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팻감’이라는 바둑 용어가 화제가 됐다. 성완종 리스트에 올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여년 전에는 팻감으로 사용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팻감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이다. 팻감은 바둑 용어로 패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다른 곳에 희생타로 던지는 수를 말한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바둑 용어는 ‘팻감’만이 아니다. 만화와 드라마로 화제가 된 미생을 비롯해 초강수, 자충수, 묘수, 독수, 무리수, 승부수. 꼼수, 호구, 꽃놀이패 등이 다 바둑에서 유래했다.북송(北宋)대의 문호 소동파(蘇東坡)는 “인간사란 그저 한 판의 바둑(世事棋一局)일 뿐”이란 말을 남겼다. 무기라고는 검은 돌과 흰 돌뿐. 흑백의 돌과 나무판에 그려진 361로만으로 인생의 희로애락과 길을 알려주는 바둑.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뜨겁고 치열한 바둑의 세계가 문득 궁금해졌다. 정치권에서도,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쓰이는 바둑 용어의 참뜻도 알고...
1127호2015.05.19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