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의 이름은 여자가 아니라 어린이다. 가정에서의 폭력과 학대로 아이들이 다치고 숨지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이상향을 그려보라고 하면 대체로 개구쟁이 시절의 마을을 떠올린다. 의식주를 장만해야 하는 노역과 근심에서 벗어나 호기심과 천진함으로 점철된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집 밖이나 집 안 다 위험하다. 타인의 위해뿐만 아니라 가족의 괴롭힘도 만만찮다. 가장 근본적인 권리의 하나인 신체의 자유가 위협받는 현실에서 유년기를 꿈과 희망으로만 묘사하는 작품들은 참으로 비현실적이다. 그렇다고 세상이 짐승 같고 끔찍하다고만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꿈과 현실을 매개하는 문학의 역할이 한층 필요한 때다.<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가난과 고통의 연속에서도 상상력을 잃지 않는 꼬마 제제의 이야기다. ‘철들기 전의 세계에 대한 미칠 듯한 그리움’으로 압축되는 작품이지만 겨우 다섯 살짜리 꼬맹이가 구두닦이에 나설 만큼 가혹한...
1419호2021.03.12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