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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프리뷰]찬란하게 빛난다, 야야 킴의 정규 3집
    찬란하게 빛난다, 야야 킴의 정규 3집

    매일 수십편, 혹은 100편 이상의 노래가 새로 나온다. 가요만 해도 그렇다. 음원 플랫폼의 메인 페이지에는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는 가수의 작품이나 음악 팬들이 좋아할 만한 앨범이 진열된다. 하루에 발매하는 음원의 양이 많다 보니 그곳에 배치되는 것도 한시적이다. 또 다른 신작에 금방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 무수한 노래가 음원 플랫폼 안의 빠른 물결에 밀려 삽시간에 이용자들이 주시하지 않는 과거의 망망대해에 당도하고 만다. 음원시장의 가혹한 현실이 야속할 따름이다.사나운 환경 탓에 공들여 정규 앨범을 만들어도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많은 팬이 적극적으로 소식을 챙기는 유명 가수가 아닌 이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다. 금전적 부담이 덜하고 비교적 노동력이 적게 드는 까닭에 싱글을 내는 일이 예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세상에서 정규 음반을 제작하는 행위가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처한 상황은 혹독할지라도 여전히 정규 앨범은 나온다. 정규 음...

    1465호2022.02.11 17:56

  • [문화프리뷰]대화와 침묵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대화와 침묵이 만들어내는 하모니

    대체로 연극은 시각적 이미지의 영향력이 큰 장르다. 하지만 니나 레인 작, 박정희 연출의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은 시각적 이미지보다 침묵, 소리, 대화, 노래, 음향효과 등 청각적인 이미지가 훨씬 강력한 작품이다. 8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 작품의 첫 장면은 암전 속, 오케스트라의 악기 조율하는 소리로 시작하는데 조명이 들어오면 바로 주인공인 빌리네 가족이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저녁식사 장면으로 바뀐다. 제각기 소리를 내는 악기들의 불협화음, 그것이 바로 이들의 대화다.비평가인 아버지와 추리소설 작가인 어머니, 언어학을 공부하는 형과 오페라 가수 지망생 누나에 이르기까지 빌리네 가족은 모두 특별히 세련된 말과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로서 이들의 대사는 각기 특별한 자기만의 음색과 음역을 갖고 있다. 여기에 말을 듣지도, 하지도 못하는 청각장애인 빌리의 침묵이 들어감으로써 시끌벅적한 대화와 고요한 침묵이라는 청각적 대조가 도드라진다. 한 가족 안에서 펼치는 이...

    1464호2022.02.04 15:47

  • [문화프리뷰]보고 싶다, 한국뮤지컬어워즈 수상작
    보고 싶다, 한국뮤지컬어워즈 수상작

    총 81개 작품에서 724명 배우와 741명 창작자가 참여했다. 일반을 대상으로 판매한 티켓은 불과 2분 만에 동이 났다. 지난 1월 11일 성대하게 막을 올린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의 기록이다.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대한민국 뮤지컬 산업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막을 올린 신작 뮤지컬의 수적 증가도 그렇거니와 매출 신장세가 꽤 긍정적이다. 2021년 한국 뮤지컬 산업의 연간 매출은 약 23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공연시장의 53.4%를 차지했다. 팬데믹을 시작한 2020년과 비교해 64%가량 늘어난 규모로 뮤지컬계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올해 시상식의 규모와 열기가 새삼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한국뮤지컬어워즈는 모두 15개 부문에 걸쳐 19개 트로피의 주인을 가린다. 진행 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소수의 정예멤버로 꾸린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난상토론을 거쳐 후보작...

    1463호2022.01.21 15:14

  • [문화프리뷰]모더니즘 미술로 떠나는 시간여행
    모더니즘 미술로 떠나는 시간여행

    현대화를 비판하는 전통, 전통과의 단절을 추구하는 현대화. 그 사이를 관통하는 명백한 지점은 ‘현재가 과거와 미래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은 현대로 이어지고 현대는 다시 새로운 현대로 나아간다. 소위 ‘모던’한 미술가가 되려면 전통과는 차별화된 그 무엇을 위해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한다. 이는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며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고자 했던 모더니스트 예술가의 눈이었다.새로운 눈이 보고 감각했던 모던아트의 새로운 경향이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무엇을 볼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하는 방법적인 탐구에 방점이 찍힌다. 바로 자의식을 비추는 예술가의 감각이자, 경험과 지식으로 ‘변화하는 시대, 새로운 것’을 보는 작가의 시대정신이었다. 비평가이자 시인이었던 샤를 보들레르가 말한 ‘새로운 것의 도래’나 에...

    1462호2022.01.14 15:04

  • [문화프리뷰]레전드 조합 ‘걸스 온 탑’, 결과물은…
    레전드 조합 ‘걸스 온 탑’, 결과물은…

    걸스온탑이라는 3인조 걸그룹이 있었다. 이런 가수가 존재했는지조차 모르는 이가 태반일 것이다. 2016년 데뷔 싱글 ‘하이힐’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꿈을 잃고 싶지 않아’, ‘컴컴’, ‘올라’ 등 모두 4편의 싱글을 냈다. 멤버들의 가창력도 괜찮았고, 노래도 대중적이었지만 이름에 담긴 이상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히트는커녕 조용히 나타났다가 홀연히 사라졌다. 이들도 무명 기획사 출신 가수의 일반적인 숙명을 따랐다.지난해 12월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여성 아티스트들이 테마별로 새로운 유닛을 결성하는 프로젝트 ‘걸스 온 탑’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앞서 말한 걸그룹과 같은 이름이지만 이 기획의 운명은 정반대다. 많은 음악팬의 관심과 열띤 환호를 받을 수밖에 없다. 굴지의 레이블이 작심하고 벌이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 활동의 첫 주자 이름은 &lsq...

