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은 조선이 일제 식민지로 전락함으로써 지연된 여성해방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여성들이 정치의 광장에 뛰어든 극적 사건이었다. 해방이 되자 남북한 양측은 ‘부녀국’을 설치하고 남녀평등법을 발포하는 등 여성해방을 국가의 과제로 제시했다. 오랫동안 사적 가부장제의 그늘에서 자율적 개인이 될 수 없었던 여성들이 공공정책의 대상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각성한 여성들은 민족해방의 물결 위에 올라타 여성해방을 위한 정치 투쟁에 나섰다. 김말봉(1901~1961)의 <카인의 시장>(<화려한 지옥>(1954)으로 개작 단행본 출간)은 여성의 인간화를 부르짖으며 ‘삐라’를 뿌리는 여성들이 등장했던 해방의 역사를 보여준다.김말봉은 1901년 경남 밀양의 농가에서 태어나, 그만 딸을 낳게 해달라는 뜻의 말봉(末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소학교에 들어가 미국인 여교사에 의해 비로소 자신이 ‘여성’임을 인지했을 만큼 남복(男...
1687호6시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