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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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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석구석 과학사](50)우주쓰레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까
    (50)우주쓰레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까

    NASA의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는 1978년, 스페이스 데브리가 이렇게 점점 늘어나다 보면 그 수가 임계점을 넘어서 데브리끼리 충돌하면 그 파편이 다른 데브리와 충돌하는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오퍼튜니티(Opportunity).’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자들은 2004년 1월 25일 화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 차량(로버)에 ‘기회’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보다 꼭 3주 앞서 ‘스피릿(Spirit)’이라는 로버가 먼저 화성에 착륙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니 개척정신으로 길을 열면 거기서 생겨나는 기회를 잡아 화성의 비밀을 밝혀내겠다는 바람을 담은 이름들이었을 것이다.2대의 로버는 애초 약 90일 정도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설계됐다. 그러나 스피릿은 6년 동안, 오퍼튜니티는 15년 동안 지구와 통신을 유지하며 20여만장의 사진 등 화성에 대한 여러 가지 정...

    1316호2019.02.25 14:41

  • [구석구석 과학사](49)새 에너지원 개발로 에너지 문제 해결될까
    (49)새 에너지원 개발로 에너지 문제 해결될까

    ‘에너지 전환’이라는 것은 ‘내가 어제와 똑같은 생활을 누리면서 오늘 더 싸고 풍부한 에너지를 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에너지의 도입과 동시에 개인의 삶이 바뀌어야 하고, 사회제도의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2019년 1월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던 낱말 중 ‘수소차’ 또는 ‘수소경제’를 빼놓을 수 없다.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전기차 기술 경쟁을 뛰어넘어 다음 세대, 또는 다음다음 세대의 기술이 될 수소 기반 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정부가 발표했기 때문이다. 삽시간에 ‘수소차 대장주’ 따위의 키워드가 검색 상위권을 차지했고 수소차의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 인터넷 여기저기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수소차란 정확히 무엇인가? 수소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시피 가볍고 불이 잘 붙는 기체다. 이 수소로 뭘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간단한...

    1314호2019.02.11 15:56

  • [구석구석 과학사](48)달에 대한 인류의 상상, 마침내 뒷면에 착륙
    (48)달에 대한 인류의 상상, 마침내 뒷면에 착륙

    달은 아직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류에게 가장 친숙한 천체인 달의 상징성은 다른 행성들이 필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9년 벽두에 창어4호를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시켰다.달은 지구의 하나뿐인 위성이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지름은 지구의 약 4분의 1인데, 태양계 전체에서는 다섯 번째로 크지만 중심 행성과 견준 상대적 크기는 가장 큰 위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눈에 보이는 달은 매우 크다. 다른 행성과 항성들은 작은 점 정도로 보이지만 해와 달은 낮과 밤의 하늘을 지배하는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한다.이 때문에 인간은 예부터 달을 하늘의 주인공 중 하나로 여겨 왔다. 어느 문명이든 달에 대한 신화와 전설이 풍성하다. 해보다도 달에 대한 전설이 많은 듯도 한데, 활동이 적은 밤에 눈을 상하지 않고 오래 쳐다볼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러 문명의 사람들은 달 표면의 푸르스름한 무늬를 보면서 달에 두꺼비가 살고 있다거나, 옥토...

    1312호2019.01.21 14:54

  • [구석구석 과학사](47)서구형 아파트에 정착한 온돌·장독대 문화
    (47)서구형 아파트에 정착한 온돌·장독대 문화

    의식주는 가장 바꾸기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서구형 아파트에 살아도 바닥은 따뜻해야 하고 김치는 부엌 뒤에서 바로 꺼내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 한국인의 삶이다.한반도 최초의 아파트는 1930년 일본 기업이 서울 충정로에 직원 숙소로 지은 것이다. 광복 이후로 한정하면 1959년 종암아파트가 건립됐고 1962년에는 대한주택공사가 마포 일대에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다. 아파트에 대한 인식도 노동자의 집단거주지에서 중산층의 고급주택으로 바뀌었고, 1980년대의 부동산 투기 열풍 덕분에 아파트는 재산 축적과 증식의 확실한 지름길이 됐다.오늘날 한국인의 약 3분의 2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새로 공급하는 주택도 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가 한국의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현상은 앞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그런데 아파트는 원래 서양의 주거문화에 뿌리를 두고 만든 것이었으므로 한국인이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자니, 뭔가를 얻는 대신 뭔가를...

    1310호2019.01.07 15:16

  • [구석구석 과학사](46)가상세계, 그 뿌리는 여전히 현실에 있다
    (46)가상세계, 그 뿌리는 여전히 현실에 있다

    무선인터넷으로 주고받는 정보는 마치 공기처럼 어디에나 존재하는 양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자원을 소모하여 만들어낸 전기에너지와 기술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들어간 인간의 노동이 없었다면 열리지 않았을 결실이다.근현대 과학기술사를 전공하다 보니, 가끔 과학기술과 관련된 물건의 감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몇 해 전에는 한국 컴퓨터 산업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소프트웨어의 초창기 버전 패키지를 볼 기회가 있었다. 여러 장의 플로피디스크가 빠짐없이 담겨 있는지, 포장에 큰 흠은 없는지, 설명서는 유실되지 않았는지 등을 살펴보다가 문득 그 패키지는 출시된 지 25년이 넘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보관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플로피디스크의 수명은 짧으면 10년이고 길어도 20년을 넘지 않는다. 플로피디스크 표면의 자성체에 자기장을 걸어 특정한 방향으로 정렬하여 정보를 기록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성체의 배열이 서서히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즉 역사...

