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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프리뷰] 드림 시나리오-남의 ‘꿈’이 돼버린 한 남자의 성찰
    드림 시나리오-남의 ‘꿈’이 돼버린 한 남자의 성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중에게 노출되고, 그것이 초미의 화제로 치달아 가며 서서히 꼼짝달싹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좀더 보편적인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 뿐 아니라 요즘의 세태 풍경과 닮아 보여 씁쓸하다.타인에게는 평범하다 못해 존재감 제로인 대학교수 폴(니컬러스 케이지 분). 어느 날 온 세계의 관심이 그에게 쏠린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 꿈속에 그가 등장한다는 믿지 못할 증언이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폴은 남의 꿈에서조차 그냥 잠시 스쳐 갈 뿐 이렇다 할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자기 모습에 실망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생애 처음으로 뜨겁게 주목받는 현실이 싫지만은 않다.문제는 꿈이란 게 늘 아름답고 행복하진 않다는 것. 언제부턴가 폴이 등장하는 꿈들이 ‘악몽’으로 변해가기 시작하면서 짧았던 그의 행복도 깊은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드림 시나리오>는 노르웨이 감독 크리스토퍼 보글리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보글리의 장편 세 작품 모두에는 타인의 시...

    1580호2024.05.29 06:00

  • [시네프리뷰] 스텔라-‘동족의 배신자’로 평생 낙인찍혀 산다는 것
    스텔라-‘동족의 배신자’로 평생 낙인찍혀 산다는 것

    영화는 악의가 충만한, 그리고 삐뚤어진 광기가 지배하는 나치 치하 독일에서 생존을 위한 스텔라의 몸부림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감정을 이입하거나 교훈극으로 마무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건조하게 그의 삶을 관조한다.어느 역사의 순간에도 그런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배신자. 상대편으로서는 협력자다. 영화 <암살>에서 염석진 역을 맡은 이정재는 반민특위 재판정에서 ‘매국노!’라는 청중의 비난을 받자 갑자기 웃통을 벗어 젖히며 말한다. “내 몸에는 일본 놈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 있소.”여기 한 여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스텔라 골드슐락. 실존 인물이다. 1922년생인데 1994년까지 살았다. 영화 <스텔라>는 이 여성의 일대기다. 정확하게는 나치 치하에서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동족 유대인들을 게슈타포(비밀경찰)에 밀고한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수년간의 행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평범한 소녀가 밀고자가 되기까지 나치가 집권하기 전,...

    1579호2024.05.22 06:00

  • [시네프리뷰] 보여주는 여자, 훔쳐보는 남자
    보여주는 여자, 훔쳐보는 남자

    <그녀가 죽었다>는 규모의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도 발견되지만, 뚝심 있는 연출과 재능있는 배우들의 열연이 맞물린 흥미로운 작품이다. 감독의 데뷔작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차기작을 기대해봄 직하다.레이디 고다이바(Lady Godiva)의 전설에서 유래됐다는 단어 ‘피핑 톰(Peeping Tom)’은 ‘훔쳐보는 남자’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예술 분야 전반에 많은 영감을 끼쳤는데, 영화계에서는 마이클 파월 감독의 <저주의 카메라>(Peeping Tom·1960)가 대표적 작품으로 언급된다.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Rear Window·1954)이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침실의 표적>(Body Double·1989), D. J. 카루소 감독의 <디스터비아>(Disturbia·2007)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언급할 때 꾸준히 소환되는 작품들이다.사실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훔쳐보기’라는 본능적 욕구에 편승한다. ...

