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백인 청년이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 위 마이크 앞에 선다. 그러자 관객 한명이 이발부터 하고 오라며 야유를 보낸다. 의기소침해졌을 법한데 청년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시원하게 노래를 부른다. 더불어 다리까지 격렬하게 흔든다. 이때 카메라는 하체를 앵글에 담아 특정 부위를 부각한다. 여성 관객들은 하나같이 환희에 찬 얼굴로 함성을 지른다. 미국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기영화 <엘비스>의 예고편 중 한 장면이다.실제로도 그랬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출현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경쾌한 로큰롤 노래를 부르며 현란하게 하반신을 놀린 백인 가수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최초였다. 로큰롤의 확산을 견인한 인물 중 하나인 빌 헤일리 역시 백인이었지만 그의 제스처는 리듬을 타는 정도에 그쳤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미남이라 더욱 돋보였다. 1956년 9월 엘비스 프레슬리가 유명 TV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에 처음 출연했을 때 무려 6000만여명이 ...
1485호2022.07.01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