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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의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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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환의 Hi-story](119)남편 자결 막은 ‘7일의 왕비’ 233년 만의 명예회복
    (119)남편 자결 막은 ‘7일의 왕비’ 233년 만의 명예회복

    “1516년 3월 28일 <고려사>(‘세자·명종’)를 읽던 상(중종)이 깊은 한숨을 쉬며… ‘멍’ 하니 있었다.”(<중종실록>)조선조 중종(재위 1506~1544)이 <고려사>를 읽다가 시쳇말로 ‘멍때렸다’는 기사입니다. 문제의 <고려사> 구절은 ‘고려 무신정권의 핵심인 최충수(?~1197)가 태자(희종·재위 1204~1211)의 조강지처(태자비)를 내쫓고 자신의 딸을 태자비로 삼으려 했던 대목’입니다.최충수 때문에 쫓겨난 태자비가 흐느껴 울자 궁궐이 눈물바다를 이뤘다는 겁니다. 중종은 신하의 강압에 조강지처를 내쳐야 했던 희종에게서 동병상련을 느낀 겁니다. <중종실록>의 사관도 중종의 심정을 대변합니다.“상(중종)이 신씨(愼氏)의 폐출을 필시 후회한 것이다. 그러나 강한 신하에게 제압돼 폐출했으니, 이제 어찌할 것인가.”■‘멍때린 중종’8년 뒤인 1529년(중종...

    1564호2024.01.30 05:30

  • [이기환의 Hi-story](118)무령왕릉 앞 6호분은 요절한 순타태자인가, 원수였던 동성왕인가
    (118)무령왕릉 앞 6호분은 요절한 순타태자인가, 원수였던 동성왕인가

    ‘실종된 29호분의 정체를 찾아라.’ 197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역사적인 고고학 발견이 있었죠. 고분 속 지석에 ‘무덤 주인공이 나(무령왕)요’ 하고 새겨넣은 고분, 즉 ‘백제 무령왕릉’의 현현이었습니다.이 무령왕릉 발견과 함께 기존의 1~6호분까지 7기의 무덤이 말끔히 보존·정비됐는데요. 그러나 ‘무령왕릉의 화려한 등장’과 함께 거꾸로 기억에서조차 사라져버린 고분 한 기가 있습니다. 무령왕릉-6호분의 앞쪽에 존재했던 29호분인데요. 1933년 우연히 발견된 고분입니다.■아마추어 가루베의 무단 발굴사실 첫 등장부터 팔자가 셌습니다. 발견자가 하필이면 도굴꾼이나 진배없는 가루베 지온(輕部慈恩·1897~1970)이었거든요. 일본어 교사였던 가루베는 고고학의 ‘고’ 자도 모르는 아마추어였습니다. 그런데도 가루베는 1927년 공주고보 교사로 부임하면서 공주 일대를 미친 듯이 헤집고 다녔습니다.가루베...

    1563호2024.01.22 05:30

  • [이기환의 Hi-story](117) 7전 7승 ‘고려의 이순신’ 양규…2차 고려-거란 전쟁에선 강감찬도 조연
    (117) 7전 7승 ‘고려의 이순신’ 양규…2차 고려-거란 전쟁에선 강감찬도 조연

    “나는 왕명을 받고 왔지, 강조의 명령을 받은 것이 아니다(我受王命而來 非受兆命).”(양규)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사극 <고려거란전쟁>을 계기로 새삼 부각되는 역사적인 인물 두 분이 있습니다. 한 분은 ‘고려판 세종대왕’으로 통하는 고려 현종(재위 1009~1031)이죠.1254년 몽골의 잇따른 침략에 시달리던 고종(재위 1213~1259)은 ‘국난 극복’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면서 ‘현종=세종대왕’으로 지칭하죠. “세종대왕(世宗大王·현종)께서 큰 난리를 평정해 중흥과 반정(反正)의 공을 세웠다”고 표현한 겁니다.■고려판 이순신또 한 분은 2차 고려-거란 전쟁 승리의 주역인 양규(?~1011) 장군입니다.돌이켜보면 3차례에 걸친 ...

