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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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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5)부산 영도구 감지 해변 - 태풍이 오기 전
    (35)부산 영도구 감지 해변 - 태풍이 오기 전

    최근 발생한 제6호 태풍 ‘카눈’은 경남 해역으로 상륙 후 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하고 지나갔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태풍이 오기 전 바다동물은 어떤 행동 양상을 보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2012년 제16호 태풍 ‘산바’가 오기 전날 부산 영도구 감지 해변을 찾은 적 있다.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는 수심 10m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주위를 살피는 데 흔하게 보이든 저서생물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바위틈을 살피니 게, 군소, 고둥, 불가사리 등 무척추동물이 빼곡하게 들어차 몸을 숨기고 있었다. 아마 태풍 낌새를 알아차린 이들의 행동 양식으로 생각됐다.그런데 범돔, 자리돔, 돌돔, 놀래기 등의 중소형 어류는 오히려 평소보다 움직임이 활발했다. 강한 파도에 갯바위나 암초에 붙어 있는 유기물들이 떨어질 테니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은 셈이었다. 구소련 아카데미 회원이었던 리츠네스키는 저서 <생물들의 신비한 초능...

    1542호2023.08.18 10:47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4)경남 거제도-해녀의 숨비소리
    (34)경남 거제도-해녀의 숨비소리

    공기 공급 장치 없이 수중에서 어로채집 활동을 하는 여성을 해녀라고 한다. 내륙지방에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해녀를 통해 바다를 추억하겠지만, 해녀들의 삶은 거친 바다만큼 치열하기만 하다. 해녀는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분포돼 있다. 2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해녀는 각 해안과 여러 섬에 흩어져 있지만, 대부분 제주도에 있다. 다른 지역 해녀들도 제주 출신이 많다.해녀들은 무자맥질로 보통 수심 5m에서 30초쯤 작업하다가 물 위에 뜨곤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심 20m까지 들어가고 2분 이상 물속에서 작업하기도 한다. 물 위에 솟을 때마다 “호오이” 하면서 한꺼번에 막혔던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이색적이다. 이를 ‘숨비소리’, ‘숨비질소리’ 또는 ‘솜비소리’, ‘솜비질소리’라 한다. 오랜 세월 고립된 제주의 풍습을 혁신적으로 바꿨던 제주목사 기건(1443...

    1540호2023.08.04 11:21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3)팔라우 - 추억을 찰칵 ‘반수면 촬영’
    (33)팔라우 - 추억을 찰칵 ‘반수면 촬영’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수중촬영을 한다고 하면 뭔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여겼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고,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는 하우징(방수 및 수압을 견디는 케이스)까지 시판되면서 수중촬영은 점점 대중화돼가는 추세다. 수면 촬영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나온다. 수면에는 무리 지어 다니는 치어 떼가 있다. 물살이 찰랑찰랑하는 조간대 갯바위에는 따개비, 거북손, 총알고둥, 해변말미잘 등 다양한 무척추동물이 저마다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맑은 날 약간의 파도라도 있다면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가 역동적인 배경이 돼준다. 바다를 떠나 계곡이나 잔잔한 연못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수면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들이 마치 마법에 걸린 필터를 통해 하늘과 숲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때 물 위에 꽃잎 하나 띄우면 느낌을 더할 수 있다.수면 촬영과 더불어 시도해볼 수 있는, 간편하면서도 창조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반수면 촬영이다. 반수면 촬영은 물...

    1538호2023.07.21 11:15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2)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물고기의 감정
    (32)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물고기의 감정

    물고기도 감정이 있을까? 눈높이를 맞추고 가만 들여다보면 표정 변화 속에서 감정이 전해진다. 그 속에는 희로애락으로 표현되는 일차적 감정뿐 아니라 이차적 감정인 동정심, 동료의 죽음에 대한 애도, 사랑, 자존감, 두려움 등도 숨어 있다.물고기의 감정은 눈동자의 흔들림과 팽창, 안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 입 모양의 변화, 지느러미의 움직임 등을 통해 드러난다. 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을 연구한 찰스 다윈은 인간과 동물의 표정이 진화의 산물이라 주장한다. 진화 생물학자인 마크 베코프는 “감정은 우리가 조상에게 받은 선물이며, 다른 동물들도 또한 그렇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그의 저서 <동물의 감정>에서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은 인도네시아 렘베해협에서 만난 흰동가리 한 마리가 말미잘 촉수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외부의 침입을 경계하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니모’라는...

