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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의 플라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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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재의 플라이룸](41)꿀벌의 사회면역과 공유 RNA
    (41)꿀벌의 사회면역과 공유 RNA

    꿀벌을 진사회성 곤충이라 부른다. 인간도 사회적 동물이지만, 진사회성 종은 아니다. 진사회성의 세 기준은 첫째, 세대의 중첩, 즉 군집에 적어도 두 세대의 개체가 공존할 것, 둘째, 협동적 양육, 즉 군집 구성원들이 양육을 위해 협력할 것, 셋째, 생식 노동의 분업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하고 두 번째 조건에 근접했지만 세 번째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므로 진사회성이 아니다. 즉 인간은 지구상에 나타난 사회성의 최고점에 위치하는 존재가 아니다.사회면역 코로나19 팬데믹 내내 우리는 집단면역이라는 말을 들었다. 백신 접종자의 숫자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바이러스가 더 이상 퍼지지 않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됐지만, 여전히 우리는 집단면역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2011년 코로나바이러스의 집단면역이 불가능한 5가지 이유로, 불명확한 백신의 전염 방지 효과, 백신 보급의 불균형,...

    1536호2023.07.07 11:28

  • [김우재의 플라이룸](40)꿀벌의 멸종위기…유전학이 줄 희망
    (40)꿀벌의 멸종위기…유전학이 줄 희망

    꿀벌은 지구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모기와 초파리도 지구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꿀벌과 같은 곤충이지만, 우리는 세상의 그 어떤 곤충보다 꿀벌의 존재에 감사한다. 꿀벌은 꽃가루를 수분시켜 식물의 번식을 돕는 곤충이다. 그리고 꿀벌처럼 식물의 수분을 돕는 곤충과 동물은 많다. 그중에는 파리와 모기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유독 꿀벌을 사랑한다. 왜냐하면 꿀벌이 꿀을 생산해 인간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랑은 대부분 이기적이며 편향적이다.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물질적 존재를 벗어나 감정을 느낄 방법이-현재로서는-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꿀벌은 인간이 기르는 식물의 3분의 1을 수분(受粉)시킨다. 인간이 먹는 과일, 채소, 곡물 대부분은 재생산 과정에서 꿀벌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꿀벌이 수분시키는 식물의 가치는 연간 175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꿀벌은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꿀벌이 꽃가루를 옮기면서 토양에 질소와 인산...

    1531호2023.06.02 11:29

  • [김우재의 플라이룸](39)약탈적 학술지와 인공지능
    (39)약탈적 학술지와 인공지능

    인공지능(AI) 개발의 선구자, 제프리 힌튼 교수가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돌연 구글을 퇴사했다. 그의 경고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인공범용지능(AGI)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챗GPT가 아직까지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꾸지는 못했지만, 인터넷이나 아이폰 역시 하루아침에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았다. 그 변화의 속도를 가늠하는 건 어렵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챗GPT의 등장으로 뒤바뀐 세상이 비가역적일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다른 세상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IT업계가 AI 개발을 두고 벌이는 경쟁의 치열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들의 AI 개발 경쟁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돈 때문이다. 따라서 학계는 AI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으로 뜨겁다. 하지만 AI 윤리학의 발전속도는 결코 AI의 발전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일론 머스크나 몇몇 학자들의 의견처럼 6개월간 AI 개발을 잠시 멈추자고 선언하는 것이...

    1527호2023.05.05 12:20

  • [김우재의 플라이룸](38)AI, 인문학 그리고 과학
    (38)AI, 인문학 그리고 과학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온 인공지능의 엄청난 발전을 목도 중이다. 오픈AI사의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혁명이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 미드저니 등의 인공지능 생성기는 사용자가 원하는 그림을 순식간에 그려낸다. 일러스트 디자이너와 의상모델 등의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콜센터 상담직원, 사무원, 프로그래머, 기자, 회계사, 통역사 등 반복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은 물론 의사, 약사, 변호사, 통계 연구원 등의 전문직도 위태롭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거대한 변화가 벌어진 건 분명하다.제프리 힌튼과 인공지능의 기초 바야흐로 AGI, 즉 ‘인공 범용 지능’의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AGI는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AI를 말한다. 인공지능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학 교수는 앞으로 20년 안에 AGI가 구현된다고 말한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의 겨울(침체기)에도, 끈질긴 신경망 연구를 통해 딥러닝의 시대를 열...

    1523호2023.04.07 11:45

  • [김우재의 플라이룸](37)반도체 깡패와 의치한약수
    (37)반도체 깡패와 의치한약수

    미국 반도체지원법을 총괄 지휘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 2월 23일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반도체법의 최종 목표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지닌 모든 기업이 연구개발과 대량 생산을 하는 세계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발표된 이 법의 1차 세부 사항에는 ‘초과이익 공유’, ‘영업기밀 제공’, ‘군사 협조 우선’ 등의 독소 조항이 담겼다. 국방예산이 1000조원에 이르는 천조국 미국에서 겨우 50조~70조원 규모의 생산 보조금 지원 법안을 만들어 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온 반도체 기술을 통째로 빼앗아가겠다는 이 발상에 조선일보까지 나서 미국을 ‘반도체 깡패’로 규정하고 나섰다.과거 미국은 세계대전 종전 직후 브레턴우즈 체제를 구축하며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이어 1970년대 만성적 무역 적자와 베트남전 비용...