    1461호2022.01.07 15:25

  • [문화프리뷰]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
    신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

    연극 <라스트 세션>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 박사와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작가 C. S. 루이스의 토론을 그린 작품이다.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했으나 실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을 무대 위에서 만나게 함으로써 날카로우면서도 위트가 살아 있는 논쟁을 펼쳐내는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이 흥미롭다. 논쟁의 주제는 ‘신과 종교’다. 몇천년간 지속돼왔지만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대립 중인 무신론과 기독교의 입장을 각각 냉철한 무신론자인 프로이트와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가인 루이스가 맡아 치열한 논쟁을 펼쳐나간다. 그러나 몇천년간 이어져온 논쟁의 결론이 단 하루의 만남으로 해결될 리는 만무하다. 프로이트와 루이스 역시 열띤 논쟁 끝에도 마지막까지 서로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헤어진다.작가의 의도는 이 두 사람 중 누가 옳으며, 누구의 의견이 더 설득력 있는가를 드러내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작가의 시선은 두 사...

    1460호2022.01.03 13:33

  • [문화프리뷰 ]스필버그가 리메이크한 뮤지컬 영화
    스필버그가 리메이크한 뮤지컬 영화

    의외였지만 신선했다. 다양한 소재와 상상력으로 대중을 매료시킨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은퇴작으로 생각한 것이 뮤지컬 영화, 그것도 새로운 도전이 아닌 리메이크라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음표가 느낌표가 된 기분이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시종일관 1950년대 만들어졌던 초연과 1961년 제작된 뮤지컬 영화에 대한 오마주 같은 경의를 담아냈고, 잘게 나뉜 클로즈업 숏들은 마치 <레 미제라블>의 톰 후퍼가 그랬듯 배우들 표정의 잔근육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스필버그가 어릴 적 피아니스트 어머니가 유일하게 허락했던 대중음악이었다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선율은 여전히 감미로웠고, 제롬 로빈스의 독창적이고 강렬했던 원작을 바탕으로 다시 변주된 뉴욕시티발레단의 저스틴 펙이 만든 안무는 시종일관 눈을 떼기 힘든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대가 영화가 되고, 다시 영화가 무대가 되는 요즘 글로벌 문화산업의 흥미로운 장르 월경을 다시금 곱씹게 되는 체험이다....

    1459호2021.12.24 15:23

  • [문화프리뷰]접속과 접촉의 온오프라인 전시
    접속과 접촉의 온오프라인 전시

    ‘비대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넓고 깊게 보고 느끼는 감각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오프라인 없는 온라인 전시일 것이다. 이제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부속개념이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세계, 접속과 접촉이 교차하는 과잉이자 결핍인 욕망의 세계다. ‘대면’과 ‘비대면’이 교차하는 감각의 시대, 오직 눈으로 보고 감각해야 하는 비접촉 온라인 예술 소통이 확대될수록 개인의 ‘안목’ 성장을 위한 처방 또한 필요해보인다.인류의 역사가 바이러스와 싸움이었듯, 21세기의 인류 역시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다. 과학의 비약적인 발전만큼이나 바이러스 역시 진화하고 있고, 바이러스의 세계화는 예술 소통방식에도 다양한 변화를 일으켰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한 온라인미디어 예술 활동 지원사업인 ‘아트 체인지업’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속적인 예술창...

    1458호2021.12.17 13:22

  • [문화프리뷰]BTS·브레이브걸스 등 역경 속 비상
    BTS·브레이브걸스 등 역경 속 비상

    공연 쪽은 올해도 여전히 한산했다. 좀처럼 끝날 줄 모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가수가 무대에 오를 수 없었다. 페스티벌들도 2년째 자취를 감춘 탓에 공연계는 더없이 썰렁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단계적 일상 회복이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와 뮤지션들은 또 한 번 삭풍을 맞게 됐다. 안타까운 상황이 야속하게 이어지고 있다.코로나19 대유행이 여기저기를 얼어붙게 했지만 그렇다고 우리 대중음악 전체가 멈춘 것은 아니다. 예년과 다름없이 2021년에도 미디어, 음원이나 영상 플랫폼, 뮤지션, 음악팬들에 의해 주목할 만한, 혹은 재미있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로써 가요계는 어려움 속에서도 활기를 냈다.흥미로운 현상의 첫 주인공은 브레이브걸스였다. 유튜브 채널 <비디터>가 브레이브걸스의 무대와 네티즌들의 익살스러운 댓글을 편집해 만든 영상이 2월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많은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2017년에 발표한 ‘...

    1457호2021.12.10 14:34

  • [문화프리뷰]함께할 때 비로소 빛나는 것들
    함께할 때 비로소 빛나는 것들

    던컨 맥밀란의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은 주인공의 일곱 살 기억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엄마가 자살을 시도해 병원에 실려간 날부터 아이는 엄마의 슬픔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세상에서 빛나는 것들의 목록을 만든다. 아이스크림, 줄무늬 양말, 물놀이 등 일곱 살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들로부터 시작된 이 리스트는 이후 아이가 사춘기를 겪고, 결혼하고 또 소중한 사람들과 헤어지는 인생의 여정 내내 꾸준히 덧붙여져 극이 끝날 무렵에는 무려 100만개의 목록이 빼곡하게 채워진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100만개나 되는 목록의 숫자나 각각의 내용이 아니라 이 리스트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 자체다. 우울하고 슬픈 엄마를 위로하기 위해 처음 시작된 이 리스트는 주인공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엄마를 기다리던 병실 밖 복도에서 낯선 이가 건네주던 젤리, 리스트를 러브레터처럼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했던 추억, 결국 세상을 ...

    1456호2021.12.03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