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기온차가 급격한 올겨울, 어느 때보다 긴 환절기를 지나 연말연시가 되니 주위에 변화가 잇따른다. 부고도 많고 인사이동도 많다. 인생의 희비가 교차하는 시기다. 예상치 않은 굴곡은 오춘기(20대 이후 오는 심리적 위기)를 견인한다. 짜증이 많아지고 작은 일에도 움츠러들며 혼자만의 시간을 고집하게 된다.뮤지컬 <렌트>의 등장인물 대부분이 그러하다. 크리스마스이브여도 그들에게 닥친 현실적 고난은 우울함을 증폭시킨다. 로저와 마크는 각기 뮤지션과 영화감독이 꿈이지만 당장 세 들어 사는 건물의 재개발로 쫓겨날 위기다. 스트립댄서 미미는 베니와 사귀었지만, 친구 로저에게 더 호감을 보인다. 대학강사이자 동성애자인 콜린은 드래그퀸(여장 남성) 엔젤의 솔직함에 반한다.여러 캐릭터가 각자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뮤지컬 <렌트>는 시작부터 북새통이다. 줄거리 없이 캐릭터들 상황만 존재하므로 처음 보는 관객들은 어리둥절하다. 이야기보다는 캐릭터 중심...
1558호2023.12.2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