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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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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27)필리핀 세부 - 일반인의 잠수 한계
    (27)필리핀 세부 - 일반인의 잠수 한계

    지구 대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두 얼굴을 가진 기체다. 대기압에서는 인체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분압이 높아지면 슬금슬금 인체에 녹아들어 조직을 괴사시키는 잠수병을 유발한다. 질소 분압이 4기압이 되는 수심 30m 지점에서는 질소 마취를 불러올 수 있어 일반인들의 레저 다이빙은 수심 30m를 한계 수심으로 규정하고 있다.2001년 수심 308m에 도달해 인류 최초로 300m 수심을 돌파한 세계 최고의 스쿠버다이버 존 베넷(영국)이 2004년 3월 15일 서해에서 실종됐다. 전북 부안군 해역 수심 64m 지점에 침몰한 선박 사고조사를 벌이던 중 발생한 사고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0m가 넘는 수심에서 오는 질소 마취로 의식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강한 조류에 휩쓸리고 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소 마취가 30m 이하에서 모든 사람에게 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험이 풍부한 다이버라도 그날 컨디션에 따라 질소 마취가 오기도 ...

    1522호2023.03.31 11:22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6)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고래의 선택
    (26)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고래의 선택

    약 5억년 전 최초의 척추동물인 어류가 바다에 나타났다. 이 어류 중 일부 종은 육상으로 옮겨와 양서류와 파충류로 진화했다. 이때부터 6500만년 전까지 지구 생명체의 지배종은 공룡으로 대표되는 파충류였다. 하지만 지구환경의 대규모 변화로 공룡이 멸종하고, 파충류 다음으로 출현한 포유류 몇몇 종이 바다로 돌아갔다. 땅에서 살다가 바다로 삶의 터전을 옮긴 종은 파충류 60종, 포유류 140종에 이른다. 이중 가장 먼저 바다로 돌아간 종은 포유류인 고래로 5600만~3500만년 전의 일이다.고래는 바다로 돌아간 후 훌륭하게 적응해갔다. 바다 깊은 곳에 머물다 수면으로 빠르게 올라오기 위해 꼬리지느러미는 수평으로,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코는 눈 윗부분에 있다. 그러나 고래가 바다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은 아니다. 아직 육상 포유류처럼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고, 코로 숨을 쉬어 폐를 통해 산소를 걸러내며, 자궁 내에서 태아가 자라고, 배꼽을 가지고 있는 ...

    1520호2023.03.17 14:25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5)필리핀 세부섬 - 열대바다 산호초의 ‘하얀 비극’
    (25)필리핀 세부섬 - 열대바다 산호초의 ‘하얀 비극’

    동물인 산호는 촉수와 자포를 이용해 플랑크톤 등 작은 해양생물을 잡아먹는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영양물질을 공급받을 수 없다. 산호는 이 문제를 편모조류의 일종인 주산텔라(Zooxanthellae)와의 공생을 통해 해결한다. 주산텔라는 산호 폴립에 살면서 광합성으로 영양물질과 산소를 공급한다. 이들 편모조류에는 엽록소를 비롯한 다양한 광합성 색소가 있어 산호의 색을 녹색, 갈색, 붉은색으로 보이게 한다.그런데 도시화와 연안개발로 인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늘어나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탄산칼슘양이 늘어나게 된다. 바닷물 속의 탄산칼슘 농도가 포화상태(섭씨 2도 수온에서 1ℓ당 0.12g의 탄산칼슘이 녹아야 정상이고, 0.82g 정도가 포화상태다)를 넘어 석출돼 산호를 덮어버리면 공생조류는 햇빛을 받아들일 수 없다. 광합성을 하지 못해 죽고 만다.공생조류의 죽음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산호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산호가 죽으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석회성분이 노출되면서 하...

    1517호2023.02.24 11:15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4)경상남도 남해군 - 너무 말랑해 고둥을 택한 집게
    (24)경상남도 남해군 - 너무 말랑해 고둥을 택한 집게

