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로 시작된 연구에 노벨상이 주어진 건 여섯 번뿐이다. 초파리에게 6번이나 노벨생리의학상이 주어졌느냐고 놀랄지 모르지만, 1933년 초파리를 이용한 유전법칙의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은 토머스 헌트 모건의 초파리 유전학은 20세기 초 유럽과 비교해 과학기술 후진국이던 미국에서 맨해튼 프로젝트와 더불어 몇 안 되는 자랑스러운 과학 분야 중 하나였다. 초파리 유전학은 이후에도 미국식 과학의 상징이자 대표주자로 20세기 중반 전성기를 구가했고, 여전히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등의 최첨단 연구소에서 주목받는 생물학의 대표적인 모델생물이다. 여섯 번의 초파리 노벨상 중 마지막은 2017년 24시간 주기의 생체시계를 연구한 초파리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초파리의 생체리듬과 유전자, 혁명의 시작1970년대 초반, 박테리오파지 연구로 이미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모어 벤저는 스승 델브뤽의 권유로 새로운 학문을 창시한다. 훗날 ‘행동유전학’이라 불리게 된 이 분야의 주인공은 초파리였고 벤저는 ...
1613호2025.01.17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