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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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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5) 부산 감지해변-바다의 하이에나 용치놀래기
    (65) 부산 감지해변-바다의 하이에나 용치놀래기

    사투리 ‘술뱅이’로 더 많이 알려진 ‘용치놀래기’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어류다. 용치놀래기는 식탐이 강하다. 무리 지어 다니다 먹잇감을 만나면 틈을 노려 한꺼번에 달려든다. 덩치가 큰 바다동물이 사냥한 먹이까지 가로채는 걸 보고 있으면 백수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가 사냥한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들이 연상된다. 3월 초 꽃샘추위 속 부산시 태종대 감지해변을 찾았다. 바다 속으로 들어서자 언제나 그러하듯 용치놀래기 무리가 따라온다. 아마 이들 눈에는 필자가 덩치 큰 바다동물로 보일 거다. 덩치 큰 바다동물이 먹다 남긴 찌꺼기라도 챙기는 게 용치놀래기로서는 도움이 된다.용치놀래기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큼직한 바위를 들췄다. 바위 밑에 있던 작은 갑각류들이 단박에 노출됐다. 필자 주위를 맴돌며 따라오던 한 무리의 용치놀래기들이 달려들어 잔치가 벌어졌다. 용치놀래기들은 먹이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식탐을 이용해 어촌 아이들은 용치놀래기를 쉽게 잡...

    1622호2025.04.02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4) 경남 진해 연안-‘고등어 사촌’ 전갱이의 반전 매력
    (64) 경남 진해 연안-‘고등어 사촌’ 전갱이의 반전 매력

    대마도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마도는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캠핑, 트레킹, 온천욕, 삼림욕, 낚시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2004년 봄 쓰시마부산사무소로부터 한국인이 좋아할 만한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를 개척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대마도에는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이즈하라항 인근에서 민숙을 했다. 식사 때면 여러 해산물이 상을 가득 채우는데 그중 담백한 회와 구이가 입맛을 사로잡았다. 무슨 고기인지 물었더니 민숙 주인이 ‘아지’라 답했다. ‘아지’는 일본말로 전갱이로 ‘맛’이란 의미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전갱이 회를 즐기지 않지만, 일본 사람들은 초밥 재료로 많이 사용한다.전갱이는 고등어와 비슷하지만, 옆줄 뒷부분에 방패비늘(모비늘)이 있어 구별된다. 계절 회유성인 전갱이는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이면 남해안을 주무대로 한국 전 연안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로 인해 부산에서는 매가리, 완도에서는 가라지, 제주에서는 각재기, 전라도에...

    1620호2025.03.19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3) 부산 기장군-겨울바다 속 색의 향연, 미역
    (63) 부산 기장군-겨울바다 속 색의 향연, 미역

    10년도 더 된 일이다. 겨울바다에서 자라는 미역이 보고 싶었다. 미역양식장이 있는 부산 기장군 어촌마을로 향했다. 어민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흔쾌히 응하며 배도 한 척 내어주겠다고 한다. 태양고도가 낮아 줄에 달린 미역들이 태양빛을 머금을 수 있는 오전 이른 시간을 촬영 시점으로 잡았다. 일출에 맞춰 미역양식장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맑고 푸른 바다 속에서 올려다본 미역 엽상체들이 고운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색채를 선보였다.미역은 우리 민족과 친숙한 해산물이다. 출산이나 생일상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미역일 것이다. 미역은 아이오딘(요오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아이오딘은 몸속의 굳은 혈액을 풀어주고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한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갑상선 호르몬이 상당량 태아에게 가고, 산모의 몸이 붓는다. 몸이 붓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갑상선 호르몬에 속하는 방향족 아미노산인 티록신이 필요한데 티록신은 아이오딘이 있어야만 생성되기에 산모가 미역...