    바다동물 중에는 포식자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자신의 딱딱한 신체 구조를 이용하는 종이 더러 있다. 바다거북은 견고한 등딱지 속에 몸을 숨기고, 바닷가재 같은 갑각류와 조개류는 단단한 껍데기가 있다. 어류 중에는 비늘이 변형된 딱딱한 외피를 덮어쓰고 있는 종도 발견된다. 이들과 달리 집게는 방어 수단을 외부에서 찾는다. 바로 딱딱한 고둥 껍데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다.해수면 아래 얕은 바닥, 한 무리의 고둥 사이로 뒤뚱뒤뚱 움직이는 고둥이 보였다. 조심스레 집어 보니 빈껍데기 속에 집게가 들어 있다. 위협을 느낀 집게는 돌출된 두 눈과 몸을 고둥 껍데기 속으로 부리나케 집어넣는다. 그러고선 오른쪽 큰 집게발로 입구를 막는다. 그 동작의 민첩함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하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집게가 고둥 껍데기에 들어가 사는 것은 부드러운 살이 그대로 노출된 말랑말랑한 배와 꼬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집게는 다른 갑각류처럼 외골격 전체가 석...

    1515호2023.02.10 11:36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3)필리핀 세부섬 - 정어리의 재발견
    (23)필리핀 세부섬 - 정어리의 재발견

    회유성(계절에 따라 떼를 지어 다니는 성질) 어종인 정어리는 ‘바다의 쌀’ 또는 ‘바다의 목초’로 불린다. 정어리가 플랑크톤을 먹고 성장한 후 고등어, 명태, 가다랑어, 방어, 상어 등 육식성 어류뿐 아니라 해양포유류인 물개, 돌고래 등 거의 모든 포식자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정어리는 바다 동물에게는 훌륭한 먹을거리지만 빨리 변질돼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대접받지 못했다. 대개 통조림으로 가공하고 선도가 떨어지는 경우 사료용으로 사용한다. 선도가 떨어지는 정어리를 먹으면 입에 매운맛이 나면서 혀끝이 마비되는 듯한 것은 중독 증세 때문이다.정어리라는 이름의 유래도 쉽게 변질되는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우해이어보>에는 이런 증세를 ‘증울(蒸鬱)’이라 하여 ‘매우 찌는 듯이 덥고 답답해 머리가 아프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정어리란 이름이 증울에서 나왔음을 유추해볼...

    1513호2023.01.27 14:32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2)부산시 남구 용암포 - ‘바다의 토끼’ 군소를 아시나요
    (22)부산시 남구 용암포 - ‘바다의 토끼’ 군소를 아시나요

    2023년 토끼해가 밝았다. 바다 동물 중에도 땅 위 토끼를 연상시키는 동물이 있다. 바로 연체동물 복족강에 속하는 ‘군소’가 그 주인공이다.아주 오래전 용왕이 큰 병이 들었다. 땅에서 온 호걸들은 오로지 토끼의 간만이 용왕을 살릴 수 있다는 처방을 내렸다. 누가 토끼를 데려올 것인가? 용맹스러운 문어 장군이 나서 보지만 결국 언변 좋은 별주부가 임무를 맡았다. 별주부는 감언이설로 꼬드겨 토끼를 용궁까지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토끼는 간을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충직한 신하 별주부가 한 번 실패했다고 임무를 포기했을까? 별주부의 언변에 넘어가 용왕에게 간을 빼주고 용궁에 눌러앉은 토끼가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바다에는 토끼를 빼닮은 군소가 있기 때문이다.군소 머리에는 두 쌍의 더듬이가 있다. 크기가 작은 것은 촉각을, 큰 것은 후각을 감지한다. 이중 큰 더듬이가 토끼 귀를 닮았다. 그래서 어촌에서는 군소...

    1511호2023.01.06 14:17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1)남태평양 팔라우 - 나폴레옹피시를 지켜줘
    (21)남태평양 팔라우 - 나폴레옹피시를 지켜줘

    ‘신들의 정원’이라 불리는 남태평양 팔라우에 가면 사람을 반기는 나폴레옹피시가 있다. 일정한 장소에 머물다 스쿠버다이버가 나타나면 따라다닌다. 눈앞에 주먹이라도 쥐고 흔들어 보이면 주둥이로 주먹을 툭툭 친다. 아마 현지 가이드가 먹이로 길들인 듯하다. 가이드 입장에선 나폴레옹피시를 길들 일 만하다. 야생의 바다에서 흔하지 않은 풍경이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기 때문이다.나폴레옹피시는 농어목 놀래깃과에 속하는 대형 어류로, ‘험프헤드 래스(Humphead wrasse)’ 또는 ‘나폴레옹 래스(Napoleon wrasse)’라고 부른다. 나폴레옹피시라고 이름 지은 건, 툭 튀어나온 이마가 마치 모자를 쓴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을 닮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략 150㎝까지 자라고, 최대 몸길이는 230㎝에 이른다. 주 서식지는 홍해와 인도양, 태평양의 산호초 해역이다.암컷은 5년이면 성숙한다. 이때 몸길이가 3...

