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포(膠細胞·glia)는 한때 뇌의 단순한 ‘접착제’로 여겨졌다. 19세기 신경과학자들에게 교세포란 신경세포들을 접착시키는 수동적인 연결조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세포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조절하고, 뇌의 면역을 담당하며, 심지어 기억과 학습에까지 관여하는 뇌의 중심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과학사를 넘어 우리 사회가 내포한 역설적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진정한 변화의 요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접착제’에서 시작된 오해뇌과학의 역사는 신경세포 연구에 주로 집중돼 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뇌를 신경세포 중심으로 이해하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신경세포는 뇌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종류의 조직이며, 실제로 다양한 외부환경의 정보를 취합하고 계산을 통해 해당 생명체가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동물의 뇌에는 신경세포와 동일하거나 더 많은 수의 교세포가 존재한...
1627호2025.05.02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