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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프리뷰]자연스럽게 해동된 ‘아바스러움’
    자연스럽게 해동된 ‘아바스러움’

    관중의 함성이 들리고, 무대로 향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뒤이어 흐르는 다른 장면에서 벤뉘 안데르손이 자신들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동시에 벤뉘의 표정처럼 환한 목소리로 부른 노래가 울리기 시작한다. 9월 2일 출시된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신곡 ‘아이 스틸 해브 페이스 인 유’ 뮤직비디오의 초반 장면이다. 이후 전성기 활동이 사진과 영상으로 계속 나온다. 아바의 팬들이라면 추억에 흠뻑 젖을 만하다.1981년 8집 <비지터스>를 끝으로 해체했던 아바가 무려 40년 만에 음악 팬들을 다시 찾아왔다. 2016년 재결합한 아바는 2018년 신곡을 녹음해둔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앨범 규모로 계획이 바뀌면서 싱글 공개를 보류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쳐 원래 예고했던 지난해가 아닌 올해 11월 아홉 번째 정규 앨범이자 40년 만의 신작 <보이지>를 발매하게 됐다.리드...

    1445호2021.09.10 15:02

  • [문화프리뷰]삶이라는 무대 위의 ‘니나’들
    삶이라는 무대 위의 ‘니나’들

    체호프의 <갈매기>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더불어 가장 자주, 가장 오랫동안 공연되는 연극계의 스테디셀러다. <갈매기>는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이 작품 자체가 바로 ‘연극에 대한’, 그리고 ‘연극을 위한’ 연극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 지망생으로 등장하는 <갈매기>의 여주인공 니나는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어하는, 꿈의 배역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모든 <갈매기> 프로덕션에서 니나는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캐릭터이며, 오디션장에서도 니나의 대사를 준비해온 배우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 <분장실>에 등장하는 4명의 여배우도 모두 ‘니나’ 역을 꿈꾸고 동경한다. 극 안에서 실제로 니나 역을 맡아 무대에 서는 것은 배우 C뿐이지만, 나머지 ...

    1444호2021.09.03 15:36

  • [문화프리뷰]발칙한 상상력을 더한 사극 뮤지컬
    발칙한 상상력을 더한 사극 뮤지컬

    뮤지컬이 인기다. 음악을 좋아하고 이야기를 즐기는 우리 정서가 무대와 잘 어우러지는 탓이다. 뜬금없는 순간에 난데없이 노래하는 것이 못내 어색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희로애락의 세상 사는 이야기가 선율과 리듬에 담겨 라이브로 구현되면 아무래도 공감의 폭과 깊이는 확장되게 마련이다.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발굴이 외연을 넓히거나 여러 장르와의 접목과 충돌, 그로 인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것도 큰 매력이다.국악과의 만남도 흥미롭다. 우리 가락이나 전통음악이 반드시 대중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크고 작은 논란이 있다. 본류나 전통이 지켜지고 유지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발전하고 실험하는 창작 정신은 문화예술의 생명력을 고양하고 다양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요즘 다양한 매체와 공간을 통해 시도되는 젊은 국악인들의 변신과 도전이 반갑고 즐거운 이유다.뮤지컬로 만들어진 <금악>은 이런 실험정신이 ...

    1443호2021.08.30 11:03

  • [문화프리뷰]‘말하는 그림’ 짓는 아티스트 8인의 사색
    ‘말하는 그림’ 짓는 아티스트 8인의 사색

    시는 함축적인 언어로 감흥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시와 시각예술과의 밀접한 연관성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시는 회화처럼(Ut Pictura Poesis)’이라는 직유와 ‘회화는 무언의 시이며, 시는 말하는 그림’이라는 은유로 표현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서양뿐 아니라 동양의 전통에서는 시·서·화의 삼절로 자연의 섭리를 알고, 인격과 교양이 갖추었을 때 비로소 그림을 통해 격조가 우러나온다고 했다.이처럼 ‘말 없는 시와 말하는 그림’을 볼 수 있는 <시를 위한 놀이터>는 지속적인 학예연구를 바탕으로 대구미술관 기획의 방향을 제시하는 전시다. 또한 개관 10주년을 맞아 다가올 10년을 위한 주제를 발굴하는 한편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서 이슈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의 역사적 순간을 떠올리고 새로운 ...

    1442호2021.08.20 14:40

  • [문화프리뷰]35년 전 ‘뮤지션 마돈나’를 우뚝 세운 앨범
    35년 전 ‘뮤지션 마돈나’를 우뚝 세운 앨범

    1986년도 여전히 마돈나의 해였다. 3집 <트루 블루>는 발매한 지 얼마 안 돼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다. 수록곡 중 ‘리브 투 텔’, ‘파파 돈트 프리치’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으며, ‘트루 블루’가 3위를 기록했다. 매체들에 의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데뷔 동기 신디 로퍼가 같은 해 발표한 2집 <트루 컬러스>도 다수의 히트곡을 배출했지만 마돈나의 성적이 훨씬 앞섰다. 마돈나는 팝 음악계에서 또 한 번 자신의 위상을 높이게 됐다.1집과 2집의 성공으로 마돈나는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 댄스음악을 주력 상품으로 삼은 가수가 발라드인 ‘리브 투 텔’을 리드 싱글로 내놨다. 많은 팬을 확보했기에 발라드를 싱글로 출시해도 상업적 성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욱이 1985년 개봉한 영화 <청춘의 승부> 사운드트랙으로 부른 발라드 &lsqu...