    1578호2024.05.15 06:00

  • [시네프리뷰]악마와의 토크쇼-심야 토크쇼 생중계 중 벌어진 끔찍한 사고
    악마와의 토크쇼-심야 토크쇼 생중계 중 벌어진 끔찍한 사고

    돌이켜 보면 <블레어 위치> 이후 신생 하위 장르-파운드 푸티지-에서 더 이상의 혁신은 나오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 이 코너에서 이 장르 작품들을 리뷰하면서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돌이켜 보면 1970년대는 뭔가 불온한 기운이 감도는 때였다(어린 시절 기억을 곱씹어보면 낙엽이 뒹구는 우중충한 가을 오후 풍경이 왠지 먼저 떠오른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그 뭔가 불길하고 칙칙한 1970년대 분위기를 제대로 살린 공포 영화다.잭 델로이는 심야 토크쇼 <나잇 아울스(night owls)>의 진행자다. 영화에서 실제 경쟁 프로그램으로 언급되기도 하는데, 2019년 세상을 떠난 자니 카슨이 진행하던 장수 심야 좌담 <투나잇 쇼>를 떠올리면 될 듯싶다. 한국판으로는 <주병진 쇼>나 <자니윤 쇼>처럼 화제의 명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가끔은 가수가 ...

    1577호2024.05.08 06:00

  • [시네프리뷰] 3D·CG 기술로 살아 움직이는 동물 인형들
    3D·CG 기술로 살아 움직이는 동물 인형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이 순수성을 잃은 꽤 됐다. 다양한 상품의 판매 수익은 상상을 초월하고, 이를 극대화하려는 상업주의 야망은 그보다 크기 때문이다. 그나마 결과 안에 창작물 본연의 창의성이나 재미라도 담겨 있으면 다행이다.1980년대 이전만 해도 극장에 소개되는 아동 영화는 극소수였다. 그나마 일 년에 두 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제작되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 이마저도 일반 개봉관보다 지역 시민회관이나 세종문화회관 별관, 어린이회관 같은 대체 시설에서 공개되는 경우가 많았다.그때까지 한국에서 만화영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유치한 영상’ 정도로 치부됐다. 오랫동안 유지돼 오던 만화영화에 대한 이런 무시와 선입견을 변화시킨 계기가 월트 디즈니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1989)라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도 1988년 할리우드 영화의 직배가 시작되고, 1990년 디즈니가 한국 진출에 합류하면서 2년이나 지각해 1991...

    1576호2024.05.01 06:00

  • [시네프리뷰] 스턴트맨-끝없이 이어지는 스턴트 액션, 눈요기는 충족
    스턴트맨-끝없이 이어지는 스턴트 액션, 눈요기는 충족

    별생각 없이 시간을 후딱 보낼 수 있는 영화다. 지루할 틈 없이 영화는 액션과 미스터리, 코미디와 드라마를 버무려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인상은 짜고 치며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는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는 느낌이었다.‘아아, 그 무렵이었지’ 하다가 ‘좀 더 위(1970년대 후반)로 거슬러 올라가는데’라고 생각했다. 시사회가 끝나고 돌아와 찾아보니 발표 시점은 1979년, 그룹 키스의 ‘I was made for loving you’가 나온 때다. 영화의 시작부터 하이라이트에 이르기까지 깔리는 메인 테마곡이다.영화의 원제는 <폴가이>(The Fall guy), 직역하자면 ‘추락남’쯤인데 왜 한국 개봉 제목은 <스턴트맨>일까.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1980년대 초반 제작된 원작 TV시리즈가 있었다. 그때 한국 제목이 <스턴트맨>이었다. 한국 KBS 2TV에서 방영했고, <6백만불의 사나이> 리 메이저스...

    1575호2024.04.24 06:00

  • [시네프리뷰] 쿵푸 팬더 4-드디어 우물 밖으로 점프한 쿵푸 팬더
    쿵푸 팬더 4-드디어 우물 밖으로 점프한 쿵푸 팬더

    이야기나 기술적인 면에서 획기적인 진보가 뒤따를지라도 첫 번째 영화가 지닌 ‘신선함’을 넘어서는 ‘뛰어남’이란 없다. 그것은 드림웍스가 내놓는 속편 영화들에서 유독 치명적으로 부각되는 태생적 올무이기도 하다.제목: 쿵푸 팬더 4(Kung Fu Panda 4)제작연도: 2024제작국: 미국상영시간: 93분장르: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감독: 마이크 미첼, 스테파니 스티네출연: 잭 블랙, 아콰피나, 비올라 데이비스, 더스틴 호프만, 제임스 홍개봉: 2024년 4월 10일등급: 전체 관람가1994년 10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전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 제프리 카첸버그, 그리고 음반 제작업자 데이비드 게펜이 공동으로 제작사 ‘드림웍스(DreamWorks)’를 설립한다. 그들의 모토는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함정은 ‘새로운’이라는 단어에 있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역 자체부터 평가...

