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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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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호가 만난사람]거리로 나간 뉴스 앵커 최일구 MBC 부국장
    거리로 나간 뉴스 앵커 최일구 MBC 부국장

    TV 화면에서 사라진 앵커가 길거리에서 발견됐다. 이순신 장군 동상이 보이는 서울 광화문광장 입구에서 말이 아니라 몸으로 ‘앵커 멘트’를 날리고 있었다. “해고기자 살려내라!” 지난 6월 4일 MBC기자회의 해고기자 복직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에 첫 시위자로 나선 최일구 기자 이야기다.이렇게 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다. 지난 6월 13일 오전 11시 45분, 그는 서울 여의도 MBC 본사 로비에 있었다. 50여명이 앞에 피켓을 놓고 연좌한 대열의 중간에 앉아 있었다. ‘오라누이연합’이라나.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20년차 이상 선배 그룹이다.이날 현재 파업 136일째. 8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4명이 해고되고 40여명이 정직 이상의 중징계, 69명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일선 기자·PD·아나운서는 물론 보직 간부에서 정년퇴직을 앞둔 최고참 선배들까지 합류해 파업의 강도를 높이고, 회사는 대량 징계로 맞대응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출구...

    981호2012.06.19 17:33

  • [신동호가 만난사람]생태복지를 위한 30년 역정 고철환 서울대 명예교수
    생태복지를 위한 30년 역정 고철환 서울대 명예교수

    우리나라에는 지속가능 문제보다 더 강한 성장 욕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복지국가 정도를 많이 얘기하는데, 생태복지국가… 이론적으로는 그런 것도 얘기할 수 있죠.”모든 논란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가 전문성이다. 반대 진영은 늘 이 문제로 공격받는 걸 본다. 그것이 자연과학이나 공학의 영역이면 더욱 그렇다. 최근 뜨거워진 탈원전(또는 탈핵) 이슈를 보면 이 문제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탈원전 진영이 가장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 그들 편에서 전문성을 부여해줄 원자핵공학자의 부재다.우리 사회에서 과학자의 사회활동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연구 대상이 인간이나 사회가 아닌 자연이라는 영역이고, 그러다 보니 사회 현장보다는 자연 현장이나 실험실, 연구실에서 씨름해야 할 때가 더 많은 까닭도 있을 것이다.얼마 전 정년퇴임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고철환 명예교수를 어느 행사장에서 만났다. 김종성 고려대 환경생태학공학부 교수의 말처럼 학자...

    980호2012.06.13 11:22

  • [신동호가 만난사람]인간과 야생동물 공존하는 세상 만들어야
    인간과 야생동물 공존하는 세상 만들어야

    올해는 ‘환경적으로’ 매우 특별한 해다. 세계 각 나라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환경 문제를 처음 논의한 지 40년을 맞는다. ‘세계 환경의 날’은 이 회의가 열린 6월 5일을 기념해 제정된 것이다. 기후변화협약과 생물다양성협약 등을 탄생시킨 1992년 리우회의도 스톡홀름회의 20주년을 기념해서 개최됐다. 20년마다 환경 문제에 대한 대전환점이 마련된 셈이다. 올 6월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다시 열리는 리우+20 회의가 주목되는 까닭이다.더 특별한 게 또 있다. 민간 영역에서 환경 문제에 눈뜬 계기와 관련한 것, 즉 환경운동이다. 현대적 환경운동이 시작된 지 50년, 국내 환경운동이 본격화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세계 환경운동 진영은 1962년 미국 레이철 카슨의 출간을 현대적 환경운동의 효시로 본다. 국내 환경운동은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설립을 기점으로 삼는다.지난 5월 30~3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환경재단과...

    979호2012.06.05 19:15

  • [신동호가 만난사람]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안철수, 링 주변만 돌면 실망하는 사람 늘 것”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안철수, 링 주변만 돌면 실망하는 사람 늘 것”

    분명 난세다. 나라 밖은 어지럽고 나라 안은 시끄럽다. 세계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국가를 경륜할 새로운 권력질서를 만드는 일, 즉 18대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하기 위해 던진 화두다. 중요한 시기에 우리 앞에 던져진 중요한 선택의 대장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최고의 선거 전략가라면 ‘범보수의 제갈량’ ‘대한민국의 장자방’으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맨 먼저 떠오른다. 본인은 ‘과장된 것이다’ ‘말도 안 된다’며 거부반응을 보이지만 정치권과 언론은 그런 수식어를 붙이기를 좋아한다. 2000년 김윤환·이기택씨 등 거물을 퇴장시킨 한나라당 물갈이 공천 기획에서 지난해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전격적으로 정치무대에 등장시킨 최초의 발설에 이르기까지 정치사의 중대 고비마다 그가 한 역할을 알기 때문이다.윤 전 장관의 말의 무게는 정치적 심미안과 지략에만 있는 게 아니다.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시각, 개혁성, 비판의식, 정치적 무욕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 ...

    978호2012.05.29 21:28

  • [신동호가 만난사람]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으로 대권 승부수 이재오 의원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으로 대권 승부수 이재오 의원

    지난 5월 10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을 대선주자 자격으로 처음 만났다. 킹메이커, 정권의 2인자, 친이계 좌장…. 이름 앞에 붙었던 이런 거창한 수식어가 지금은 오히려 넘어야 할 큰 벽이 돼버린 지점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했다.킹메이커가 킹이 되고자 하면 희화화될 수 있다. 정권의 2인자는 그 정권과 함께 심판받거나 퇴장하는 게 마땅하다. 친이계는 이번 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지리멸렬했다. 정세 판단을 이렇게 한다면 그가 깃발을 들고 나온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이 의원은 “나는 다른 킹메이커와 다르다”고 말했다. 정권의 2인자라는 표현에는 “정권 탄생의 2인자였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친이계의 ‘공천 학살’에 대해서는 “당을 온전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저항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체제가 출범한 다음날인 지난 5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황우여 대표체제...

