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살펴보는 정신분석학에서 민담만큼 유용한 자원이 없다고 한다.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을 언급하는 신화나 전설과 달리 ‘옛날 옛적에…’로 이야기의 핵심만 남아 있기에 인심을 비교하고 해부하는 데 적격이라는 것이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전공한 일본학자 가와이 하야오는 그림 형제의 동화를 통해 세월의 풍화작용을 거친 민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헨젤과 그레텔’이나 ‘들장미 공주(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익숙한 이야기는 물론 ‘트루데 부인’이나 ‘지빠귀 부리 왕’처럼 낯선 줄거리에서 융 심리학의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한다. 저자의 해석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이에게 권선징악을 가르치기 위해 읽는 것이 민담이라는 고정관념을 해체할 수밖에 없다.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모성’에 대한 선입견이다. 어머니는 사랑과 헌신의 대명사이며 모...
1430호2021.05.28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