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임에서 “어릴 적, 한겨울에 거의 영하 30도까지 내려갔다”고 하자, 믿지 않더군요. 강원도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경기도 안성은 그럴 수 없다면서요. 억울한 마음에 휴대전화로 검색해 안성 옆 여주의 ‘영하 27도’까지 내려간 기록을 보여줬습니다. 그래도 쉽게 수긍하지 않았습니다. 기후위기도 그렇지 않을까요. 인류가 전혀 살아보지 못한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환경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사람들은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절망의 순간에 태어나는 시 이재연 시인(1963~ )의 두 번째 시집 <화요일이었고 비는 오지 않았다>는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재앙과 희망 없는 미래, 그런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어른들의 무책임, 그리고 신(神)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은유와 통찰을 통해 빼어난 솜씨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인은 평범한 일상과 회상을 시간(경험)을 통해 재구성하면서도 적절하게 성경 구절과 신화를 시에 녹여냅니다...
1561호2024.01.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