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미워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통령. 이보다 희극이 있을까. 시민들의 희생과 민주화 운동으로 일궈낸 한국의 민주주의가 2024년 한밤중에 허물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보다 비극이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12월 3일 발포된 포고령에는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 “언론 통제”, “처단” 등 섬뜩한 문구가 박혀 있었다. 군·경이 국회에 투입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밤 국회로 갔다. 경찰이 출입을 막아섰고, 상공에선 계엄군을 태운 헬기들이 굉음을 내며 연이어 국회 안으로 향했다. 덮쳐오는 어둠이 얼마나 길고 깊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윤 대통령은 ‘불통’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으레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들을 만났다. 미우나 고우나 정국 안정을 위해 협치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국회 개원식, 지난 11월 예산안 시정연설 모두 불참했다. 야당은 ‘명태균 게이트’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갖은 의혹을 조사...
1609호2024.12.2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