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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노래
  • 전체 기사 214
  • [내 인생의 노래]이하이의
    이하이의 <한숨>

    개찰구 앞 텅 빈 상가들. 지하철 6, 7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요즘 일상으로 마주하는 풍경이다. 시민들이 즐겨찾던 6, 7호선 지하철역 내의 빵집·김밥집·어묵집 등이 일시에 문을 닫은 건 우연이 아니다. 불황의 여파도 아니다. 임대인인 서울교통공사가 어떤 사업을 이상하게 벌여 생긴 사달이다.2013년 서울교통공사는 6, 7호선 지하철역 내 노는 공간을 상가로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보통 이런 사업은 임대인인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상가를 조성해 상인들에게 세를 놓는다. 그런데 이 사업은 달랐다. 서울교통공사는 다음 조건을 단 임대차 계약을 통해 6, 7호선 역내의 남는 공간을 통째로 GS리테일에 넘긴다. 임차인(GS리테일) 부담으로 406개 상가를 조성해 상인들과 ‘전대차 계약’을 맺으시오!’ 그렇게 갑(서울교통공사)-을(GS리테일)-병(상인) 구도의 6, 7호선 유휴공간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1355호2019.11.29 15:31

  • [내 인생의 노래]이승환의  아직도 생생한 ‘그 순간’의 설렘과 떨림
    이승환의 <천일동안> 아직도 생생한 ‘그 순간’의 설렘과 떨림

    누구에게나 한 번쯤 노래가사가 다 내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시공부와 길었던 전방 군 복무로 삭막했던 20대를 보낸 나도 그랬다. 오랜 기간 좋아했던 짝사랑 그녀와의 짧은 만남과 실연, 그 후 고시생이었던 나는 도서관이 아닌 학교 잔디밭에서 1년을 헤매다 학교를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도망치듯 입대했다. 외롭게 영천 3사관학교에서 고된 훈련을 받고 있을 때 신입생 서클 후배로부터 위문편지가 오기 시작했고, 간단한 안부편지에서 점점 고민을 털어놓는 편지로 내용이 깊어졌다.암벽레펠 훈련을 받는 첫날 커다란 암벽에 매달려 있으면 조교가 묻는다. “후보생, 애인이 있으면 애인의 이름을 부르고 없으면 어머니 하면서 한 번에 뛰어내립니다. 알겠습니까?” “네.”나는 목놓아 어머니를 부르며 뛰어내리는 동기들을 창피해하며 애인은 없지만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아무 여자 이름이나 부르기로 굳은 결심을 했다. 그러나 막상 내...

    1354호2019.11.25 14:00

  • [내 인생의 노래]포 넌 블론즈의 「What’s up?」
    포 넌 블론즈의 「What’s up?」

    Twenty-five years and my lifeis still trying to get upthat great big hill of hopefor a destination.And I scream from the top of my lungs.What ’ s going on?And I say, hey yeah yeah, hey yeah yeah.I said hey, what’ s going on?And I say, hey yeah yeah, hey yeah yeah.I said hey, what ’ s going on?And I try, oh my god, do I try.I try all the time in this institution.And I pray, oh my god, do I pray.I pray every single day for a revolution.사춘기 시절의 ...

    1353호2019.11.18 14:55

  • [내 인생의 노래] 강제 이주 고려인의 고난과 의지
    <고려아리랑> 강제 이주 고려인의 고난과 의지

    나의 첫 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이다. 동생을 일찍 본 덕에 돌이 지나자마자 할머니의 무릎 위에서 자랐는데 할머니는 <정선아리랑>을 즐겨 불렀다. 밭일 도중에도, 온양 오일장에 가는 길목에서도, 달 밝은 밤 툇마루에 기대앉아서도 흥얼흥얼 <정선아리랑>을 불렀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할머니의 구성진 목소리에 더해져 처량한 가사까지, 듣고 있자면 까닭없이 어린 가슴도 축축해지곤 했다.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 내 애창곡은 <정선아리랑>이었다.<정선아리랑>에서 <홀로아리랑>으로 바꿔 탄 건 1990년부터다. <홀로아리랑>은 독도 서사시로 많이 알려졌지만 크게는 한반도 통일을 노래하고 있다. 한돌 작사·작곡으로 가수 서유석씨가 불렀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배타고 떠나면/ 우리네 마음들도 하나 되겠지/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

    1352호2019.11.08 15:42

  • [내 인생의 노래]크라잉넛의
    크라잉넛의 <좋지 아니한가>

    시사교양 방송작가 일은 하루하루가 스트레스와 과로의 연속이었다.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메인작가가 되면 나아져” “이 바닥은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이겨” 같은 주위에서 흔히 하는 말로 날 독려(?)하며 2년을 버티다보니 서브작가가 될 수 있는 소위 ‘입봉’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그곳은 작가들 사이에서 속칭 ‘아방지옥’(아침방송 지옥)이라고 불리는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 밤샘을 내리 4일을 하고 나니 이건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렇게 미래의 수명을 대출받다가는 곧 파산할 것 같았다. 방송일은 재밌고 좋은데, 이렇게 일하다가는 죽을 것 같아 노조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왜 중이 떠나야 해? 절을 바꾸면 되잖아!그러나 모든 걸 태울 듯했던 내 안의 불꽃은 어렵고 지난한 노조 일 앞에서 점차 꺼져가기 시작했다. 스트레스와 과로, 감정노동이 방송일 못지않은 데다 부당해고...

