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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프리뷰]‘슈퍼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과 음악
    ‘슈퍼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과 음악

    한 백인 청년이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 위 마이크 앞에 선다. 그러자 관객 한명이 이발부터 하고 오라며 야유를 보낸다. 의기소침해졌을 법한데 청년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시원하게 노래를 부른다. 더불어 다리까지 격렬하게 흔든다. 이때 카메라는 하체를 앵글에 담아 특정 부위를 부각한다. 여성 관객들은 하나같이 환희에 찬 얼굴로 함성을 지른다. 미국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기영화 <엘비스>의 예고편 중 한 장면이다.실제로도 그랬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출현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경쾌한 로큰롤 노래를 부르며 현란하게 하반신을 놀린 백인 가수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최초였다. 로큰롤의 확산을 견인한 인물 중 하나인 빌 헤일리 역시 백인이었지만 그의 제스처는 리듬을 타는 정도에 그쳤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미남이라 더욱 돋보였다. 1956년 9월 엘비스 프레슬리가 유명 TV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에 처음 출연했을 때 무려 6000만여명이 ...

    1485호2022.07.01 14:50

  • [문화프리뷰]도발을 통해 연극을 사유하는 무대
    도발을 통해 연극을 사유하는 무대

    페터 한트케 작, 기국서 연출의 <관객모독>은 도발적인 연극이다. 일단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관객은 왕’이라 해도 아쉬울 판국에 뻔뻔하게도 관객을 ‘모독’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홍보사진도 강렬하다. 빈 객석에서 무서운 표정의 배우들이 정면을 똑바로 노려보고 있다. 과연 이 연극, 어떻게 관객을 모독하고 왜 관객을 모독하려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실제로 공연 중 배우들은 관객에게 양해를 구한 뒤, 이런저런 ‘험한 말’을 쏟아놓는다. 또 편안한 어둠 속에서 무대를 바라보고 싶어하는 관객의 욕망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공연 내내 환하게 객석 등을 켜놓는다. 뿐만 아니라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분무기와 세숫대야를 동원해 시원한 물세례를 선사하기도 한다.실제로 이런 ‘모독’은 아주 사소한 장치에 불과할 뿐, 이 작품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사실 이 작품의 제목이 <관...

    1484호2022.06.24 17:00

  • [문화프리뷰]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아이다>

    뮤지컬 <아이다>가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쉽게 막을 내린 지 2년 만의 재회다. 소식만으로도 반가움과 안도의 마음이 밀려든다. 다들 비슷한 느낌이리라.<아이다> 원작은 주세페 베르디가 만들었던 동명 타이틀의 오페라다. 수에즈운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 당시 이집트의 국왕 이스마일 파샤가 의뢰해 시작됐다. 베르디는 처음엔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으나, 거듭되는 의뢰와 원작 이야기에 감동해 결국 4000파운드라는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작곡료를 받고 승낙했다는 후문이다.오페라는 4막으로 이뤄져 있다. 배경은 고대 이집트로, 에티오피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집트 군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수많은 포로가 끌려온다. 그중에는 신분을 숨기고 있던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도 있다. 남다른 당당함에 끌려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는 그를 이집트 공주인 암네리스의 노예로 보낸다. 그 와중에 라다메스는 점차 아이다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오페라는 아...

    1483호2022.06.17 11:20

  • [문화프리뷰]가상과 현실 넘나드는 새로운 창작
    가상과 현실 넘나드는 새로운 창작

    ‘그리드(Grid)’는 바둑판의 격자형이나 컴퓨터를 하나의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해 계산능력을 극대화하는 상호접속 가능한 전력계통 디지털 신경망이다. 미술에서 ‘그리드’는 1960년대 추상적이고 중성적인 구조, 논리와 조화 그리고 균형과 통일성을 보여주는 미적 형식을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아일랜드(Ireland)’는 섬(Island)이란 의미뿐 아니라 한 나라의 명칭이다. 이러한 의미를 담은 ‘그리드’와 ‘아일랜드’를 결합한 전시 <그리드 아일랜드>(5.26~8.15)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이 전시는 미술관의 기능인 수집과 연구, 전시와 교육의 바탕이 되는 담론 생산의 조건이자 과정으로서 제작에 주목하는 동시에 시공간의 제약을 초월한 공유와 협업을 가능케 하는 웹의 잠재력을 전시프레임으로 설정한다. 이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플랫폼을 ...

    1482호2022.06.10 14:05

  • [문화프리뷰]‘WSG워너비’가 불편한 이유
    ‘WSG워너비’가 불편한 이유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지부진하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시작한 지 8회차에 경연 참가자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인 Mnet의 <쇼미더머니>는 늘 10회 안에 막을 내렸다. <프로듀스 101> 시리즈도 12회를 넘기지 않았다. 반면에 <놀면 뭐하니?>가 출범한 걸그룹 오디션 ‘WSG워너비’는 이제야 절반에 다다랐다. 쓸데없는 장황함에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이번 기획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이맘때 <놀면 뭐하니?>가 SG워너비에 착안해 제작한 남성 보컬 그룹 MSG워너비가 큰 인기를 얻으며 여러 음원차트에서 1위를 휩쓸었다. SG워너비가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불렀던 그들의 대표곡들이 다시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MSG워너비가 부른 라붐의 ‘상상더하기’ 또한 역주행 대열에 들었다....

