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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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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5) 해가 짧아질 때 찾아오는 우울감 ‘계절성 정동장애’를 아시나요?
    (5) 해가 짧아질 때 찾아오는 우울감 ‘계절성 정동장애’를 아시나요?

    낙엽이 거의 다 진 늦가을 무렵, 변한 것은 단지 계절의 온기만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마음의 온기마저 식어간다. 이유 없이 찾아오는 쓸쓸함이나 무기력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기도 한다. 평소에는 잘하던 일들이 이유 없이 귀찮아지고, 특별히 힘든 일도 없는데 쉽게 지친다. 이맘때쯤 느끼는 이런 공허하고 우울한 마음을 사람들은 “가을을 탄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우리 몸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물질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SAD) 현상이다.계절성 정동장애는 우울증의 한 형태다. 일반적인 우울증처럼 마음이 가라앉고, 의욕이 떨어지며, 흥미를 잃고, 집중도 잘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질환의 중요한 특징은 계절의 변화와 맞물려 반복된다는 점이다. 대체로 추운 계절에는 우울증이 심화하고, 날이 풀리면 점차 증상이 완화된다.겨울이 길고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이나 캐나다 지역에서...

    1655호2025.11.21 14:57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4) 슈퍼박테리아, 이젠 AI가 억제한다
    (4) 슈퍼박테리아, 이젠 AI가 억제한다

    페니실린이 열었던 항생제의 시대는 이제 슈퍼박테리아라는 새로운 도전과 마주하고 있다. 기존의 항생제는 이러한 약물 내성 세균에게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슈퍼박테리아를 무찌르기 위한 새로운 무기를 실험실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해 만들고 있다. 이제는 AI가 항생제를 디자인하는 시대가 됐다.한때 기적으로 여겼던 약이 있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했을 때, 인간은 드디어 세균이라는 오랜 적에 대항하는 무기를 지니게 됐다. 폐렴, 결핵, 패혈증 같은 병이 페니실린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그 이후 인류는 다양한 형태의 항생제를 앞세워 수많은 생명을 구해왔다.하지만 세균은 항생제에 순순히 당하고 있지만 않았다. 쉽게 끝날 것만 같았던 이 전쟁을 세균은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다. 오히려 더 교묘하고 집요한 싸움을 시작했다. 인간이 항생제를 너무 자주, 너무 쉽게 쓴 탓이다. 세균은 살아남기 위해 변했고, 마침내 일부는 인간...

    1652호2025.10.31 14:48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 (3) 독감 예방접종 꼭 해야 할까
    (3) 독감 예방접종 꼭 해야 할까

    질병관리청은 2025~2026절기 독감 예방접종을 9월 22일에 시작해 내년 4월 30일까지 한다고 공지했다. 작년에는 4가 백신을 했지만, 이번에는 3가 백신으로 시행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 국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 결과를 따른 것이다.환절기마다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한가하던 병원 대기실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젊은 남녀 학생에서부터 어르신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면 나도 모르게 긴장한다. 두려움 속에 주사실로 끌려가듯 들어가 팔을 걷어붙인다. 그리고 외면하듯 고개를 돌린다. 따갑게 어깨 근육을 파고드는 주삿바늘. 그 순간, 독감 예방접종이 더 이상 예방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 계절마다 되풀이되는 우리의 일상이라 여겨진다.그런데 병원을 찾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오간다. “작년에 맞았는데 또 맞아야 해?”, “나는 건강한데 굳이 맞을 필요가 있나?”겉보기에는 이런 의문이 꽤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제대로 된 예방주사라면 ...

    1649호2025.10.03 14:55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2) 잃어가는 젊음, NAD⁺는 어떻게 시간을 거스르는가?
    (2) 잃어가는 젊음, NAD⁺는 어떻게 시간을 거스르는가?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이젠 늙었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 고왔던 얼굴엔 주름이 생기고, 술술 떠오르던 이름도 머릿속에서 흐릿해진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노화는 은밀하게, 그러나 틀림없이 찾아온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조용히 일하던 우리 몸의 NAD⁺가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기 시작한다. 연구자들은 이 NAD⁺의 감소와 노화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세포 속의 작은 일꾼NAD⁺의 원래 이름은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다. 한 번에 읽기도 힘든 이름이다.그렇지만 이 물질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에 다 있다. 세포가 살아 숨 쉬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NAD⁺는 우리 몸에서 ATP(아데노신삼인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일에 관여한다.우리가 먹은 음식은 ATP 에너지로 바뀌어야 근육을 움직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NA...

    1646호2025.09.12 14:39

  • [김정호의 생명과 환경](1) 아직은 없지만, 곧 온다···주사 대신 알약으로 살 빼기
    (1) 아직은 없지만, 곧 온다···주사 대신 알약으로 살 빼기

    비만을 알약으로 치료하는 방식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환자의 생활 리듬을 바꾸고 의료 시스템의 비용 구조와 접근성을 개선한다. 특히 비만 인구가 급증하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약물이 공중 보건정책의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단순한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대사질환의 근본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여전히 비만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게으름의 결과로 오해한다.이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 바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다. 이 계열의 약물은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위 배출을 지연시켜 식사량을 자연스럽게 줄여준다. 최근에는 비만이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장 축(brain-gut axis)의 생물학적 조절 기능 이상에 따른 결과라는 것...

    1643호2025.08.22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