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화학회가 칼륨을 포타슘으로 바꿔 쓸 것을 제안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국립국어원에서 인정하는 표준어는 여전히 칼륨이고, 전국의 농민들은 여전히 ‘가리비료’를 쓰고 있다.옛 글월을 읽다 보면 낯선 낱말들에 시선이 턱 걸리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쓰지 않는 과학용어 같은 것들도 흥미롭다. 특히 일본식 용어가 광복 후에도 한동안 남아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들이 있는데, ‘초산’이 대표적이다. 오늘날 ‘초산’이라고 하면 대부분 식초의 원료인 아세트산, 즉 초산(醋酸)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문헌에서 초산은 아세트산 말고도 오늘날의 질산을 가리키기도 한다. 질산칼륨은 옛날부터 한자문화권에서 초석(硝石)이라고 불렀고, 그것을 원료로 만드는 질산도 초산(硝酸)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한편 오늘날 우리가 황산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원료가 유황(硫黃)이므로 유산(硫酸)이라고도 불렸다. 이밖에도 만병에 즉효가 있는 ‘빨간 약’의 대명사 ‘옥도정기’는 요오드...
1234호2017.07.03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