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도 돼봤고 사십도 돼봤다. 한 살 더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뭔가 해야 할 일들로 바빴다. 이제 더 이상 이십대가 아니지. 사십대라 그런지 예전 같지 않네. 그 정도로 넘어갔다. 오십은 상상해보지 않은 나이였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먹었나. 나는 그냥 계속 이렇게 살 건가. 막막했다.여전히 본업에서 성장하는 오십대도 있을 거고, 충실하게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오십대도 있을 거다. 나는 그렇지 못했다. 오십의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십 이후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더욱 막막했다. 본업으로 삼고 싶던 건 오래전 놓쳤다. 긴 시간을 주부로 살았다. 아이는 어른이 됐고 살림은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됐다. 그런데 여유가 꼭 좋은 건 아니었다. 빈 둥지가 폐허가 되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야 했다.아쉽게 지나가버린 오십년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질문이 이렇게 진심인 적이 있었나. 오십이 되기 전 어떻게 살 것인지를 내가 정말 선택한 적이 있었나. ...
1460호2022.01.03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