    977호2012.05.22 19:52

  • [신동호가 만난사람]“원자력으로 돈 벌려는 것은 구닥다리 사고”
    “원자력으로 돈 벌려는 것은 구닥다리 사고”

    지난 5월 10일 일본에서 온 두 유명인의 강연이 서울에서 있었다. 하나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행사에서 행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기조강연이다. 다른 하나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진행된 강연으로서, 연사는 이이다 데츠나리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이다.손 회장이 강연한 행사는 대한민국 정부와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환경계획(UNEP), 세계은행(WB)이 협력하고 있다는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2’다. 이명박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이다 소장의 강연은 최근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도요새·원제 에너지진화론)의 저자 특강이다. 여기에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참석했다.일본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라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접점은 탈원전·자연에너지 전도사라는 점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사재 10억 엔을 출연해 자연에너지재단을 설립했고, 이이다 소장은 이 재단의 업무 집행이사 겸 정책 이노베이션 사...

    976호2012.05.15 20:28

  • [신동호가 만난사람]‘거의 모든 투쟁의 선봉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거의 모든 투쟁의 선봉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문제가 있는 곳에 늘 그가 있다. 그가 있는 곳이면 틀림없이 문제가 있다. 청계광장에, 덕수궁 대한문 앞에, 방송사 파업 현장에, 시위를 보도하는 TV 화면에, 심지어 야권후보 단일화 테이블에까지. 나이 57세. 직업은 사회운동가. 세상에 저렇게 오랫동안 똑같은 일을 저리 치열하게, 그리 쉬지 않고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보통 그렇게 부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공동대표, KTX민영화저지와철도공공성강화를위한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공정언론공동행동 공동대표, 고엽제대책회의 공동대표…. 그 자신도 열거하다가 막힐 지경이다. 가히 직업이 ‘공동대표’라고 해도 되겠다.7년 전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때도 그는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한 안티테제의 가장 뾰족한 지점에 서 있었다. 성이 ‘집’씨고 이름이 ‘행위원장’인 사람. “아마 10...

    975호2012.05.08 19:20

  • [신동호가 만난 사람]박원순 소통행정의 싱크탱크 이창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박원순 소통행정의 싱크탱크 이창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사석에서 한 말이 기억난다. 청계천 사업과 버스중앙차로제가 자신의 기획과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고백이었다. 서울시정과 관련한 좋은 연구 결과물이 상당히 축적돼 있었고, 그 가운데서 그 두 가지를 선택해서 추진했을 뿐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말이었다. 세간의 칭송에 대해 겸양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아이디어보다 실천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자신의 추진력을 자랑한 것으로 받아들였다.5년 전 이 대통령이 한 말이 다시 떠오른 것은 정책 아이디어와 추진력의 함수관계를 재론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 대통령이 인정한 서울시의 막강한 정책연구 기능에 자꾸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의 민자유치 과정이라든가, 정치권 스캔들로 비화하고 있는 파이시티 문제 등에 서울시의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이름이 직·간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다른 한편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6개...

    974호2012.05.02 14:12

  • [신동호가 만난사람]국민주치의제도 대안적 실천가 김철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국민주치의제도 대안적 실천가 김철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학생이 또 자살했다. 세계 3대 부호 중 한 명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14세 소년의 죽음과 81세 노인의 암 진단 뉴스에 특별히 눈길이 머문 까닭은 그날 김철환 인제대학원대 교수와 인터뷰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김 교수는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주치의’다. 주치의가 대통령이나 워런 버핏 같은 대부호에게나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자살한 중학생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필요할 것이다. 그가 말하는 주치의란 ‘나 자신과 가족을 잘 알고 또 오랫동안 관계해서 문제가 있을 때 해결해줄 수 있는 동네 의사와 같은 존재’다. 그래서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도입은 고사하고 사회적 논의마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국민주치의제도를 그는 적극 지지하고 대안적 실천을 하고 있다.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그는 연령대별 건강관리법을 안내한 (김영사)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다. 철저하게 환자의 입장에서 잘못된 의료상식과 오해를 바로잡고 건...

    973호2012.04.25 11:44

  • [신동호가 만난사람]동반성장위원장 전격 사퇴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동반성장위원장 전격 사퇴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치란 잔인한 것이다. 19대 총선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적 신망과 인기를 한몸에 받던 사람도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전혀 다른 인물이 된다. 내부 견제와 외부 비판을 전부 이겨내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 안고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수없이 보았다.한때 여·야 양쪽에서 대권주자로 ‘모시려’ 했던 정운찬 전 총리가 지난 3월 29일 동반성장위원장 직을 내던졌다. 약 1년 전,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거기서 막 물러난 그를 또 만난 것은 그의 동반성장위원장 취임보다 퇴임의 정치적 의미가 더 무겁게 보여서다.의미라면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동반성장론은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다른 버전이다. 경제학자로서 드물게 재벌개혁론을 강하게 펴왔고 지금도 일관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그가 동반성장위원장 퇴임으로 한결 자유롭게 경제민주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된 ...

    972호2012.04.17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