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들은 작은 것에도 눈물을 흘린다. 그런 약점을 윽박지르며 약자를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자들은 폭력배에 다름 아니다.꽤 밤이 깊었고 전동차 안이었다. 중년의 사내가 고통스런 표정으로 연결통로의 문을 열고 전동차 칸을 넘어왔다. 사내는 한쪽 다리를 거의 끌다시피 절었다. 한눈에 봐도 걸인이었다. 밤이 늦어서 승객이 별로 없었다. 사내는 힘겹게 걷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그는 고통의 낯빛을 거두더니 이내 일그러진 표정으로 차 안을 훑어보았다.더 놀랄 일이 벌어졌다. 그가 똑바로 서서 제대로 걸어 다녔다. 승객도 적고 거의가 취객들이라 ‘영업’에 흥미를 잃은 듯했다. 차 안을 오가더니 전동차가 멈추자 쏜살같이 뛰어내렸다. 그는 마침 정차해 있던 다른 전동차로 옮겨 탔다. 승객들은 한동안 그가 사라진 전동차 문을 바라봤다. 차 안의 공포도 빠져나갔다. 문득 옛일이 떠올랐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귀갓길이 우울했다.서울생활을 막 시작할 ...
1334호2019.06.28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