    1562호2024.01.15 06:00

  • [이기환의 Hi-story](116)‘고려도경’의 서긍, 송나라 간첩 58명과 개경에 도착했지만…
    (116)‘고려도경’의 서긍, 송나라 간첩 58명과 개경에 도착했지만…

    쓴다 쓴다 하면서 미뤄뒀다가 해를 넘긴 아이템이 있습니다. <고려도경>을 쓴 송나라 사신 서긍(1091~1153)이 고려를 방문한 지 900주년 되는 해가 2023년이었는데요. 하지만 그냥 넘길 수 없죠. 음력으로 치면 아직 해가 바뀌지도 않았고요.또 귀국한 서긍이 <고려도경>을 써서 송 휘종(재위 1100~1125)에게 바친 것이 1124년(인종 2)이었습니다. 따라서 2024년은 <고려도경> 편찬 900주년이 되는 해가 됩니다. 그러니 ‘900주년 기념’ 기사는 유효합니다.■비색 청자와 세밀가귀<고려도경> 하면 ‘비색 청자’가 첫손가락으로 꼽히죠.“도기의 푸른 빛을 고려인은 비색(翡色)이라 하는데, 근래에 더욱 정교해져 빛깔이 좋아졌다.”(<고려도경> ‘기명3·도준’)고 했습니다. 나전칠기를 가리키는 ‘세밀가귀(細密可貴...

    1561호2024.01.10 06:00

  • [이기환의 Hi-story](115)나라님도 ‘와유’할 때 금강산 직접 여행한 제주 여인·14세 소녀
    (115)나라님도 ‘와유’할 때 금강산 직접 여행한 제주 여인·14세 소녀

    ‘와유(臥遊)’라…. 국립춘천박물관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상설전시관 2층 브랜드존에서 <이상향으로의 초대 금강산과 관동팔경> 관련 작품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요즘 국립박물관의 ‘핫템’인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단발령망금강산’(정선·1676~1759) 등 9건이 특별 출품됐답니다. 저는 전시회 설명 중 ‘누워서 노닌다(즐긴다 혹은 감상한다)’는 뜻인 ‘와유(臥遊)’라는 용어에 이른바 꽂혔습니다. ‘와유’는 중국 남북조 시대 송나라의 종병(375~443)과 관련된 성어인데요. 종병은 벼슬길도 마다하고 산수를 유람했던 은사였습니다. 그러다 늙고 병들어 다닐 수 없게 되자 대안을 마련했는데요. “예전에 다녔던 명승지를 모두 그림으로 그려 벽에 걸어놓고 누워 감상하며 노닐었다(臥以游之)”(<송서> ‘열전·종병’)는 겁니다.■‘눕방’으로 상상여행조선조 실학자 성호 이익...

    1560호2024.01.02 07:08

  • [이기환의 Hi-story](114)영조는 “개가 왜 짖냐”…정조는 잠자리서도 ‘탕탕평평평평탕탕’
    (114)영조는 “개가 왜 짖냐”…정조는 잠자리서도 ‘탕탕평평평평탕탕’

    ‘탕탕평평…’. 국립중앙박물관이 영조 즉위 300주년을 맞아 개최 중인 특별전의 제목이 좀 ‘쨍’ 합니다.영조(재위 1724~1776)와 정조(재위 1776~1800)가 ‘탕탕’하고 ‘평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펼친 ‘탕평’과 관련된 특별전입니다. 영·정조가 탕평책을 쓰면서 글과 그림을 통해 소통했던 방식을 한번 들여다보자는 것이라 합니다.이 특별전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는 ‘삽살개’가 등장하는 특별전 포스터가 그것입니다.또 하나는 특별전 제목인 ‘탕탕평평’인데요. 이 대목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탕탕평평’도 모자라 ‘탕탕평평평평탕탕(蕩蕩平平平平蕩蕩)’이라고 새긴 정조의 장서인(규장각 소장)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어느 개가 짖어!”‘삽살개’ 그림을 살펴볼까요. 영조가 화원 김두량(1696~1763)의 ‘삽살개’ 그림...

    1559호2023.12.26 07:00

  • [이기환의 Hi-story](113) 문화재 ‘죽어도 못 보내’? 이제는 ‘필요하면 보내’!
    (113) 문화재 ‘죽어도 못 보내’? 이제는 ‘필요하면 보내’!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남성 4인조 그룹인 2AM이 2010년 발표한 ‘죽어도 못 보내’라는, 벌써 13년 된 곡입니다. 뜬금없이 웬 노래로 시작하느냐고 할 테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한국 문화유산의 해외 전시 및 수출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이 노래가 떠오르기 때문이죠.■‘죽어도 못 보낼 문화재’단적인 예가 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를 기념하는 ‘한·일 문화재 국보전’이 개최될 예정이었는데요. 그때 문화재위원회가 ‘백제 금동대향로’(국보)와 ‘영조 어진’(보물)의 반출을 불허했습니다.“백제 예술의 정수인 금동대향로를 내보낼 필요가 없고, 일왕의 유물이 해외에 나가지 않는데 굳이 영조의 초상화가 일본에 출품될 이유도 없다”며 만장일치로 결정한 겁니다.또 2013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개최하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에 국보(옛 83호) 반가사유상이 출품될 예정...

