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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칼럼](17)방금 화장실 다녀왔는데… 또?
    (17)방금 화장실 다녀왔는데… 또?

    사람은 24시간 동안 주간에는 평균 4~6회, 야간에는 0~1회 배뇨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처럼 더위로 인해 맥주,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수박을 많이 찾는다면 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말년에 눈, 귀, 치아가 건강한 것도 복이나 배뇨 관련 불편감이 없는 것 또한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배뇨·배변은 매일 겪는 생리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질환은 체감 정도가 다른 질환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배뇨와 관련된 여러 질환 중 과민성 방광은, 쉽게 말해 소변이 자꾸 마려워 불편한 질환이다. 전문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70대 중 3분의 1의 남녀가 과민성 방광증후군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의료비가 연간 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젊다고 안심은 금물 실제로 외래에서도 소변이 자주 마려워 불편하다는 환자를 종종 진료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우선 배뇨 관련 설문 작성과 함께 남성의...

    1488호2022.07.22 11:15

  • [메디칼럼](16)의료는 의사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16)의료는 의사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개발도상국의 외과의사들은 수술용 실 하나도 아껴 쓰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여러 사람을 살리고 있다. 과연 내가 이들보다 훌륭한 의사인가?어릴 때, 전설 속에 나올 것 같은 침술사 할아버지를 뵌 적이 있다. 풍수지리와 한의학 등 잡다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특이한 분들과 친분이 두텁던 외삼촌 덕분이다.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 저학년이었을 때라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으나 그 할아버지가 우리 집에 방문해 침술로 여러 사람을 치료했던 기억이 난다. 분명히 정식 한의사는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몇년 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구당 선생 같은 분이 아니었나 짐작해본다. 몇년이 지나 그 할아버지를 신문지상에서도 뵐 수 있었다. 기사는 여든이 가까운 나이에도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를 제압했다는 내용이었다. 후에 외삼촌께 여쭤보니 그 할아버지는 급소를 눌러 소매치기를 제압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 침술에 동경을 갖기 시작했던 것 같다. 침 한자루만 가지고 세상을 ...

    1484호2022.06.24 17:08

  • [메디칼럼](15)평온한 숙면 깨우는 밤손님 ‘다리저림’
    (15)평온한 숙면 깨우는 밤손님 ‘다리저림’

    살면서 한번쯤은 다리에 쥐가 난 적이 있을 것이다. 발가락이 꼬이며 종아리를 짓누르는 고통이 수분에서 수십분까지 지속하는데 필자도 어렸을 때 축구나 농구를 오래 하다가 몇 번 경험한 적이 있다. 특히 겨울부터 시작돼 4월까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외부 활동을 거의 못 하다가 날씨도 따뜻해지고 방역 빗장도 풀리면서 야외활동 인구가 폭증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갑자기 무리하면 다리저림을 밤에 경험할 수도 있다.복용 약물이나 생활습관 점검건강한 사람이 격렬한 운동을 해서 발생하는 다리저림이나 쥐가 나는 것은 어찌 보면 열심히 살고 있다는 훈장처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고령에 수면 중 다리저림을 주 증상으로 자주 내원하면 많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현재 앓고 있는 질병,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해야 한다. 오랫동안 당뇨 치료를 받고 있다면 저림의 원인이 혈관일 수 있고,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면 신경이 원인일 수 있다. 그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암과...

    1478호2022.05.13 14:17

  • [메디칼럼](14)의학에도 기적이 있을까?
    (14)의학에도 기적이 있을까?

    얼마 전 소아 뇌사자 수술이 있었다. 장기를 적출하는 수술을 시작하기 전에 기증자를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통 한국장기기증원에서 준비한 문구로 하지만, 그날따라 뇌사자의 어머니께서 추도사를 써오셨다. 채 만 7세가 되지도 못한 아이였고, 태어나면서부터 아프게 태어나 아마도 평생 대부분의 시간을 병상에 있었던 아이였다. 아이는 7세임에도 몸무게가 겨우 13㎏밖에 되지 않았다.소아 뇌사자 어머니의 작별인사 “OO아, 너는 태양 같은 아이였다. 네가 있어 행복했단다.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한다. 나중에 다시 만나면 엄마 꼭 안아줘.”수술실에 있던 모든 의료진의 마음이 울컥해 수술을 시작하기가 힘들었다. 반드시 수술에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졌다.조심스럽게 췌장과 신장을 적출했고, 이식하기 좋도록 혈관을 다듬었다. 그동안 동료 외과 교수가 수혜자의 수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환자가 매우 비만하고, 혈관이 좋지 않아 수술이 쉽지...

    1474호2022.04.18 13:32

  • [메디칼럼](13)목적지까지 정확하게, 약물전달시스템
    (13)목적지까지 정확하게, 약물전달시스템

    약을 먹기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자도 약과 영양제를 먹는데 바쁘다 보면 까먹기 일쑤여서 일주일에 한 번만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 아이들 예방접종을 하러 소아과에 가면 주삿바늘이 들어갈 때 우는 모습이 부모 입장에서 안타깝기도 하다. 이런 점을 인지한 제약회사들은 복약 및 투약의 불편한 점들을 개선하고자 개별 약제를 합치는 복합제, 서방형 약제, 경피형 패치 등의 방법을 개발했다. 이렇듯 투약 간격을 늘리거나 인체의 고통을 줄이는 비침습적인 방법 등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혈관 장벽들로 인해 약물이 도달하기 힘든 특정 신체 부위, 효과는 있지만 독성으로 인해 투약이 자유롭지 못한 약물 등 아직 해결 못 한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최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나노입자 기술, DNA 기술을 활용한 약물전달시스템(DDS·Drug Delivery System) 등을 개발 중이다. 향후 제약시장에 혁명을 몰고 올 약물전달시스템이...