    1481호2022.06.03 11:22

  • [문화프리뷰]한국적 웃음 빚어내는 언어와 리듬
    한국적 웃음 빚어내는 언어와 리듬

    정제된 움직임과 세련된 오브제 그리고 잘 훈련된 몸짓 언어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한국 극단을 꼽으라면, 임도완 연출이 이끄는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있다. ‘극단’이 아니라 ‘연구소’라는 이름을 붙인 데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단순히 몸을 잘 쓰는 극단이 아니다. 창단 초기부터 텍스트가 담고 있는 내용뿐 아니라 그것이 보여지는 형식을 연구하면서 이를 다양한 움직임과 이미지로 무대 위에 구현해내는 실험과 시도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공부하고 탐구하는’ 극단이다.<보이첵>, <벚나무동산> 등 초기작부터 <크리스토퍼 논란클럽>, <카프카의 소송>에 이르기까지 비극과 희극, 신체극을 오가며 다양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 극단의 핵심은 코미디에 있다. 이들의 코미디 작품은 단순히 관객을 웃기려 하기보다 어떤 때 웃고 왜 웃는가를 연구한 결과물들이다. 때문에 작품 곳곳...

    1480호2022.05.27 13:52

  • [문화프리뷰]반 고흐의 명작들이 무대 위로
    반 고흐의 명작들이 무대 위로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는 이국적 정취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두 명의 교황이 존재했다는 아비뇽이나 로마시대 유적이 아름다운 님 등은 언제 찾아도 좋을 만한 관광 명소다. 유독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도시도 있다. 아를이다. 고흐가 말년을 보낸 장소다.아를의 거리를 걷다 보면 고흐의 그림 속 풍경 같은 정취를 만날 수 있다. 쇠구슬 놀이인 페탕크를 하는 사람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도도히 흐르는 론강과 강렬함을 뿜어내는 해바라기 등은 누구라도 예술적 영감을 느끼게 한다. 한국에서는 라디오 프로그램 제목으로 쓰여 유명한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이 된 레스토랑 골목이나 빨래하는 처자들이 있던 랑글루아 다리, 고흐의 그림과 똑같이 꾸며놓은 생폴 정신병원의 정원 등이 위대한 천재화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감동어린 명소들이다. 정말 정신병 때문인지 아니면 악마의 술이라 불린 초록색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압생트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

    1479호2022.05.20 15:41

  • [문화프리뷰]청년다움을 지향하는 예술발전소
    청년다움을 지향하는 예술발전소

    ‘청년다움’을 지향하는 예술발전소란 무엇일까. 청년인생학교에서는 이미지, 관계, 진로, 습관 등을 주제로 청년들의 ‘나다움’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창작공간에 입주한 예술가들의 이상적인 ‘청년다움’은 어떻게 예술로 발아할까? 창작은 늘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같은 것을 새롭게 보는 순간, 새로운 그 무엇을 떠올리거나 그러한 것을 향한 시선을 따라 청년의 꿈과 이상이 발현되는 것이 아닐까. “빛나는 귀중한 이상, 그것은 청춘이 누리는 바 특권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상의 보배를 능히 품으며, 그들의 이상의 아름답고 소담스러운 열매를 맺어 우리의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보라, 청춘을!”(민태원의 ‘청춘예찬’ 부분) 새로운 ‘그 무엇’을 향한 청년의 꿈과 이상이 깃든 창조적 체험은 과거와 미래를 품은 현재의 소중한 가치일 것이다....

    1478호2022.05.13 14:17

  • [문화프리뷰]‘10개의 시절’ 끝에… 드디어 첫 정규앨범
    ‘10개의 시절’ 끝에… 드디어 첫 정규앨범

    싱어송라이터 신지훈이 어느덧 활동 10년차에 접어들었다. 보통 사람들한테도 긴 세월이지만 가수들에게 10년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대중음악계에서는 매일 수많은 실력자와 경쟁해야 하고,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어떻게든 돋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재능을 보유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해 다른 길로 떠나는 이가 부지기수다. 이 매서운 각축장에서 신지훈은 10년을 버텼다.그렇다고 신지훈이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음원차트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적도 얼마 없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나 음악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가수 데뷔의 등용문이 된 SBS <K팝스타> 두 번째 시즌에 출연했을 때 가장 많은 주목을 받지 않았나 싶다. 신지훈은 스타가 되지 못한 생존자다.대신 신지훈은 지난 10년 동안 부단히 성장과 도전을 이어 나갔다.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처음 브라운관에 섰던 ‘소녀’는 2016년 첫 자작곡...

    1477호2022.05.06 14:51

  • [문화프리뷰]현대에도 이어지는 몰리에르의 유산
    현대에도 이어지는 몰리에르의 유산

    영국 내셔널씨어터의 공연실황을 스크린으로 상영해온 국립극장의 NT Live 프로그램이 지난 시즌부터 범위를 넓혀 인터내셔널 시어터 암스테르담과 코메디 프랑세즈의 작품을 포함하는 엔톡 라이브 플러스로 새롭게 단장했다. 특히 이번에 소개된 코메디 프랑세즈의 <인간 혐오자>는 올해 탄생 400주년을 맞이한 극작가 몰리에르를 기린다. 그의 작품이 던지는 웃음과 성찰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서양 희극의 완성자로 칭송받으며 수많은 걸작을 남긴 몰리에르는 그 자체로 프랑스 연극의 자긍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휴식과 여흥을 위한 소품처럼 여겨지며 비극보다 열등한 장르로 평가받아온 희극을 비극과 동등한 차원의 예술로 끌어올렸다. 몰리에르의 희극은 단순히 웃음을 위한 오락용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결함과 사회의 폐단을 무대 위에 날카롭고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관객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

    1476호2022.04.29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