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일주일을 읽었다. 프랑스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1970년에 발표한 <노년>이다. 775쪽이라니. 책이 너무 두꺼웠다. 돋보기를 쓰고 책을 읽는데, 젊었을 때처럼 며칠 내리 읽기가 어려웠다. 허리도 아팠다. 노년이 정말 남의 일이 아니다.<제2의 성>으로 유명한 보부아르가 60을 넘어 이 책을 낸 게 내겐 인상적이었다. 당황스러운 노년을 파헤쳐보겠다는 의지가 책 두께만으로도 읽힌다. 보부아르는 50세에 한 미국 여학생이 자신을 ‘늙은 동지’라고 부르는 데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는 여전히 나인데,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단 말인가?”이게 무슨 말인지 잘 안다. 나 역시 나이가 당황스럽다. 모습은 당연한 50대다. 그런데 50대의 마음이 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던 ‘20대의 나’와 돋보기를 쓰는 ‘50대의 나’가 그렇게 다른 ...
1435호2021.07.02 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