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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프리뷰] 이오 카피타노-몽환적 아름다움 속 비극적 현실
    이오 카피타노-몽환적 아름다움 속 비극적 현실

    과거에도 유사한 설계를 통해 다층적 주제를 전달하는 영화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오 카피타노>는 과거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감독만의 독특한 향취와 정서로 2개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낸다.제목: 이오 카피타노(Io capitano)제작연도: 2023제작국: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상영시간: 121분장르: 드라마감독: 마테오 가로네출연: 세이두 사르, 무스타파 폴개봉: 2024년 8월 7일등급: 15세 이상 관람가196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마테오 가로네 감독은 출생 배경부터 남달랐다. 아버지 니코 가로네는 영화평론가, 어머니 도나텔라 리몰디는 사진가라 가로네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영상예술의 기본기를 다지며 성장했다.예술대학 졸업 후 꽤 오랜 기간 화가로도 활동했던 가로네 감독은 1996년 발표한 단편영화 <실루엣>(Silhouette)이 호평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연출가로 방향을 선회한다....

    1590호2024.08.07 06:00

  • [시네프리뷰] 데드풀과 울버린-데드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원할까
    데드풀과 울버린-데드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원할까

    극장을 나서면서 이 모든 깨알 같은 슈퍼히어로 영화들의 인용과 데드풀 자체라고 할 라이언 레이놀즈의 미국식 농담이 팬층을 넘어서 일반 관중에게 소구력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아, 이건 데드풀 영화였지. <데드풀과 울버린>이 시작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이야기 구성은 현란한 싸움 장면을 보여주고 그렇게 이르게 되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데드풀>(2016)과 같다. <데드풀> 특유의 ‘제4의 벽을 깨는-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냉소적인 농담과 함께. 영화 제목이 ‘울버린과 데드풀’이 아니라 <데드풀과 울버린>인 이유다. 이 영화가 울버린 영화였다면 ‘울버린 10편’이 됐을 것이다.우리는 <엑스맨> 시리즈를 포함해 울버린/로건의 ‘최후’를 알고 있다. 그래픽 노블 <울버린: 올드맨 로건>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로건>(2017)에서 울버린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소...

    1589호2024.07.31 06:00

  • [시네프리뷰] 파일럿-편협한 현지화가 초래한 우매한 코미디
    파일럿-편협한 현지화가 초래한 우매한 코미디

    코미디라는 장르 특성상 관용의 폭이 넓지만, 모든 걸 용인한다는 뜻은 아니다. 여름 무더위를 통쾌하게 날려줄 시원한 코미디라는 호기가 무색하게 영화는 어색함과 민망함 사이의 그 어딘가에서 맴돌다 저 멀리 불시착한다.오는 7월 31일 개봉하는 한국 영화 <파일럿>의 원작은 모르텐 클링베리 감독이 2012년 발표한 스웨덴 영화 <파일럿>(Cockpit)이다. 여객기 조종사 발레(요나스 카를손 분)는 인원 감축으로 해고당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설상가상으로 아내에게 이혼 통보까지 받는다. 주택담보 대출부터 생활비까지 밀려드는 지출과 생활고에 넋이 나간 그는 다급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입사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러 다니는데, 우연히 최근 지원한 항공사에서는 여성 조종사를 우대하고 있다는 중요한 첩보를 입수한다.발레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여동생 ‘마리아’의 이름과 성별을 도용한 입사원서를 접수하고 당당하게 합격하지만, 당연히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다.비교적 ...

    1588호2024.07.24 06:00

  • [시네프리뷰] 이매큘레이트-수녀가 잉태한 건 재림예수? 적그리스도?
    이매큘레이트-수녀가 잉태한 건 재림예수? 적그리스도?