    1509호2022.12.23 11:36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0)남극 황제펭귄 마을의 여름
    (20)남극 황제펭귄 마을의 여름

    12월이면 북극 반대쪽 남극에는 짧은 여름이 시작된다. 5~6월 겨울 초입에 태어난 알을 수컷에게 맡기고 바다로 떠났던 암컷이 돌아온다. 어린 펭귄들도 어느 정도 성장하면서 황제펭귄 마을에 활력이 넘친다. 여름이라 해도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이어지지만, 겨울보다는 지내기가 낫다. 어느 정도 성장한 어린 펭귄들은 부모의 눈길을 피해 자기들만의 공간에서 놀이를 즐긴다. 나지막한 얼음 언덕에 올라 배를 바닥에 깐 채 썰매를 탄다. 빙산 조각을 쪼아 목을 축이기도 한다. 해빙 틈 얼음 웅덩이는 최고의 놀이터이자 수영장이다. 또래와 노느라 정신이 팔린 어린 펭귄은 집으로 돌아가는 걸 잊어버리기 일쑤다.새끼가 눈에 띄지 않으면 성질 급한 어미는 애가 탄다. 천적인 도둑갈매기가 채어가기도 하고, 사고로 자기 새끼를 잃어버린 펭귄이 남의 새끼를 데려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안절부절 새끼를 찾아 나선 어미가 조무래기들 속에서 새끼를 발견했다. 한동안 잔소리를 늘어놓더니...

    1506호2022.12.02 11:08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19)사이판 해역 - 푸른바다거북 수컷이 사라지는 이유
    (19)사이판 해역 - 푸른바다거북 수컷이 사라지는 이유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은 우리나라 연안을 비롯해 전 세계 바다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대형 거북으로 바다거북의 대명사 격이다. 갑의 길이 70~120㎝, 몸무게 90~140㎏ 정도다. 등갑은 척추를 따라 있는 추갑판이 5개, 갈비뼈 쪽으로 나 있는 늑갑판이 양쪽으로 4쌍이다. 눈과 눈 사이에 한쌍의 앞이마 판이 있어 다른 바다거북과 쉽게 구별된다. 발에는 발톱이 하나씩 있다. 영어명으로 그린터틀(Green turtle)이라 불린다. 등딱지 아래에 푸른 지방층이 있는 데서 유래한다. 어렸을 때는 육식을 하다가 성숙하면서 잡식성으로 변한다. 주로 식물성 먹이를 섭식한다. 모든 파충류가 그러하듯 푸른바다거북도 변온동물이다 보니 수온이 따뜻한 해역을 좋아한다. 흥미롭게도 푸른바다거북의 성별은 알을 낳은 둥지 온도에 따라 결정된다. 온도가 30도보다 높으면 암컷, 그 이하에서는 수컷으로 태어난다. 기후변화로 전반적인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컷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

    1504호2022.11.18 11:2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18)\"나를 찾아줘\"···씬벵이의 ‘숨바꼭질’
    (18)"나를 찾아줘"···씬벵이의 ‘숨바꼭질’

    씬벵이 한마리가 해면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다. 자기 딴에는 완벽하게 몸을 숨겼겠지만 숨을 쉬기 위해 뻐끔거릴 때마다 움직이는 입 모양으로 발각되고 만다. 아귀목에 속하는 씬벵이는 은둔과 은신의 귀재다. 몸 색깔을 수시로 바꿀 뿐 아니라 피부와 몸의 형태까지 주변환경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다. 어지간한 주의력을 가지지 않고는 물속에서 씬벵이를 발견하기가 힘들다. 씬벵이가 몸을 숨기며 살아가는 것은 몸 전체가 구형으로 땅딸막한데다 움직임마저 느려 포식자에게 쉽게 발각되기 때문이다. 씬벵이는 유어기의 대부분을 모자반의 뜬말에서 보낸다. 이로 인해 영어명이 ‘사르가섬피시(Sargassum fish)’, 즉 ‘모자반고기’다. ‘프로그피시(Frog fish)’라고도 하는데 이는 가슴지느러미를 마치 발처럼 이용하는 모습이 개구리를 닮았기 때문이다. 또한 씬벵이는 등지느러미의 변형된 가시를 이용해 낚시를 해서 아귀와 ...

    1501호2022.10.28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