    1306호2018.12.10 15:37

  • [구석구석 과학사](45)과학,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 되려면
    (45)과학, 고통이 아닌 즐거움이 되려면

    과학자와 과학 정책가들이 과학을 경제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한,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도 과학을 진학과 취직을 위한 수단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배움이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으로 다가오려면 먼저 과학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18세기 영국의 화가 조셉 라이트(Joseph Wright of Derby·1734~1797)는 ‘산업혁명의 정신을 표현한 최초의 화가’라고 일컬어진다. 에이브러햄 다비가 코크스 제철법을 개발한 것이 1709년, 제임스 하그리브즈가 제니 방적기(Spinning Jenny)를 발명한 것이 1764년, 제임스 와트가 개량된 증기기관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 1776년, 리처드 트레비딕이 최초의 증기기관차를 만든 것이 1801년의 일이었으니 라이트가 활동했던 시기 영국은 산업혁명의 절정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공업도시 더비에서 살았던 라이트는 부유한 사업가들의 후원을 받았으며 산업혁명의 주역이 된 실...

    1304호2018.11.26 15:46

  • [구석구석 과학사](44)어둠과 빛은 정말 동등한 ‘존재’일까?
    (44)어둠과 빛은 정말 동등한 ‘존재’일까?

    새롭게 바라본 우주는 뜻밖의 사실을 알려주었다. 우리 눈에는 컴컴하게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어두운 밤하늘 저편에는 사실 매우 많은 존재들이 숨어 있지만, 단지 우리가 눈으로 보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태양이 추분점을 지나면 하루 중 어두운 시간이 더 길어진다. 겨울에 가까이 가는 끊임없는 여정이 한 번 더 시작되는 것이다.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어둠의 존재를 새삼 느끼게 된다.대부분의 문명에서 빛과 어둠은 세계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한 쌍이었다. 지역마다 빛의 신과 어둠의 신이 있었고, 그들에 얽힌 갖가지 신화와 제의와 금기가 있었다. ‘어둠’과 ‘빛’이라는 2개의 명사를 짝지어 쓰는 것이 거의 모든 언어에서 어색하지 않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예로부터 어둠을 빛에 맞서는 독립된 존재로 여겨 왔다.빛과 어둠은 예술가들의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19...

    1302호2018.11.12 14:30

  • [구석구석 과학사](43)문과와 이과의 구분 어디서 비롯되었나
    (43)문과와 이과의 구분 어디서 비롯되었나

    문과는 칠판과 공책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공부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과는 국가 자원을 투입하여 진흥하고 국가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얼마 전 인터넷에서 ‘이과 이모티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원기둥이 눈물을 흘리며 “원통하다”고 하는 모습이라든가 단층 모양이 뛰어가며 “지각이다”라고 서두르는 모습 등을 귀엽게 표현했다. 어떤 이들은 마음에 쏙 든다며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기도 했고, 다른 이들은 역시 이과는 유별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이보다는 오래되었지만 인터넷에서는 ‘문과 이과 구별법’ 따위 제목을 단 우스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정의’라는 말을 듣고 ‘justice’를 떠올리면 문과, ‘definition’을 ...

    1300호2018.10.29 15:26

  • [구석구석 과학사](42)‘기계 같지 않은 기계’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
    (42)‘기계 같지 않은 기계’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

    기계가 기계를 뛰어넘어 인간과 어깨를 겨루려 한다고 느낄 때 인간은 인간이므로 복잡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과 맹목적인 찬탄은 모두 사기꾼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얼마 전 인터넷에서는 한 중국 기업을 둘러싼 작은 논란이 있었다. 중국어 음성인식기술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아이플라이텍’에서는 중국어를 음성인식하고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 말로 통역까지 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고, 이 기술을 이용한 동시통역을 선보이기도 했다.그런데 이 행사에 참여했던 한 통역사가 자신이 통역한 내용을 회사가 인공지능이 한 것인 양 발표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아이플라이텍은 즉시 해명에 나섰고 기계 번역과 인간의 통역을 병행하여 사용했다는 설명으로 이야기는 일단락됐다.작은 소동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이 사건은 기계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오래된 흥미로운 논점을 상기시켜 준다. 기계가 해내지 못할 것이라 여겨왔던...

    1298호2018.10.15 14:18

  • [구석구석 과학사](41)비타민, 안 사도 되는 것을 사게 만들기
    (41)비타민, 안 사도 되는 것을 사게 만들기

    밥에 현미를 조금 섞는 것만으로도 각기병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는 마당에 결핍증을 예방하겠다는 소극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비타민을 먹으면 더 좋은 일이 생긴다고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했던 것이다.미국의 화학자 윌버 애트워터(Wilbur O. Atwater)는 1896년 야심찬 실험을 벌였다. 단열 밀폐된 방에 들어간 사람이 하루에 어느 정도의 열을 내는지 측정한 것이다. 애트워터와 동료들은 인간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열량의 음식을 섭취해서 얼마나 많은 열을 호흡과 배설 등으로 내놓는지, 500번이 넘는 실험을 통해 꼼꼼하게 기록해 평균을 냈다.그 결과 인간의 생명활동도 숫자로 표현하게 되는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시대에 따라 구체적인 값은 조금씩 바뀌었지만 모든 성인은 신진대사를 통해 하루 2500에서 3000㎉의 열을 내놓으므로 적어도 그만큼의 에너지를 음식물로 섭취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음식의 가치도 얼마나 많은 칼로리...

    1296호2018.10.01 1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