    영화에서 가장 걸리는 건 과학도였다가 종교에 귀의한 테데스키 신부의 ‘재림예수 프로젝트’다. 한없이 자애로운 듯한 태도를 보이던 테데스키 신부의 태세 전환도 설명 부족이지만, 영화는 전형적인 B급 수녀 공포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야심한 시각. 코를 골며 자는 원장 수녀 방에 잠입한 한 수녀가 열쇠 꾸러미를 들고나온다. 열쇠를 갖고 달려가는 곳은 수녀원 지하의 비밀스러운 방이 아닌 정문이다. 탈출 시도다. 어슴푸레 나타난 다른 4명의 수녀를 피해 간신히 문을 열고 나지만, 철문 사이로 다리를 잡히고 만다. 가차 없이 다리를 분지르는 수녀들. 도망치던 수녀는 깨어나 보니 땅 밑 관 속에 갇혀 있다. 살려 달라고 애원해봐야 소용없다. 여기부터 의문이 생긴다. 이 수녀는 관 속에서 성냥불을 댕겨보고 난 뒤 관 속에 갇힌 걸 알게 된다. 성냥은 어디에서 났을까. 수녀들이 일상으로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일까.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비밀을 간직한 수녀원 앞으로 수녀원에서 벌어...

    1587호2024.07.17 06:00

  • [시네프리뷰] 러브 라이즈 블리딩-범죄 스릴러 또는 비범한 사랑 이야기
    러브 라이즈 블리딩-범죄 스릴러 또는 비범한 사랑 이야기

    로즈 글래스 감독은 다양한 감독의 작품을 레퍼런스로 선정해 제작진과 출연 배우들에게 공유했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가 단순히 특정 시대의 장르영화를 넘어서는 좀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작품으로 읽힐 수 있는 확장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단서다.<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여러 측면에서 독특한 양상을 보이는 개봉작이다.일단 지난 7월 4일 시작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개봉일을 목전에 두고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것은 아예 없지는 않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어쨌든 영화제 티켓은 예매 오픈 19초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는 홍보사의 전언이다.또 다른 특이점은 영화에 조연인 데이지로 출연한 안나 바리시니코프가 초대돼 레드카펫을 밟았고, 이후 영화제 기간 관객과의 대화, 정식 개봉과 관련한 홍보 행사를 병행한다는 점이다. 이 역시 감독이나 주연급 배우들이 홍보를 위해 내한하는 보통의 경우와 비교해 흔치 않은 형태다.연출을 맡은 ...

    1586호2024.07.10 06:00

  • [시네프리뷰] 태풍클럽-세월이 흐르니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
    태풍클럽-세월이 흐르니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

    나이 들어 다시 보니 캐릭터 각자가 폭주하는 이유, 흔들리는 미묘한 감정선에 따라 각각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영화는 풋풋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10대 중반 소년·소녀들의 불안과 감성을 잘 포착해 놓았다. 여러모로 짙은 울림이 남는 영화다.이 영화가 마침내 한국에서 개봉한다니, 이상야릇한 느낌이다. <태풍클럽>. 이제는 세상을 떠난 소마이 신지 감독의 1985년작 영화다. 주인공은 중학교 3학년 소년·소녀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9월 초 목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아이들이 ‘폭주’하는 이야기다. 사실 태풍클럽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집에 가기 싫은 아이들, 그리고 문득 평생 시골 여자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도쿄로 가출한 소녀까지 묶어 표현한 것이다.39년 만에 한국 개봉하는 감독의 대표작 처음 이 영화를 본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서울 홍익대 앞 거리, 엘리베이터가 없어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가야...

    1585호2024.07.03 06:00

  • [시네프리뷰] 핸섬가이즈-B급 정서 충만한 요절복통 잔혹 소동극
    핸섬가이즈-B급 정서 충만한 요절복통 잔혹 소동극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며 신나게 웃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시사회를 통해 나온 반응은 고무적이지만 극단적인 흥행 결과가 반복되는 시장 상황에서 과연 이 영화가 어떤 평가와 성과를 거둘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최근 한국 영화시장의 분위기상 코미디 영화는 기세가 약하다. 일단 다른 감정에 비해 웃음에 관한 사람들의 기준과 폭이 다채롭다 보니 다수의 공감을 자아내려는 시도 자체가 큰 도전이다. 엔간해선 관객들을 ‘웃기는’ 게 아니라 ‘우스운’ 취급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다행히 그럭저럭 관객의 웃음을 끌어내는 데 성공적인 완성도를 갖췄다 하더라도 (몇몇 대작에만 희박한 가능성이 주어진) ‘대박’ 아니면 나머지는 ‘쪽박’으로 양분된 유통 생태계 안에서 눈에 띄는 것 자체가 힘들다.물론 기적 같은 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관객 1600만 명으로 국내 상영 영화 중 역대 흥행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나름 전설로 대접받는 <극한직업>(2019)이 대표적이다....

