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애들이 머리카락이 짧다고 나더러 페미(페미니스트)래.”사춘기 절정의 중3 딸아이가 무심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젠더 갈등이 중3 교실에서도 진행 중인가 싶어 걱정이 앞선다. ‘젠더 차별과 불평등을 인식하고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정도로 해석하는 ‘페미니스트’가 언제부터 부정적 의미로 통용됐을까? ‘여성의 인권만’ 옹호하는 사람으로 오인해서? 헤어스타일과 페미는 또 무슨 상관인가?창작 초연 뮤지컬 <벤자민 버튼>(조광화 작·연출, 심새인 협력연출, 이나오 작곡, 문수호 퍼펫 디자인)은 첨예해지는 젠더 갈등에 대한 처방전 같은 작품이다. 나이가 거꾸로 드는 희소병에 걸린 벤자민은 아홉 살 노인이다. 클럽을 떠돌며 아빠와 노래하는 동갑내기 소녀 블루와 친구가 되면서 장애와 고독의 굴레에서 벗어난다. 친부에게 버려진 블루는 트라우마로 사랑을 믿지 못한다. 벤자민을 양육한 마마의 재즈클럽이 망하고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벤자민이 징집되는 동안 블루는 ...
1581호2024.05.31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