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금요일은 아주 바쁜 날이었다. 그다음 주 월요일 이사를 앞두고 맞은 마지막 평일이었다. 인터넷 장비나 정수기를 해체하는 등 집안 곳곳 물건의 이동을 준비하는 약속이 줄줄이 잡혀 있었다. 거실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다 초인종을 누르는 노동자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인사하고, 다시 일하고, 서명하고, 배웅하기를 반복했다.오전 9시 30분에 도착한 이의 역할은 매트리스 청소였다. 큰 체격의 남성이 그날 만난 이중 가장 많은 짐을 들고 등장했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반소매 차림이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짧은 설명을 마친 뒤, 크고 화려한 청소기를 들고 침실로 들어갔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청소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그가 세제를 묻힌 솔로 매트리스 위 얼룩을 꼼꼼히 지우고 있을 때 오전 11시가 됐다. 헤드폰을 꼈다.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음성이 흘러...
1624호2025.04.11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