    1584호2024.06.26 06:00

  • [시네프리뷰] 기괴도-몰락한 J호러, 부활할 수 있을까
    기괴도-몰락한 J호러, 부활할 수 있을까

    J호러 붐을 대표하는 <주온>과 <링> 시리즈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뺏는 몰입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최신작 <기괴도>는 난삽하다. ‘시미즈 다카시가 맞나’ 생각이 들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다.아직도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영화 <링>(1998)을 처음 봤을 때가 기억난다. ‘일본에서 끝내주게 무서운 영화가 나왔다’는 소문만 횡행하던 지난 세기말, 서울 홍대의 한 카페 밤샘 상영 자리였다. 시네필(영화광)을 자임하던 카페 주인 부부는 일본에서 그 작품을 공수해왔고, 이미 테이블이 꽉 차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앉은 기자를 비롯한 손님들은 이내 영화가 뿜어내는 강렬한 공포에 빠져들었다. 이른바 ‘J호러 붐’의 시작이었다.시미즈 다카시 감독의 영화 <주온>(2002)은 영화 개봉 전 동명의 ‘비디오판’(2000)이 먼저 입소문을 탔다. VHS로 재생된 조악한 화질은 툭툭 끊기며 희생자들의 사연을 끊임없이 나열...

    1583호2024.06.19 06:00

  • [시네프리뷰]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녀석’이라 부르기엔 어색한 ‘나쁜 중년들’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녀석’이라 부르기엔 어색한 ‘나쁜 중년들’

    혈연관계, 또는 세대교체의 적극적 활용은 유구한 보편적 가치 안에서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한 안전한 포석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나이가 들면서 강렬한 액션 연기를 소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원조 멤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불가피한 자구책으로도 보인다.<나쁜 녀석들>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인 <나쁜 녀석들>이 개봉한 해는 1995년이다. 외형적으로는 오랜 전통을 이어온 ‘버디 무비’(두 명의 동성 주인공이 반목과 협력을 반복하며 역경을 함께 헤쳐나가는 영화)의 전형에 머무는 작품이지만, 지금은 당시 득세하기 시작한 감각적 영상과 빠른 편집을 내세운 ‘뮤직비디오 스타일’ 액션영화의 대표로 대접받은 선구작 중의 하나다.이 작품은 이후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판도를 뒤흔든 연출자이자 제작자인 마이클 베이의 데뷔작이라는 의미도 갖게 된다. 이때만 해도 별스러운 뮤직비디오 감독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던 그가 할리우드에서 지금처럼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황금의 손’이...

    1582호2024.06.12 06:00

  • [시네프리뷰] 존 오브 인터레스트-중산층 가족의 삶 떠받치는 투명인간들의 희생
    존 오브 인터레스트-중산층 가족의 삶 떠받치는 투명인간들의 희생

    공포 영화는 아니지만 기괴한 으스스함을 안긴다. 이즈음에서 떠오르는 게 고 노회찬 의원이 언급했던 ‘6411번 버스로 새벽 출근하는 청소노동자들’ 이야기다. 그들도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영화가 21세기의 현재와 연결되는 지점이다.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볼 때 각오는 했다. 조너선 글레이저 감독의 전작 <언더 더 스킨>(2013)은 난해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주요 등장인물 블랙 위도로 유명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의 전신 누드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당시 홍보 포인트인 듯한데 그 또는 그의 희생자 ‘피부밑’에 뭐가 있었는지는 영화의 끝 무렵에 가서야 알 수 있다.분명 영화는 자기 완결적 텍스트다. 그럼에도 난해한 이유는 그 존재의 의미가 모호하고 중의적이었기 때문이다. ‘외계에서 온 포식자’라는 설정은 감독이 그렇다고 하니 ‘아 예, 그런가 봅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은...

    1581호2024.06.0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