    1441호2021.08.13 14:57

  • [문화프리뷰]입으로 전해온 불멸의 이야기 ‘3인3색’
    입으로 전해온 불멸의 이야기 ‘3인3색’

    <일리아드>. ‘일리움(트로이의 옛 지명)의 노래’란 뜻의 이 장엄한 서사시는 그리스 문학 최고(最古)의 작품이자 이후 수천년간 이어져 내려오며 서양문화의 원류로 평가받는 최고(最高)의 문학 중 하나다. 작가 호메로스는 트로이전쟁의 양 진영인 그리스군과 트로이군의 치열한 전투와 영웅들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아내면서 신의 뜻과 인간의 의지, 죽음과 삶에 대한 사유와 통찰을 그려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한 사건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1만5000행이 넘는 분량과 세세한 인물 설명 및 반복되는 구절로 인해 술술 쉽게 읽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에게 <일리아드>는 원전 그대로 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작품을 통해 훨씬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연극 <일리아드>는 바로 이 서사시를 원전에 가까운 형식으로 무대 위에 가져왔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다. 여기서 원전에 가깝다는 의미는...

    1440호2021.08.09 14:08

  • [문화프리뷰]‘이영훈표’ 주크박스 뮤지컬의 감동
    ‘이영훈표’ 주크박스 뮤지컬의 감동

    죽음에 이르면 한평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는 말이 있다. 희로애락으로 가득한 일생을 돌아보는 것이 기쁨이 될지 혹은 후회와 번민으로만 남을지 알 순 없지만, 그래도 늘 곁을 지켜준 생의 동반자에겐 애정과 감사 그리고 연민을 느끼게 마련이다.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다룬다. 유명 작곡가 명우가 세상을 떠나기 1분 전,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월하와의 여행을 통해 추억을 되돌아본다는 설정이다. 무대는 이를 통해 그의 음악 대부분에서 모티브가 되어준 첫사랑 수아와의 사연, 그리고 거의 일생을 함께 보내며 묵묵히 지켜준 아내 시영의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들려준다.이 뮤지컬의 가장 큰 장점은 물론 음악이다. 가수 이문세의 히트곡들로 익숙한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들을 만끽할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형식적 재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동전을 넣으면 왕년의 인기 대중음악을 틀어주는 음악상자처럼 무대가 흘러간 대중음악을 극적...

    1439호2021.08.02 11:26

  • [문화프리뷰]사진의 역사에서 숨겨졌던 여성의 역할
    사진의 역사에서 숨겨졌던 여성의 역할

    <히든 피겨스>라는 논픽션과 동명의 영화는 1960년대 미소 우주개발 경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활약한 흑인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은 인류 역사의 빛나는 순간으로 기록돼 왔지만, 정작 우주개발 역사를 시작할 수 있게 한 이들 중 여성 과학자들의 이름은 수십년이 지나서야 대중에게 알려졌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의장은 유인 우주 비행선 ‘뉴 셰퍼드’의 첫 탑승객 중 한명으로, 1960년대 우주비행사 자격을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비행을 거부당했던 13명의 여성 우주비행사 중 한명인 월리 펑크를 택하기도 했다.<히든 피겨스>와 월리 펑크가 세간의 이목을 받는 것은 아직도 인류 역사의 페이지를 가득 채운 ‘사람들’의 대다수가 남성인 현실을 반영한다. 물론 한국의 현실 또...

    1438호2021.07.23 14:55

  • [문화프리뷰]도시의 삶 담은 새로운 국악
    도시의 삶 담은 새로운 국악

    최근 몇년 사이 국악이 젊은 음악 팬들에게 깊게 파고들었다. 민요 록 밴드 씽씽과 판소리에 팝을 접목한 이날치가 그 대열의 선두에 있다. 씽씽은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콘서트에 출연한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고, 이날치는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한국 홍보 동영상을 통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날치의 노래들이 여러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여서 많은 이가 판소리를 일상에서 접했다.그렇다고 국악이 주류 장르로 올라선 것은 아니다.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국악 음반은 꾸준히 출시되지만, 대대적으로 주목받는 작품은 거의 없다. 씽씽이나 이날치, 이날치와 마찬가지로 씽씽에서 세포분열을 한 오방신과 추다혜차지스같이 ‘힙’한 그룹들 정도만 젊은 음악 팬들의 레이더에 잡힌다. 애석하게도 국악은 여전히 비주류의 제일 구석진 자리에 박혀 있다.6월 데뷔한 혼성그룹 모던판소리공작소 촘촘도 당분간은 현재 국악의 처지와 비슷할 것이...

    1437호2021.07.19 10:37

  • [문화프리뷰]‘좋은 사람’의 빛과 그림자
    ‘좋은 사람’의 빛과 그림자

    ‘좋은 사람’이 된다는 건 뭘까. 보편적인 차원에서 뭉뚱그려 이야기하자면 쉽게 대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좀 더 디테일한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면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모든 것이 긴밀하고 복잡하게 연결돼 있으면서 서로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어려운 문제다. 때로는 하나의 좋은 선택을 위해 여러 사람의 희생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대학로 무대에 오른 연극 <렁스>는 바로 이 문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두 남녀에 관한 이야기다.오랫동안 동거 중인 남자와 여자는 그동안 ‘좋은 사람’으로 살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 그들은 재활용과 장바구니를 생활화하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또 환경에 관한 뉴스와 다큐를 보고 투표와 시위로 좋은 세상을 위한 정치적 행동...

    1436호2021.07.12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