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지원법을 총괄 지휘하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 2월 23일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반도체법의 최종 목표는 첨단 반도체 기술을 지닌 모든 기업이 연구개발과 대량 생산을 하는 세계 유일한 나라가 미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발표된 이 법의 1차 세부 사항에는 ‘초과이익 공유’, ‘영업기밀 제공’, ‘군사 협조 우선’ 등의 독소 조항이 담겼다. 국방예산이 1000조원에 이르는 천조국 미국에서 겨우 50조~70조원 규모의 생산 보조금 지원 법안을 만들어 아시아 국가들이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해온 반도체 기술을 통째로 빼앗아가겠다는 이 발상에 조선일보까지 나서 미국을 ‘반도체 깡패’로 규정하고 나섰다.과거 미국은 세계대전 종전 직후 브레턴우즈 체제를 구축하며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이어 1970년대 만성적 무역 적자와 베트남전 비용...
1519호2023.03.10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