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터뷰를 해 타인의 삶에 대해 쓴다. 기록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만나 강의를 하게 될 때도 있다. 늘 첫 시간에는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묻는다. 기록의 주제는 다채롭다. 그중에 한두명은 엄마의 삶을 쓰고 싶어하는 딸일 때가 많다. 모든 기록이 어렵지만, 딸이 엄마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특히 더 어렵다고 말씀드린다. 대체로 친밀한 관계일수록 기록이 어렵다. 여러 감정과 사건이 얽혀 있는 관계이기 때문일 것이다.서로 대화를 시작하면 두 사람이 공유한 경험에 대해 기억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하게 된다. 기억은 감정을 소환한다. 소화되지 못한 감정들이 순식간에 들끓는다. 실은 그것이 기록을 간절히 원하게 된 이유다. 감정이 아니라 감정이 형성된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 그런 거리 두기는 타인과 나, 이 대화를 하는 두 사람 모두에게 존중을 가질 때 가능하다. 친밀한 관계는 그게 어렵다. 특히 엄마는 더 ‘만만하다’. 엄마라는...
1403호2020.11.13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