    1519호2023.03.10 11:13

  • [김우재의 플라이룸](36)AI와 종말, 저항, 희망
    (36)AI와 종말, 저항, 희망

    대통령도 신년사에 챗GPT를 사용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은 우리가 잠든 사이 조용히 세상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미국 빅테크 회사들은 챗GPT의 공개에 자극받아 오랫동안 준비 중이던 자신만의 인공지능을 공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이에 따라 향후 IT업계의 지형도가 크게 변화할 것임은 분명하다. 단순히 몇몇 직업이 사라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인간이 유일하게 우월하다고 믿었던 지성의 영역, 특히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고 쓰는 능력에 기반을 둔 모든 인간 활동에 거대한 규모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세상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글쓰기의 종말과 교육의 저항 가장 먼저 위협을 느낀 직종은 교사들이었다. 적당한 주제와 질문만 주면 완벽하게 영어로 된 에세이를 써주는 인공지능의 탄생에 미국 교사들은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학생들이 마음만 먹으면 더 이상 예전처럼 몇 시간씩 걸려 에세이를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쓴 글을 인간이 구분해낸다는 건 ...

    1515호2023.02.10 11:37

  • [김우재의 플라이룸](35)챗GPT와 한국 정치
    (35)챗GPT와 한국 정치

    한국사회는 정치권의 자극적인 뉴스로 시끄럽지만, 지난 몇 주간 세계에선 지구를 몇 번이나 바꾸고도 남을 혁명적인 여러 기술이 발표됐다. 구글은 양자 프로세서에서 시공간을 통과하는 베이비 웜홀 구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이 완성됐고, 첫 원정대가 6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무사 귀환했다. 미국 정부는 상온핵융합으로 에너지 생산의 실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혁명은 매일 벌어지는 중이다.인공지능의 발전엔 특이점이 왔다. 미드저니(Midjourney)는 글쓰기 명령만으로 엄청난 수준의 그림을 몇 초 만에 그려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미드저니로 그린 그림이 미술전에서 수상하면서 과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을 작품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불과 두 달 전, 그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우리 삶을 바닥에서부터 바꿔버릴지 모를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그 이름은 챗GPT(ChatGPT)다.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게 혁신이다챗GPT...

    1511호2023.01.06 14:17

  • [김우재의 플라이룸](34)사이비 전성시대
    (34)사이비 전성시대

    ‘비슷하지만 아닌 것’을 사이비(似而非)라고 한다. 무엇을 사이비라 부르려면 단순히 가짜가 아니라, ‘진짜인 척하는 가짜’여야 한다. 이미 공자와 맹자의 시절에도 향원처럼 사이비한 자들이 한 집단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인정됐다. 공자와 맹자가 사이비한 자들을 혐오한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명예와 이익을 위해 세상을 어지럽힐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서구에는 사이비에 해당하는 단어로 ‘수도(pseudo)’가 있다. 근대과학의 발상지인 서양에선 과학과 과학이 아닌 것을 ‘구획’하는 문제가 철학의 오래된 고민이었다. 영어로는 ‘수도사이언스(pseudoscience)’, 우리말로는 ‘유사과학’ 혹은 ‘사이비과학’으로 번역되는 가짜 과학의 문제 또한 유사과학이 과학을 사칭해 공공에 피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

    1507호2022.12.09 11:25

  • [김우재의 플라이룸](33)사퇴로 해결 말고 사태 해결을 하라
    (33)사퇴로 해결 말고 사태 해결을 하라

    실험실은 작은 사회다. 어느 사회나 그렇듯, 실험실에서도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다. 실험실의 문제는 여러 층위로 나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실험실 프로젝트와 관련된 것들이다. 실험실은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만 그 본질적인 연구의 기능을 충족한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가장 긴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일은 프로젝트 수행에서 벌어지는 각종 실수와 오류다.하지만 연구를 수행하는 주체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실험실은 작은 사회다. 이 말은 20명 남짓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조직 안에서도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인간의 문제를 프로젝트의 문제와 독립해 생각하면 할수록 결국 인간의 문제에서 누적된 오류가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역시, 실험실 관리의 중요한 분야가 되는 셈이다.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학위과정에서 만난 대부분의 한국 교수는 책임...

    1502호2022.11.04 11:16

  • [김우재의 플라이룸](32)디지털 혁신? 공공연구기관 현실을 보세요
    (32)디지털 혁신? 공공연구기관 현실을 보세요

    1년간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정출연)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IT 환경이 정말 열악했다. 일단 와이파이가 없다. 국가정보원이 금지해 연구자들은 와이파이 자체를 사용할 수 없다. USB 사용도 금지돼 있다. 그러니 데이터를 옮기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구글, 네이버, 아마존 클라우드 등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고, e메일도 기관 e메일이 아니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카톡도 텔레그램도 모두 막혔고, 메신저 프로그램 대부분이 작동하지 않는다. 국가연구기관이니 인터넷보안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건 보안 때문에 연구환경이 완전히 망할 수준이다.상황이 이러니 클라우드 데이터로 공유되는 국제유전체 컨소시엄 연구나 브레인 커넥톰(connectome) 연구는 꿈도 꿀 수 없다. 젊은 연구원들은 어떻게라도 연구를 해보려고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해 컴퓨터에 연결하고, 나이든 연구원들은 아예 첨단 연구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심지어 과학기술 관련 데이터센터가 ...

    1498호2022.10.07 1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