    1558호2023.12.20 07:00

  • [이기환의 Hi-story](112)조선은 똥!덩!어!리?…박제가는 왜 ‘중국어공용론’을 폈나
    (112)조선은 똥!덩!어!리?…박제가는 왜 ‘중국어공용론’을 폈나

    ‘대련(對聯)’이라는 서예의 형식이 있습니다. 새해맞이나 집안의 경조사, 장수 축하 등을 알리는 글귀를 한 쌍으로 만들어 문기둥이나 문짝에 붙이는 것을 뜻합니다. 중국에서는 명·청 시대를 거치면서 대중화했답니다.조선의 ‘대련’은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작품이 유명하죠. 이 ‘대련’을 조선에 처음 도입한 이는 바로 초정 박제가(1750~1805)로 알려져 있는데요.초정은 북학파 실학자로 유명하지만 뛰어난 문장가이자 시·서·화로도 명성을 떨친 분입니다. 하지만 정작 초정이 도입했다는 ‘대련’ 글씨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첫 공개된 ‘박차수=박제가’의 서예그런데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수석큐레이터가 눈이 번쩍 뜨이는 작품(개인 소장)을 저에게 보여주었는데요. 그것은 박제가의 직함과 이름 그리고 낙관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대련’ 글씨였습니다.“일찍이 장량이 처자와 함께 웃고(嘗笑張!...

    1557호2023.12.13 07:00

  • [이기환의 Hi-story](111)신안 보물선에 밀수품이 800만개나?
    (111)신안 보물선에 밀수품이 800만개나?

    30, 50, 70, 700, 900, 1500. 무슨 숫자조합일까요. 올해(2023)에 유독 많이 붙은 ‘~주년’의 수식어입니다.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과 천마총 발굴 50주년이고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입니다. <고려도경>을 쓴 송나라 사신 서긍의 고려 방문(1123) 900주년이 됩니다. 백제 무령왕의 장례식(523)이 거행된 지 1500주년이고요.그런데 얼마 전에 올해가 또 하나의 ‘~주년’이었다는 사실을 알린 행사가 열렸더라고요.그것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신안 보물선’이 1323년(충숙왕 10) 원나라 경원(저장성 닝보·浙江省 寧波)을 출발한 지 700주년이 된 해라는 겁니다. 얼마 전(11월 11일) 고려대에서 ‘신안선 출항 700주년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답니다.새삼 ‘신안 보물선’ 인양 이야기가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도자기 6점의 기적1975년 8월 20일이었...

    1556호2023.12.06 07:00

  • [이기환의 Hi-story](110)흠결을 찾을 수 없는 ‘고려판 세종’ 아세요?
    (110)흠결을 찾을 수 없는 ‘고려판 세종’ 아세요?

    ‘고려판 세종대왕’, ‘도무지 비판할 거리가 1도 없는 군주’…. 아니 고려 역사에 이런 임금이 있었단 말입니까.그렇습니다. <고려사>에 나오는 표현이고요. 고려의 뒤를 이은 조선조에서도 “국난에 빠진 고려를 중흥시킨 영명한 군주”라며 롤모델로 삼은 분입니다. 바로 고려 현종(재위 1009~1031)입니다. 마침 KBS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이 바로 이 고려 현종 시대를 다루고 있죠.■12세기 이전 ‘장의사’ 명문기와의 의미실제로 현종의 자취와 유산이 개성(개경)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고고학 발굴을 통해 나타났습니다.올해 3월의 일입니다. 서울 종로 신영동(실제 구기동) 도시형 생활주택 부지에서 고려시대 건물터(1382㎡)가 확인됐는데요. 건물터의 입지를 보니 개경의 만월대를 빼닮았고요. 출토 유물 또한 격이 엄청 높습니다. 연대를 판단할 수 있는 명문 기와(‘승안 3년’·1198)가 나왔어요. 지난 8월 또 하나 특기할 만한 유구와 ...

    1555호2023.11.2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