    1618호2025.03.05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62) 남극 빙산-얼음 밑 자연과의 대화, 남극 다이빙
    (62) 남극 빙산-얼음 밑 자연과의 대화, 남극 다이빙

    한국과학잠수연구소 주최로 지난 2월 7~8일 개최된 ‘동계 수중생물 연구 활동을 위한 얼음 밑 과학잠수 교육 캠프’에서 ‘남극에서의 다이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틀째인 8일에는 영하 16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간 강원도 춘천 홍천강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얼음 밑 수중 세상을 체험하는 교육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육상으로 돌아오는 표정에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넘쳐났다. 혹독한 추위에서 수중활동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남극이나 북극 등 극지에서의 수중활동은 완벽한 장비뿐 아니라 강한 체력과 멘탈이 요구된다.필자는 남극 바다에서 30회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민물과 달리 바닷물은 영하 1.9도에서 얼기 시작한다. 육상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곤두박질치고 수면이 2m 두께 이상으로 얼어붙더라도 바닷속은 1년 내내 섭씨 0도 안팎을 유지한다. 남극 바다를 차갑게 만드는 것은 남극 순환 해류 ...

    1616호2025.02.19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61) 필리핀 보홀-살벌한 밤바다의 꽃, 산호
    (61) 필리핀 보홀-살벌한 밤바다의 꽃, 산호

    15년 만에 필리핀 보홀을 찾았다. 스쿠버 장비, 촬영 장비 등을 챙기니 화물 무게가 40㎏이 넘는다. 짐꾼 한 명을 데리고 가는 것이 초과 수화물 비용 지출보다 저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낮에 이어 야간에도 다이빙에 나섰다. 밤바다 속은 칠흑 같은 어둠에 묻혀 있지만, 그 속에도 생명은 꿈틀거린다. 낮에 먹이활동을 벌인 바다 동물들이 잠자리에 들고 나면 휴식을 끝낸 바다 동물들이 밤바다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세계 속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꾸려간다.열대해역에서 찾는 밤바다의 매력 중 하나는 산호를 관찰하는 데 있다. 야행성인 산호는 촉수를 오므리고 있다가 밤이 되면 활짝 펼치고 먹이를 기다린다.조류에 떠밀려 온 먹이가 촉수에 닿으면 재빨리 자포를 발사해 기절시킨 다음 강장으로 빨아들인다. 산호를 관찰할 때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말아야 한다. 촉수가 지닌 자포의 공격도 피해야 하지만, 위협을 느낀 산호가 순식...

    1614호2025.01.29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60) 남극 케이프워싱턴-혹독한 남극서 피어나는 황제펭귄의 사랑
    (60) 남극 케이프워싱턴-혹독한 남극서 피어나는 황제펭귄의 사랑

    2016년 12월 남위 74도, 황제펭귄 서식지 케이프워싱턴을 찾았다. 남극특별보호구역인 케이프워싱턴은 남극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만 연안에 있는 장보고과학기지에서 15분 정도 헬기를 타고 가면 도착한다. 석양을 배경으로 마주한 황제펭귄 가족의 모습에서 혹독한 남극에서의 평화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황제펭귄은 겨울에 알을 낳고, 태어난 새끼를 키우는 유일한 동물이다. 남극 곳곳에 흩어져 살다가 3월 말~4월 초 집단 번식지에 수천마리가 집단을 형성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겨울이 시작되는 5월 초~6월 초 알을 낳고, 7월 초~8월 초 알이 부화한다.육아는 수컷의 몫이다. 수컷에게 알을 맡긴 암컷은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다. 수컷은 암컷이 돌아오기까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영하 50도의 강추위와 초속 50m 이상의 눈보라 속에서 갓 태어난 새끼를 돌봐야 한다. 육아 중에 수컷은 얼음 조각을 깨어 수분만 섭취할 뿐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암컷이 돌아오면 드디어 수컷이...

    1612호2025.01.15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59) 태국 시밀란 해역-바닷속 살아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59) 태국 시밀란 해역-바닷속 살아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태국 시밀란 해역 깊은 수심에서 다이빙을 마친 뒤 얕은 수심에서 감압(몸에 용해된 압축된 기체를 제거하는 과정)하던 중 ‘크리스마스트리 웜’을 만났다. 거리를 두고 조용히 바라보니 아름다운 아가미 깃털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웜이 아가미 깃털을 활짝 펼친 모습을 보고 있으니 형형색색 장신구로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가 연상됐다.사실 크리스마스트리 웜의 ‘정체’는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 분류학상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로 꽃갯지렁이류에 속한다. 꽃갯지렁이류는 석회관갯지렁이류보다 아가미 깃털이 화려하고 예쁜 편이라 ‘꽃’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었다. 환형동물은 전 세계적으로 8000여 종, 우리나라에는 3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환형동물이라는 이름은 생김이 ‘고리’ 모양인 데서 유래한다. 크게 다모류(多毛類)와 빈모류(貧毛類)로 나뉜다. 낚시 미끼로 사용하는 길쭉한 모양의 갯...