    1535호2023.06.30 11:24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1)경남 남해군 - 여름을 맞는 멍게와 불가사리
    (31)경남 남해군 - 여름을 맞는 멍게와 불가사리

    사람들은 멍게의 제철을 봄이라 생각한다. 이는 남해안에 있는 멍게 양식장에서 봄에 멍게를 출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멍게 제철은 수온이 올라가 맛이 드는 여름이다. 양식장에서 키우는 멍게는 수온이 올라가면 세균 등에 의해 집단 폐사할 수 있어 여름이 오기 전 출하를 마친다. 봄에서 여름에 이르는 요즘 바닷속을 들여다보면 제철을 기다리는 고운 빛깔의 멍게들을 만날 수 있다. 맑은 물속으로 투영되는 맑은 햇살을 받은 모양새가 봉오리 진 여름꽃, 장미를 닮았다.여름을 다르게 맞이하는 종들도 있다. ‘아무르불가사리’다. 이들의 고향은 시베리아에서 발원한 ‘아무르(흑룡)강’이 유입되는 오호츠크해다. 선박의 이동에 따른 평형수에 실려 전 세계로 흩어져 번식하는 아무르불가사리는 차가운 물을 좋아하기에 수온이 올라가면 여름잠을 잔다. 겨울잠을 자는 곰이 늦가을 영양분을 비축하듯 아무르불가사리도 여름이 오기 전 닥치는 대로 먹이활동을 한다. ...

    1533호2023.06.16 11:48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0)독도해역 - 숲을 이룬 바닷말
    (30)독도해역 - 숲을 이룬 바닷말

    땅위 식물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을 통해 생육이 달라지듯, 바닷속에 사는 바닷말도 사계절에 따라 성장과 쇠퇴가 반복된다. 그런데 바닷말의 계절 사이클은 땅위 식물과 반대인 경우가 많다.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갈조류는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과 봄에 가장 무성하며 여름이 다가오면서 녹아 없어지기 때문이다.바닷말은 땅위 식물과 마찬가지로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와 영양물질을 만들어낸다. 산소와 영양물질은 해양생물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이들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구온난화라 불리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를 막아준다. 바닷말은 땅위 식물처럼 다양한 생육환경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광합성을 하기 위해 햇빛이 투과되는 얕은 수심에만 산다. 지나치게 온도가 높은 환경을 싫어해 아한대에서 온대에 이르는 해역이 바닷말의 주 무대다.이들은 뿌리, 줄기, 잎의 구별 없이 전체가 잎 모양의 엽상체로 돼 있다. 바닷말의 뿌리...

    1530호2023.05.26 11: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9)경북 포항시 월포리 - 조류와의 조우
    (29)경북 포항시 월포리 - 조류와의 조우

    스쿠버다이빙 도중 강한 조류를 만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배에서 바다로 뛰어들자마자 수십 m나 떠내려가 버려 당황하기도 한다. 특히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에서는 그 지역의 조석현상과 조류의 들고남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체험이라도 할 양으로 갯벌로 나섰다가는 물이 들이차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특히 바다에서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는 ‘해루질’이 갯벌체험 형태로 잘못 받아들여지면서 갯벌 익사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2300번 이상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다를 찾은 필자도 서해의 강한 조류를 만나면 당황하곤 한다. 1999년 9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서해 고군산군도 해역에 침몰한 일본 선박 탐사에 나섰을 때 일이다. 강한 조류를 고려해 100㎏이 넘는 납덩어리를 로프에 매달아 바다로 던진 다음 로프를 잡고 침몰 선박으로 접근했다. 조류가 얼마나 거세던지 로프를 잡은 손에 마비가 오고 말았다. 로프를 겨드랑이에 끼운...