    1467호2022.02.25 15:00

  • [메디칼럼]생명의 가치는 똑같다지만
    생명의 가치는 똑같다지만

    2014년 4월 세월호가 침몰했다. 국가적 재난 앞에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일반인 승객 희생자도 있었지만, 피워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은 어린 학생들이 국민의 마음을 더 침통하게 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방송으로 의사이자 경제학자인 김현철 교수가 한 교회에서 강연하는 걸 듣게 됐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극단적인 영아·소아 사망률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에티오피아에서는 매년 5세 이하의 아이들을 태운 2대의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습니다.”수학여행을 갈 수 있는 나이가 되기도 전에 에티오피아에서는 수많은 아이가 병마로 죽어가지만 그들의 죽음을 기억하는 이들은 없다고 했다.외과 레지던트를 하던 2000년대 후반에는 암수술을 하는 70대 환자들이 별로 없었다. 일흔이 넘도록 충분히 살았으니 수술을 받으면서 더 사는 게 염치없다고 느낀 탓인지, 아니면 암수술 같...

    1463호2022.01.21 15:21

  • [메디칼럼](11)성형수술, 환자와 의사 간 신뢰가 중요하다
    (11)성형수술, 환자와 의사 간 신뢰가 중요하다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며 산 지 벌써 2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특히 겨울이 되면 많은 분이 성형외과를 찾아와 겨울에 수술하는 게 더 좋은지 물어본다. 겨울이라고 특별히 더 좋을 건 없지만 신경 쓸 일이 약간 줄어든다고 볼 수는 있다. 한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몸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많아 감염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을 하고 본인 몸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은 드물고, 많은 사람이 여름에도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여름이 특히 나쁘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여름의 실내가 한겨울보다 더 춥기도 하다. 간혹 실도 안 뽑았는데 모든 지시를 무시하고 바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분들도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그런 분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난다.코 수술은 성장이 멈춘 후에 하길우리 병원에 오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연세가 많지만,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면 어린 학생들의 방문 횟수가 늘어...

    1461호2022.01.07 15:26

  • [메디칼럼](10)우리 몸에도 ‘자율주행 시스템’이 있다
    (10)우리 몸에도 ‘자율주행 시스템’이 있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마차에서 증기기관차 출현을 목도했던 인류는 2022년 1월 현재, 자율주행차 출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율주행이 실현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금도 아침 출근길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고 커피를 마시며 정신을 차린다든가, 심지어 정차된 순간을 이용해 립스틱을 바르거나 마스카라로 눈썹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된다면 이러한 행동은 일상이 될 수 있다. 운전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막간을 이용해 영화도 편하게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주거, 산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우리 몸에도 자율주행을 하는 멋진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바로 자율신경이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둘은 마치 음과 양처럼 길항작용 및 상호보완적인 작용을 한다. 심장, 폐, 위, 소장, 대장을 포함한 내부장기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혈관, 내&midd...

    1460호2022.01.03 13:34

  • [메디칼럼](9)이유 ‘있는’ 불안
    (9)이유 ‘있는’ 불안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2차 접종) 비율이 80%(12월 1일 기준)를 넘어섰다. 코로나19 백신을 의학적인 이유로 못 맞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맞은 것 같다. 내가 보는 이식 환자 중에서는 벌써 3차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맞은 분들도 있다. 백신 수급이 더 빨랐다면 우리 행정 시스템상 더 이른 시기에 백신 완료율에 도달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백신의 부작용이 두려워 맞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의사들 가운데에서도 인터넷상에서 불안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대로 된 임상시험 없이 졸속으로 백신이 개발됐다면서 다국적 제약회사의 이기심에 의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시험대상이 되고 있으며, 코로나19도 비타민 등을 잘 먹으면 쉽게 이겨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퍼뜨리고 있다. 참 무책임한 말에 분노를 느꼈다. 내가 “왜 세계보건기구(WHO)나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의학 저널 ‘NEJM’에 나오는 논문을 믿지 않고, 코...

    1456호2021.12.03 15:13

  • [메디칼럼](8)가려움이 보내는 ‘시그널’을 읽어라
    (8)가려움이 보내는 ‘시그널’을 읽어라

    살면서 가려움증이 없었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려움은 통증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통증이 물리적·화학적 유해 자극에 대한 신호라면 가려움증은 현재 피부 또는 다른 어떤 원인으로 인해 통증과 비슷하게 내 몸에 이상신호를 보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환절기를 맞이해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보자.아토피: 유전에서 환경으로가려움증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질환은 아토피다. 아토피는 면역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유전, 알레르기 유발 환경, 자율신경계, 면역기능저하, 내분비계 이상 등이 있다. 연평균 대략 100만명 정도의 아토피 환자가 진료를 받는다고 하니 아토피 역시 의료계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질환임이 분명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아토피가 성인이 돼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40% 정도 된다고 하는데 가려움증으로 인해 학습, 업무, 수면,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한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1454호2021.11.22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