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발언을 꼽는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했다는 이 한마디다. 정상회담 당시 공개되지 않았지만, 뒷이야기처럼 흘러나왔던 이 말은 문 전 대통령이 2024년 5월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이 무력 도발을 재개하고 온갖 모욕적 언사를 던졌음에도 문 전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의 선의를 믿으려 한 것은 이 말 때문이었는지 모른다.이 일화가 일깨워주는 엄중한 현실이 있다. 남에 살든 북에 살든 우리 모두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1, 2차 북핵 위기를 거치면서 핵 능력을 고도화한 북한은 이제 국제사회에 ‘핵보유국’ 대접을 요구한다. 베이징 6자회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 수많은 다자 협상과 외교적 이벤트가 열렸...
1686호2026.07.08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