    1527호2023.05.05 12:2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8) 경남 거제시 - ‘미소 고래’ 상괭이
    (28) 경남 거제시 - ‘미소 고래’ 상괭이

    ‘웃는 고래’, ‘미소 고래’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상괭이는 우리나라 토종고래다. 이들은 분류학적으로 쇠돌고랫과에 속하는 돌고래 중 하나지만, 고래(Whale)나 돌고래(Dolphin)와는 별도로 포포이스(Porpoise)라는 이름으로 구분된다.이는 상괭이에게는 앞으로 길게 튀어나온 주둥이가 없고 둥근 앞머리 부분이 입과 직각을 이루고 있는 등 돌고래와 겉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머리가 움푹하며 가슴지느러미가 달걀모양이고 등지느러미 대신 높이 약 1㎝ 정도의 융기가 꼬리까지 이어져 있는 모습도 돌고래와의 차이점이다.두세 마리 가족 단위로 함께 다니는 상괭이는 페르시아만에서 인도, 중국, 한반도 연안을 따라 일본 북부해역에서도 발견된다. 중국의 양쯔강 상류까지도 상괭이가 올라가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염분 농도가 낮은 수역에서도 적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를 상괭이의 최대 서식지로 보고 있다. ...

    1525호2023.04.21 13:55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27)필리핀 세부 - 일반인의 잠수 한계
    (27)필리핀 세부 - 일반인의 잠수 한계

    지구 대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두 얼굴을 가진 기체다. 대기압에서는 인체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분압이 높아지면 슬금슬금 인체에 녹아들어 조직을 괴사시키는 잠수병을 유발한다. 질소 분압이 4기압이 되는 수심 30m 지점에서는 질소 마취를 불러올 수 있어 일반인들의 레저 다이빙은 수심 30m를 한계 수심으로 규정하고 있다.2001년 수심 308m에 도달해 인류 최초로 300m 수심을 돌파한 세계 최고의 스쿠버다이버 존 베넷(영국)이 2004년 3월 15일 서해에서 실종됐다. 전북 부안군 해역 수심 64m 지점에 침몰한 선박 사고조사를 벌이던 중 발생한 사고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0m가 넘는 수심에서 오는 질소 마취로 의식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강한 조류에 휩쓸리고 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소 마취가 30m 이하에서 모든 사람에게 오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험이 풍부한 다이버라도 그날 컨디션에 따라 질소 마취가 오기도 ...

    1522호2023.03.31 11:22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26)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고래의 선택
    (26)인도네시아 렘베해협 - 고래의 선택

    약 5억년 전 최초의 척추동물인 어류가 바다에 나타났다. 이 어류 중 일부 종은 육상으로 옮겨와 양서류와 파충류로 진화했다. 이때부터 6500만년 전까지 지구 생명체의 지배종은 공룡으로 대표되는 파충류였다. 하지만 지구환경의 대규모 변화로 공룡이 멸종하고, 파충류 다음으로 출현한 포유류 몇몇 종이 바다로 돌아갔다. 땅에서 살다가 바다로 삶의 터전을 옮긴 종은 파충류 60종, 포유류 140종에 이른다. 이중 가장 먼저 바다로 돌아간 종은 포유류인 고래로 5600만~3500만년 전의 일이다.고래는 바다로 돌아간 후 훌륭하게 적응해갔다. 바다 깊은 곳에 머물다 수면으로 빠르게 올라오기 위해 꼬리지느러미는 수평으로,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공기를 들이마시기 위해 코는 눈 윗부분에 있다. 그러나 고래가 바다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은 아니다. 아직 육상 포유류처럼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고, 코로 숨을 쉬어 폐를 통해 산소를 걸러내며, 자궁 내에서 태아가 자라고, 배꼽을 가지고 있는 ...

    1520호2023.03.17 1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