    1610호2025.01.01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8) 말레이시아 시파단섬-상어보다 무서운, 바라쿠다
    (58) 말레이시아 시파단섬-상어보다 무서운, 바라쿠다

    2019년 이른 봄 말레이시아 시파단 해역에서 만났던 바라쿠다 떼다. 해 질 무렵 휴식을 취할 곳을 찾아 무리를 지어 이동하던 바라쿠다와의 만남은 기억 속에 강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시파단섬은 수중 생태계 보호를 위해 매일 100명 안팎의 제한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다.바라쿠다는 전 세계에 20여 종이 있다. 다 자란 성체의 크기가 50㎝ 남짓인데, 가장 큰 종인 그레이트바라쿠다(Great barracuda)는 2m까지도 자란다. 몸이 길고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게 뻗어 있다. 큰 입은 눈가까지 찢어져 있는 데다 위턱보다 길게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해 상당히 거칠게 보인다. 입 사이로는 입을 완전히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단검을 세워둔 것처럼 삐죽 튀어나와 있어 위협적이다.생긴 것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상어만큼 공격성이 강하다. 이들은 수백에서 수천 마리가 느린 속도로 빙글빙글 소용돌...

    1606호2024.12.04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7) 인도네시아 부나켄-암컷? 수컷? 성을 바꾸는 ‘니모’ 흰동가리
    (57) 인도네시아 부나켄-암컷? 수컷? 성을 바꾸는 ‘니모’ 흰동가리

    2018년 인도네시아 해양국립공원인 부나켄을 찾았다. 그곳에서 이웃한 말미잘에 보금자리를 튼 흰동가리들을 만났다. 흰동가리는 농어목 자리돔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전 세계에 27종이 있다. 몸에 새겨진 빨강 또는 주황과 흰색의 배열이 광대 분장처럼 보여 서구에서는 클라운피시(clownfish)라고 한다. 말미잘(sea anemone)과의 공생으로 아네모네피시라 불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몸을 가로지르는 흰색, 세로줄을 특징화해 흰동가리라 한다.흰동가리는 ‘니모’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3년 개봉한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 때문이다. 주인공 니모란 이름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 등장하는 주인공 네모 선장에서 따왔다고 한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자 전 세계 관상어 시장에서 흰동가리 수요가 폭증했다. 현재 관상어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을 기준으로 약 5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 규모...

    1604호2024.11.20 06:00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6) 북극 스피츠베르겐섬-사라지는 빙하, 북극의 비명
    (56) 북극 스피츠베르겐섬-사라지는 빙하, 북극의 비명

    올해 9월 북극을 찾았을 때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 스피츠베르겐섬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빙하지대로 향했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빙하지대를 향해 바다를 가르는데 북극해의 찬 기운이 끊임없이 보트 위로 날아든다. 얼마나 나아갔을까? 멀게만 보이던 빙하지대가 눈 앞에 펼쳐지자 빙하 끝자락 빙벽에 가로막힌 파도가 잠시 숨을 죽인다. 보트 주위로는 크고 작은 얼음덩어리가 둥둥 떠다닌다. 잠시 후 빙벽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 보이고 이어서 천둥 치는 듯한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가 초속 330m이다 보니 빙벽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던 내겐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가 엇갈려 인식된다.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북극은 해빙과 빙하의 급격한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왔던 물범류는 얼음이 녹지 않은 더 먼 북쪽으로 이동했고, 그들을 따라가지 못한 북극곰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 멸종위기를 맞고 말았다.빙벽이 무너질 ...

    1601호2024.10.30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