃이 만개하지 않았다. 서울 성동구도 지난 3월 21일부터 사흘간 ‘응봉산 개나리 축제’를 열었지만, 개나리가 만개하지 않아 ‘축제’라는 말을 붙이기엔 머쓱했다. 서울 성북구는 개화 시기를 맞추기 어려워지자 ‘봄 축제’를 아예 꽃이 지고 난 뒤에 시작하기로 했다.“아휴 딱 일주일만 늦게 올걸.”서울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 중 하나인 ‘호수벚꽃축제’ 개막일인 지난 3월 27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를 찾은 시민들은 아쉬워했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앞당겨 축제를 열었지만, 쌀쌀한 날씨 탓에 벚꽃은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따뜻해서, 올해에는 추워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이어졌다. 콘서트와 개막식을 위한 무대가 마...

    1572호2024.04.02 06:00

  • [렌즈로 본 세상]슬픔이 슬픔 곁에 가만히 내려앉네
    슬픔이 슬픔 곁에 가만히 내려앉네

    전국을 걸으며 시민들에게 세월호를 다시 알리고 생명안전의 중요성을 알린 ‘진실·책임·생명·안전을 위한 전국 시민 행진 “안녕하십니까”’가 지난 3월 16일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제주부터 서울까지 21일간 전국을 걸었다. 많은 시민이 반나절 또는 하루 이상을 함께 걸었고, 거리에서 응원의 손팻말을 들거나 손을 흔들며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이도 있었다. 그중엔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있었다. 그들은 경기 광명에서 세월호 기억공간까지 걷는 마지막 도보행진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했다.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박가영씨의 엄마 최선미씨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분노’와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좌절’에도 연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도’를 느낀다”고 얘기했다. 행진 후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억 문화제에서 발언대에 오른 고 이상은씨의 어머니 강선이씨와 고 이주영...

    1571호2024.03.26 06:00

  • [렌즈로 본 세상] 365일 허공에 외치다
    365일 허공에 외치다

    하루를 365번 모으면 1년이 된다. 지난해 아파트 관리소장의 갑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숨진 경비노동자 박모씨의 1주기를 하루 앞둔 3월 13일, 박씨가 근무했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과 해고 경비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펼친 현수막에는 1주기 애도와 함께 ‘경비반장을 죽음으로 내몬, 경비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가해자가 여전히 근무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박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 함께 근무하던 경비노동자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노동자 중 절반이 넘는 40여명이 노동조합에 함께했다. 지난해 말 관리사무소는 무인 시스템 도입을 근거로 관리비를 절감하겠다며 경비원 44명에게 계약 만료 통보를 보냈다. 한 해고 경비노동자는 “좁은 휴게공간에서 쉬던 중 해고를 통보받았다”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해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현수막을 손에 쥔 다른 해고 경비노동자는 “박씨가 죽은 지 1년이 지났...

    1570호2024.03.19 06:00

  • [렌즈로 본 세상]아장아장 봄이 온다
    아장아장 봄이 온다

    겨울이 길었다. 간혹 칼바람이 불 때마다 새 계절의 온기가 간절했다. 해마다 찾아오는 계절이지만 봄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기다리던 봄은 어디쯤 왔을까. 추위 속에 먼저 피는 매화는 봄을 깨우는 알람시계다.지난 3월 6일 봄꽃 축제가 가장 먼저 시작되는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을 찾았다. 산허리마다 새하얀 매화꽃이 뿜어내는 봄 내음에 코끝이 향긋했다. 꽃의 개화 시기로 계산한 봄의 속도는 시속 1㎞ 정도다.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가 걷는 속도와 같다. 더디기는 하지만 남쪽에서 시작한 봄기운이 아장아장 첫걸음을 내디디며 북진을 시작했다.

    1569호2024.03.12 06:40

  • [렌즈로 본 세상]검은 옷의 손님들 그간 편안하셨는지
    검은 옷의 손님들 그간 편안하셨는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검은 옷을 입은 손님들이 전남 순천만에 찾아온다.전 세계에 약 1만8000여 마리 남은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월동을 위해 매년 겨울 순천만 습지로 온다. 흑두루미들은 러시아 무라비오브카에서 출발해 새끼와 함께 약 50일간 3000㎞를 비행한다. 지난해 10월 28일 순천만에 도착해 월동을 시작했는데 지난 2월 27일 7420여 마리가 관찰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개체수가 많이 증가했다. 올해 순천만에서는 흑두루미 외에도 재두루미 등 총 4종의 두루미류가 월동하면서 종 다양성도 증가했다.순천시는 2009년부터 흑두루미 보호를 위한 사업의 하나로 순천만 인근 농경지 내 전봇대 282개와 비닐하우스를 제거했다. 흑두루미들이 떠난 시기에 논에서 재배한 벼를 수확해 시중에 ‘흑두루미(米)’로 유통하고, 보관한 낱알은 흑두루미가 오면 일주일에 8t씩 먹이로 제공한다. 또 볏짚을 존치해 생겨...

    1568호2024.03.05 06:00

  • [렌즈로 본 세상] 안녕, 푸바오
    안녕, 푸바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흔히 졸업식에서 부르는 이 노래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랜다. 하지만 현실은 가사와 다르게 녹록지 않아 어떤 안녕은 영원한 이별이 되기도 한다. 또 보자, 밥 한번 먹자는 약속은 마음과 별개로 지켜지기 어렵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헤어짐에 아쉬워하고 눈물 흘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사람들이 푸바오와의 작별을 특별히 슬퍼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2020년 7월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한국과 중국 간 임대 조약에 따라 4세가 되기 전에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용인 푸씨’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한국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푸바오지만 떠나고 나면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게 된다.지난 2월 15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찾은 관람객들은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푸바오를 보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오는 4월에 출국하는 푸바오는 3월 3일까지만 시민에게 ...

    1567호2024.02.27 06:00

  • [렌즈로 본 세상]삼한사온? 삼한사미!
    삼한사온? 삼한사미!

    ‘삼한사미(三寒四微).’이제 사흘간 춥고 나흘간 따뜻하다는 삼한사온(三寒四溫)은 옛말이 됐다. 따뜻함이 미세한 먼지로 대체됐다.최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2일 수도권과 충남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전국적으로 제주를 제외하고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이날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다. 뿌옇게 흐려 있다. 파란 겨울 하늘과 도심은 물과 기름처럼 미세먼지 경계선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스크를 쓴 채 전망대에 도착한 등산객들은 잠시 마스크를 벗고 숨을 골랐다. 회색빛 풍경을 잠시 바라본 이들은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떴다.따뜻한 날씨와 함께 새싹이 나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불청객 미세먼지도 같이 찾아온다. 반갑지 않다. 없던 말이 생겨날 정도로 풍경의 ...

    1566호2024.02.20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