    1574호2024.04.17 06:00

  • [시네프리뷰]잔 뒤 바리-잔은 혁명의 광기에 휩쓸린 비운의 여인일까
    잔 뒤 바리-잔은 혁명의 광기에 휩쓸린 비운의 여인일까

    영화는 잔 뒤 바리의 일대기지만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 잔 뒤 바리가 처한 상황, 감정, 루이 15세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 등 그의 내면에 깊숙이 초점을 맞춘다. 왜 잔의 삶을 미화했을까.제목: 잔 뒤 바리(Jeanne du Barry)제작연도: 2024제작국: 프랑스상영시간: 116분장르: 역사, 드라마감독: 마이웬출연: 조니 뎁, 마이웬, 벤자민 라베른, 멜빌 푸포, 피에르 라샤르개봉: 2024년 4월 3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수입: ㈜태양미디어그룹배급: ㈜라이크콘텐츠, ㈜태양미디어그룹고즈넉한 언덕. 그림 모델을 하는 소녀. ‘잔’이라고 불리는 그 소녀는 수도사와 요리사 사이의 사생아였다는 설명이 내레이션으로 나온다. 잔의 어머니 앤은 프랑스 두무소 가문에서 하녀로 일했다. 두무소 가문은 생트 오어 수녀원을 후원했고, 잔은 수녀원에서 10대를 보냈다. 영화는 그가 ‘에로티시즘’에 빠져 매춘부가 됐다고 설명한다. 우아한 ...

    1573호2024.04.10 06:00

  • [시네프리뷰]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뻔뻔한 괴수 대잔치…환호하거나 하품하거나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뻔뻔한 괴수 대잔치…환호하거나 하품하거나

    <고질라 vs. 콩>의 속편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10주년을 맞은 몬스터버스 다섯 번째 작품임과 동시에 고지라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인 만큼 더욱 거대해진 규모와 화려한 볼거리로 완성됐다.현재의 할리우드 대형 상업 영화 시장을 이야기하려면, 어쩔 수 없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다시 언급해야만 한다. <아이언맨>(2008)을 시작으로 <토르: 천둥의 신>(2011), <퍼스트 어벤져>(캡틴 아메리카·2011)를 차곡차곡 쌓아 뭉쳐 <어벤져스>(2012)를 출격시켰다. 이후에도 계속해 솔로 영화들과 ‘어셈블(집합) 영화’를 교차해 가며 발표하다가 사실상 이전 작품들을 정리하는 의미까지 지닌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으로 마블 흥행 신화의 정점을 찍었다. 이런 기발한 전략은 원작이 된 만화책에서 먼저 시도된 것이었다.마블의 성공은 경쟁자들에게 저렴한 영감을 안...

    1572호2024.04.03 10:53

  • [시네프리뷰]1980-그날의 광주, 이런 사람들은 없었을까
    1980-그날의 광주, 이런 사람들은 없었을까

    영화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가 확정해 놓은 공식 서사를 살짝 비껴간다. 당시 전남도청 인근, 하필이면 항쟁이 시작되기 전날인 5월 17일 신장개업을 한 중국집 ‘화평반점’이 이야기의 중심 무대다.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제목: 1980(1980: The Unforgettable Day)제작연도: 2024제작국: 한국상영시간: 99분장르: 드라마감독: 강승용출연: 강신일, 김규리, 백성현, 한수연개봉: 2024년 3월 27일등급: 12세 이상 관람가제작: ㈜히스토리디앤피, ㈜디에이치미디어, 굿픽쳐스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공동배급: 와이드릴리즈㈜제공 ㈜제이앤씨미디어그룹허구다. 그날 밤 진압 영상은 바로 TV에서 방영되지 않았다. 영상이 공개된 것은 수십 년 후다. 5월 28일 새벽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은 짜장면...

    1571호2024.03.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