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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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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노래]김필  사그라진 ‘열정’을 되찾고 싶은 바람
    김필 <청춘> 사그라진 ‘열정’을 되찾고 싶은 바람

    청춘.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이다. 통상 10대 후반에서 20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로 사용된다. 소설가 정이현이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표현한 “스무 살, 그런 나이가 나를 지나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목구멍이 괜히 칼칼해진다”는 문장은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가슴과 머리가 칼칼해진다. 지금 이 나이에 닿아서 생각해보면 청춘은 그 자체로 축복이고, 예찬할 만한 대상이다.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로 더 잘 알려진 노래 <청춘>은 단순한 ‘청춘 예찬가’가 아니다. 청춘을 노래하지만 가사는 슬프고, 멜로디는 더 구슬프다. 이 노래를 불렀을 당시 가수 김필은 20대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청춘이 아닌’ 김창완이 만든 멜로디와 가사에 ‘청춘인’ 김필 특유의 음색이 절묘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그는 지나간,...

    1365호2020.02.14 15:49

  • [내 인생의 노래]콜드플레이 「Fix You」
    콜드플레이 「Fix You」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2010년 무렵이다. 이직을 하고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며 워커홀릭으로 지내던 시절, 밤낮없이 스스로를 쥐어짜던 시기에 이 노래를 듣게 됐다. 어느 날 밤 마치 무슨 클리셰처럼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이 바로 콜드플레이의 <Fix you>였다.노래는 도입부부터 귀를 쫑긋하지 않을 수 없다. 도입은 오르간 연주로 시작된다. 오르간 소리는 비슷한 종류의 악기인 피아노와는 달리 몽롱한 음색이 난다. 마치 어린 시절 성당 앞을 지날 때 나던 그런 소리 말이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오르간 소리를 들으면 의식을 치르는 장면이 연상되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마치 누구든 성당에 들어가면 마음이 경건해지는 것처럼. 그리고 곧 오르간 소리는 보컬 크리스 마틴의 가성과 어우러진다. 귀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입부, 그리고 편안함. 노래 한 곡이 나의 마음을 이렇게 달랠 수 있나?이 노래를 듣고 나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이 ...

    1364호2020.02.07 15:22

  • 롤러코스터의 <참 잘했어요>

    얼마 전 지인과 대화 중 20대 초반에는 뭘 입어도 예쁘다면서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대로 돌아간다고? 절반 정도를 고시 공부로 보냈는데, 다시 그때로?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1차 시험은 운 좋게 턱걸이로 붙었는데 기초 실력이 없다 보니 2차 준비가 힘들었다. 아침 7시 30분에 도서관에 출근해 밤 11시까지 공부하는 스터디팀 일정을 맞추는 것만도 버거웠다. 각 과목당 배정된 일수가 있었고, 그에 따라 시간당 읽어야 하는 책의 분량이 결정됐다. 진도가 밀리면 마음이 불안해졌다. 민사소송법 책을 읽다가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도서관 건물을 돌면서 운 적도 있다. 한 시간 동안 법서 10페이지를 못 읽고 있으니 시험에는 보나 마나 떨어질 것만 같아서였다. 지금 생각하면 좀 느리더라도 자기 페이스대로 가면 됐는데, 당시에는 남들보다 뒤처지는 게 너무 초조했다.한 번 떨어지면 징역 1년에 벌금 1000만원이라고 자조할 때라 위로가 ...

    1363호2020.02.03 16:32

  • [내 인생의 노래]야나 윈더렌의
    야나 윈더렌의 <에너지 필드>

    길 위의 사람들이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바쁘게 걷고 있다. 이어폰에서 들리는 소리와 노래를 통해 세상의 어딘가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최근 이 코너에서 언급된 노래들을 꼽아보자. 이어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로 아이유, 꽃다지, 오아시스, 김광석, 이하이, 크라잉넛 그리고 임재범에게 닿는다. 하지만 저 이어폰은 손이 닿는 바깥과의 소통은 고집스럽게 막는다. BTS가 끝나면 또 다른 엑소가, 바흐가 끝나면 모차르트가 이어진다. 내 취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공지능의 추천에 따라 귀에 달달한 노래들만 듣는다. 귀에 거슬리는 것은 아예 들을 기회조차 없다. 세상에 귀를 닫고, 내가 원하는 것만 들으니, 이것은 뭐, 낙원이라고 해도 되려나.나는 이 추천이 달갑지 않다. 다른 노래에, 다른 소리에 귀를 닫고 나의 노래만 찾는 일은 때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늘 그러는 것은 재앙일 수도 있다. 인생의 여러 사건에 얽힌 노래가 왜 없겠는가? 고등학교 다닐 때, 축제 때마...

    1362호2020.01.17 18:23

  • [내 인생의 노래]아이유의
    아이유의 <이름에게>

    피아노 페달을 밟는 소리마저 싸늘하게 울려 퍼지는 적막. 가수는 어떤 이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아이유의 작품세계에서 이름은 중요한 소재다. 본명 ‘이지은’을 비틀어 가사 쓴 이를 ‘지은이’라 표기하기도 하고, ‘은’을 ‘금’으로 바꿔 현재를 예찬하는 ‘이 지금’이라 칭하기도 한다. 그가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일군 2017년 <Palette> 앨범의 대미에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인 이 곡, <이름에게>가 실려 있다.아이유의 성공 스토리를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겠다. 2008년 데뷔한 그는 2010년 <좋은 날>의 히트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환상의 결정체였다. 그의 노래는 환상의 공간을 누비고 세월의 벽을 뛰어넘어서라도 사랑을 이루겠다고 했다. ‘오빠’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자그...