    1351호2019.11.01 15:51

  • [내 인생의 노래]「A diagnosis」 환우들, 저 여기 있어요!
    「A diagnosis」 환우들, 저 여기 있어요!

    몇 년 전부터 나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하나 더 늘었다. 나는 우울장애와 공황장애가 있는 독립영화 감독이다. 미국의 뮤지컬 드라마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에는 경계선 성격장애가 있는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주인공 레베카 번치(레이첼 블룸 분)가 노래한 <A diagnosis(진단)>의 가사처럼 나는 오랫동안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몰랐다.주기적으로 무기력감에 짓눌려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생각을 많이 하다보면 하루의 체력을 다 써버려 침대 밖을 벗어날 수 없었다. 새벽에는 이유 없이 눈물이 흘렀고,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밖에서는 내색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나를 밝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그런데 어느 날 지하철에서 공황발작이 왔다. 식은땀이 나고 숨을 쉴 수 없었다. 다음 역에서 내려 한참...

    1350호2019.10.25 17:52

  • [내 인생의 노래]
    <이등병의 편지>

    세상에는 클리셰가 되다 못해 개그에 가까워진 음악들이 있다. 김광석 버전으로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이등병의 편지> 역시 그런 곡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입대를 앞둔 친구에게 “집 떠나와~ 열차 타고~”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부르며 놀려대는 광경은 이제 새롭지도 않을 정도다.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 역시 <이등병의 편지>를 그 정도의 노래로 인식하고 있었다. 나보다 일찍 군대를 가게 된 친구와 노래방을 함께 가게 되었을 때 나는 친구를 놀릴 심산으로 이 노래를 불러준 적이 있다. 그런데 노래를 신나게 부르던 도중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울컥하는 마음이 갑자기 생겨나 걷잡을 수없이 커지더니, 결국에 목이 메어 이 노래를 채 마치지 못하고 꺼버리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었다. 친구를 놀리려고 시작한 노래가 도리어 나의 눈물로 끝나버린 기이한 상황이었다. 나는 도대체 이게 무슨 감정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친한 친구를...

    1349호2019.10.18 16:02

  • [내 인생의 노래]임재범의
    임재범의 <비상>

    2011년, 네 번째 2차 사법시험을 앞두고 미로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다. 그 당시 내 나이가 29살이었다. 온갖 걱정이 전신을 감쌌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떡하지.’ 사법시험 불합격 소식을 전할 때마다 온몸이 휘청일 정도로 힘들어하시던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취업은?’ ‘결혼은?’ ‘다시 시험에 도전해야 하는 걸까?’수년간 신림동 고시촌의 그 조그만 쪽방에서 잠자고, 채 한 평도 되지 않는 좁은 독서실 칸에서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생활이 이어져왔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면서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점점 피폐해져 갔다. 특히 2011년 2차 시험을 앞두고는 많은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이번이 내 인생의 마지막 사법시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궁지에 몰린 쥐처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도 없었고, 모든 일이 난감했다....

    1348호2019.10.14 16:29

  • [내 인생의 노래]양희창·장혜선의
    양희창·장혜선의 <꿈꾸지 않으면>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누구도 꿈꾸지 못한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희망을 노래하는 것8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 이와테현에 살던 여동생이 몇 달간 국내로 들어와 집에서 같이 머문 적이 있었다. 조카도 데려왔는데 초등학교 2학년 나이에 우리말을 잘 알아들어 우리나라에서 2학년을 다니게 되었다. 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쉬고 있는데 조카가 내 방에서 컴퓨터로 노래를 틀었다. 마치 가스펠 같은 느낌이랄까. 동요 같지는 않고 멜로디도 낯설어서 동생에게 무슨 노래인지 물어봤다.동생이 하는 말이 “조카...

    1347호2019.10.07 14:08

  • [내 인생의 노래] 꿈을 꾸다 지친 모두에게 위로를
    <맨 오브 라만차> 꿈을 꾸다 지친 모두에게 위로를

    꿈, 듣기만 해도 설레는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현실은 정반대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꿈을 갖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꿈을 갖기까지 기다려 줄 여유는 없으니, 결국 부모의 꿈이 자녀의 꿈이 된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그 꿈이 간절한 것은 틀림없는데 책의 내용과 달리 모두가 이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수능 100일 전, 교회나 절은 자기 자녀가(정확히 말하면 자기 자녀‘만’)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꿈을 꾼다는 것이란 뭘까. 10년도 더 된 이야기이지만 한때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소설이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된 적이 있었다. 소설은 꿈을 믿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어느 양치기의 뒤를 쫓는다. 그러나 그 길은 알고 보니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길임을 알게 된다. 자신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곧 내가 어떤...

    1346호2019.09.27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