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했어ㅛㅇ!!!’ 자음과 모음이제 갈 길을 가는 주홍색 말풍선.그는 물건을 역 보관소에 맡겨달라 했다.나는 받을 돈만 있지 낼 돈은 없었다. “저… 지갑이 없어 그러는데….”사람들은 들은 척도 않고 지나쳤다.나는 오늘 지하철역에 가야 했다. 거기까지는 걸어서 7분 거리였다. 준비할 것은 많지 않았다. 세수할 필요도 없었고, 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었다. 잠옷에 짧은 패딩 점퍼를 걸쳤을 뿐이다. 겉으로 드러난 바지는 남색 바탕에 하얀 땡땡이 패턴이었다. 누가 봐도 잠옷 바람이었지만, 각자 갈 길로 바쁜 사람들이 가득한 역사에서 입고 있다고 한들 시선을 살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은 금방 처리될 거였다. 나는 서랍장과 벽 사이의 틈에 끼워둔 종이 쇼핑백들을 뒤적거렸다. 빳빳한 재생 크라프트지로 된 적당한 사이즈의 쇼핑백을 골랐고, 거기에 약속된 물건을 넣었다. 정해둔 시간과 장소에 약속한...
1524호2023.04.14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