    1361호2020.01.10 16:37

  • [내 인생의 노래]판소리 단가
    판소리 단가 <사철가>

    “국곡투식(國穀偸食) 허는 놈과 부모불효 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 하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세상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모아 앉아서 한 잔 더 먹소. 그만 먹게 허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세.”이 노래를 ‘이 산 저 산’이라고도 부르는데, 영화 <서편제>를 통해 처음 접했다.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말부터 생태환경 보전과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91년 11월, 나이 25세 때 육군에 입대했다가 8개월 만에 정기휴가를 나와 이 영화를 봤다. 극장을 떠나지 않고 연속해서 두 번을 관람했다. 영화 줄거리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장면 사이사이에 나오는 판소리를 듣고 녹음하고 싶어서였다. 영화를 본 후 서점에 들러 단가 <사철가>와 <쑥대머리>, <진도아리랑>의 가사와 악보가 나오는 책을 샀다.당시 KBS FM 라디오 국악방송을 즐겨 들으면서 조상현 명창이...

    1360호2020.01.03 15:58

  • [내 인생의 노래]꽃다지의
    꽃다지의 <내가 왜?>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너무 춥더라 인생도 춥더라내가 왜 세상에 농락당한 채쌩쌩 달리는 차 소릴 들으며잠을 자는지내가 왜 세상에 내버려진 채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에게귀찮은 존재가 됐는지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너무 춥더라 인생도 시리고도와주는 사람 함께하는 사람은있지만 정말 추운 건 어쩔 수 없더라너무 춥더라 인생도 춥더라“지금 즉시 이곳에서 나가세요.”, “그럴 수 없어. 골프장 허가를 내주면 우린 어떻게 살라고?”, “그건 모르겠고, 도청에서 당장 나가십시오.”이미 영하로 내려간 바닥에선 얼음이 보였다. 흘깃 엿듣고 가는 바람이 도청 앞 철창문을 먼저 앞서갔다. 바닥 깔개와 비닐을 들고 도청 담벼락 밑에 누웠다. 쫓겨났지만 집으로 가지 못하는 나와 주민들은 살 속을 파고드는 추위에 비닐 속으로 몸을 넣었다. ‘끝났어’...

    1359호2019.12.27 16:04

  • [내 인생의 노래]임형주의  가보고 싶은 땅, 만나고 싶은 사람들
    임형주의 <임진강> 가보고 싶은 땅, 만나고 싶은 사람들

    여행사를 하면서 일본에도 사무소를 두게 됐다. 봄이 오면, 벚나무 아래 돗자리 깔고 삼삼오오 모여 노는 일본 사람들을 심심찮게 봤다. 그 광경을 보다가 뭉클했던 적이 있다. 감수성이 풍부한 편도 아닌데, 어쩌다 보게 된 <박치기>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서였다.재일조선인들이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벚꽃 나무 아래 놀러 나온 장면이었다. 그 짧은 장면에 나라 잃은 슬픔, 분단의 애환, 그 경계에서 살아가는 울분 등이 녹아 있었다. 그 안에서 서로에게 관심 있던 일본 청년과 조선 여성이 부른 노래가 <임진강>이다. 가락이 아름다우면서도 애달팠다. 검색해보니 팝페라 테너 임형주씨가 부른 <임진강>이 좋았다. 그 후 생각날 때마다 들었다.우리는 ‘평화’와 ‘공생’을 주제로 여행을 한다. 교토의 도시샤(同志社)대에는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가 있다. 비가 오는 날, 교정은 고요했고 한국 아이들과 함께 그곳...

    1358호2019.12.20 16:33

  • [내 인생의 노래]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

    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사회에 대한 고민은 삶에 대한 고민보다 늘 앞서 있었다.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열망이 앞서다보니 보다 나은 개인의 삶을 위한 고민은 사치로 치부됐다. 그래서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당당한 사회구성원’이라는 허구를 표상할 ‘직업’ 선택이 쉽지 않았다. 얄팍한 지식과 결기로 노동 현장에도 기웃거려 봤지만 능력과 자질을 넘어 의지가 박약했다. 신념만으로 극복 가능한 것은 별로 없었다. 결국 결혼과 자영업의 시작으로 또 다른 삶의 현장에서 관계를 재형성하게 됐다.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 ‘일반 병사’로 진입해 생존경쟁의 칼날을 치켜드는 순간, 맨 먼저 베인 것은 나 자신이었다. 이혼은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서의 내 위치와 평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부끄러움과 모멸감을 감당하지 못한 나는 지역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삶을 리부팅하기 위해 도피를 선택했다. 그렇게 20...

    1357호2019.12.16 15:09

  • [내 인생의 노래]김광석의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내가 유일하게 가사를 외우고, 지금도 부르기 좋아하는 노래가 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다. 71년생인 나는 20대 후반이던 90년대 끝자락, 그야말로 ‘서른 즈음에’ 이 노래를 자주 불렀다. 이 곡의 노랫말이 당시 세파에 지친 내 마음을 많이 달래주었기 때문이다.1997년 늦은 가을, 많은 선배들의 희생으로 민주화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는 느낌이 들 무렵이었다. 열심히 하면 안분지족의 삶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쌓여가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제부총리가 TV에 나와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IMF 구제 금융을 받게 됐습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앞으로 펼쳐질 가시밭길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하지만 그런 무지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꽤나 잘나가던 친구 아버지는 부도가 나서 종적을 감췄다고 했다. ...

    1356호2019.12.06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