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전쟁에 명분이 무슨 소용이겠느냐만, 어찌 됐든 러시아 입장은 ‘전(全)러시아주의’ 혹은 ‘대(大)러시아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중세의 대제국 키이우 루시 이후 동슬라브 민족은 외세의 침략에 부침은 있었지만 하나의 국가로 존재해왔다는 주장이다. 물론 우크라이나 입장은 다르다. 한 뿌리를 공유하긴 하지만 그것을 러시아 중심 단일국가로 강요할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이 논쟁은 현실 정치와 작금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정당성 싸움의 핵심 고리다.그렇다면 대체 ‘전러시아’, ‘대러시아’란 무엇이고 언제 시작했는지 짚어봐야 한다. 이견 없이 그 출발점으로 언급되는 이는 바로 이반 4세(재위 1547~1584)다. 러시아는 물론 세계사에서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친 존재다. 중국 역사로 보자면 최초의 통일왕조를 이룬 시황제에 비견된다. 그는 몽골 침략으로 대귀족들의 분령지 공국과 도시국가들...
1473호2022.04.08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