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누구라도 와서 영정에 꽃이라도 놓아 주면 내 마음이 좀 풀릴 긴데… 아무도 그래 안 하네예.”고 강보경씨(29)가 세상을 떠난 지 97일째 되던 지난 11월 16일, 서울 종로구 디엘이앤씨 본사 앞 분향소에서 먼저 간 아들의 사진에 볼을 맞댄 이숙련씨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아들 강씨는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신축아파트에서 디엘이앤씨 하도급업체인 KCC 소속 일용직으로 일하다 창호 교체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추락 방지 고리, 안전망 등 안전장치는 없었다. “유리창 잡고 떨어질 때 얼마나 놀랐을까. 그걸 생각하면 잠을 못 잡니더. 너무 억울해서….” 이씨가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월 이후 디엘이앤씨 산하 공사 현장에선 7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8명이 숨졌다. 지난 8월 말 고용노동부가 디엘이앤씨를 압수수색 했지만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어머니 이씨가 일흔의 노구를 이끌고 1인 시위와 각종 집회에 나선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1월 2...
1555호2023.11.27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