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불혹을 맞았다. 해마다 5월은 그대로지만 떠나간 사람은 돌아오지 못한다. 슬픔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떠나보낸 고통은 애도를 통해 해소될 수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애도는 필수적이다. 그때 그곳에서 스러진 사람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개인과 국가의 아픔은 치유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사회적 무당’이다. 망자의 가슴에 사무친 원한을 캐내 진실과 공감의 언어로 펼쳐내면서 한 서린 죽음을 씻어주기 때문이다.하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것처럼 어정쩡한 위로는 상처만 덧나게 할 뿐이다. 고통과 분노는 분출보다는 승화될 때 설득력을 얻고 보편성으로 나아가게 된다. 소설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거룩한 분노’가 종교보다 깊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해 광주의 5월을 건너오지 못한 중학생을 둘러싼 산 자와 죽은 자의 증언을 통해 시대의 어둠을 밝혀주...
1379호2020.05.22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