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는 일단 재미있다. 며칠 둘러보고 여행기까지 써내는 요즘 시대에 40년 공부와 교류와 추억을 종횡으로 비벼내는 문장은 얼핏 보기에 슬렁슬렁 쓴 듯 보이지만, 그 속은 꽉 차 있다.우리는 중국과 중국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삼국지>나 <수호지>는 ‘이야기’의 어떤 원형이었다. 신영복은 <강의>에서 중학교 시절의 추억을 들려준다. <삼국지>의 결정적인 장면을 친구들과 읽고 있었는데 마침 어머님 심부름이 있었다. 까까머리 신영복은 뛰고 또 뛰었다. 그런데 심부름을 마치고 와보니 친구들이 책을 읽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관운장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인용컨대 “관운장이 죽자 더 이상 읽지 못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세상에 관운장이 죽다니! 어린 우리는 참으로 슬펐습니다.”나도 엇비슷한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
1274호2018.04.23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