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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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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인생의 노래]‘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

    Sul mare luccicaL'astro d'argentoPlacida e' l'ondaProspero e'il ventoSul mare luccicaL'astro d'argentoPlacida e'l'ondaProspero e'il ventoVenite all'agileBarchetta miaSanta LuciaSanta Lucia…중학교 때 음악 시간은 한마디로 공포였다. 실기에서 음정 하나 삐끗하거나, 장조를 단조로 바꾸는 따위의 질문에 즉답 못 하고 우물쭈물했다가는 여지없이 매타작이 작렬하곤 했다. 류 아무개 음악선생은 깡마른데다 생김새마저 흉악하기 그지없었는데, 몽둥이질은 기본에 주먹과 발길질이 예사였다. 음악(音樂) 시간이 아니라 차라리 음악(陰惡) 시간이라고 하는 게 맞았다. 고통을 견딘 기억은 오래가는 법이다. 그래서일까? 그때 그 음악 시간에 배웠던 “창공에 빛난 별 물 위에 어려&...

    1395호2020.09.11 14:30

  • [내 인생의 노래]인순이 ‘아버지’
    인순이 ‘아버지’

    한 걸음도 다가설 수 없었던내 마음을 알아주기를얼마나 바라고 바라왔는지눈물이 말해준다점점 멀어져 가버린쓸쓸했던 뒷모습에내 가슴이 아파온다서로 사랑을 하고서로 미워도 하고누구보다 아껴주던그대가 보고 싶다가까이에 있어도다가서지 못했던그래 내가 미워했었다점점 멀어져버린쓸쓸했던 뒷모습에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긴 시간이 지나도말하지 못했었던그래 내가 사랑했었다6861. 이름보다 더 이름처럼 각인된 번호.그의 존재는 ‘부재’였다. 존재는 했으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금기의 존재였다. 필자에게 그는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 보일 수 없었던 그런 존재였다. 어린 필자가 그런 존재를 처음 각인한 것은 농번기 어느 토요일 오후 대청마루에서였다.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마주친 ‘가눌 수 없는 몸뚱이’가 그 실체였다. 불쌍하고 안쓰러운 마음에 그의 날갯죽...

    1394호2020.09.04 16:27

  • [내 인생의 노래]권진원 ‘해가 질 때’
    권진원 ‘해가 질 때’

    해가 지면나는 날마다나무에게로 걸어간다해가 지면나는 날마다강에게로산에게로 걸어간다해가 질 때나무와 산과 강에게로걸어가는 길은 아름답다해가 질 때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사랑하는 사람에게로산그늘처럼 걸어가는 일만큼아름다운 일은세상에세상에 없다노래를 좋아한다. 스무 살 시절부터 많은 노래가 힘이 되어주었다. 쓸쓸할 때는 혼자 노래를 듣고, 기쁠 때는 친구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요즘은 주로 지하철로 출퇴근할 때 노래를 듣는다. 혼자 차를 타면 노래를 따라 부른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도 내가 좋은데 어떠랴. 음원 서비스 월정기 구독이라는 신세계를 만난 지 1년쯤 되었고, 듣는 노래는 다양해졌다. 취향에 맞는 노래를 추천해주는 기능 덕분에 선우정아의 <공항가는 길>, 안치환의 <선운사에서> 같은 노래들도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신세계가 아닐 수 없다.‘내 인생의 노래&rsqu...

    1393호2020.08.28 14:22

  • [내 인생의 노래]홍순관 ‘남으로 창을 내겠소’
    홍순관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밭이 한참 갈이괭이로 파고호미론 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갱냉이가 익걸랑함께 와 자셔도 좋소왜 사냐건웃지요내 인생에서 음악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초등학교 시절 성적표에 ‘우수수’ 사이로 유일하게 ‘양’이 있었으니 바로 음악이다. 중학교 시절 교회 청소년부 선생님이 나를 포함해 몇몇 아이들을 위해 공짜 음악 과외로 음계를 가르쳐 주었지만 나는 아직도 음계를 읽을 줄 모른다. 내 위로 네 명의 형들이 학창 시절 모두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지만 나만 유일하게 기타를 칠 줄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동아리 시간에 하모니카 반에 들어갔지만 한 곡을 제대로 연주하지 못했다. 대학 시절 단과대학 풍물패에 들어갔지만 ‘덩덩덕쿵덕’ 몇 번 치고 나서 끝내 장구채를 내려놓았다.그래도 ...

    1392호2020.08.21 15:20

  • [내 인생의 노래]조동진 ‘슬픔이 너의 가슴에’
    조동진 ‘슬픔이 너의 가슴에’

    외로움이 너의 가슴에물처럼 밀려와견디기 어려울 때잠시 이 노래를가만히 불러보렴외로움이 너와 함께다정한 친구되도록내가 외로워잠 못 이룰 때그렇게 했던 것처럼내가 슬픔에지쳐 있었을 때그렇게 했던 것처럼인생은 고해다. 묵은 청소를 마친 뒤 믹스커피 두 봉을 컵에 타서 손에 들고 마루를 가로지를 때 잠깐 중년의 여유 비슷한 것을 느끼는데, 주머니에서 울리는 휴대폰 진동에 더듬거리다가 바지에 반쯤 엎지른다. 뜨거운 것을 참고 걸레를 찾아 허둥대면서 바닥에 내려놓은 나머지 반쯤의 커피잔을 발로 차서 마저 쏟아낸다. 그 순간 인생은 고해가 아닐 수 없다. 혹 발로 찬 잔이 벽에 부딪쳐 박살이 나더라도 깨끗이 치우고 나면 다 괜찮아질까. 무언가를 또 쏟고, 무언가는 또 깨질 것이다. 삶은 그래서 고난의 바다이다.고등학교 1학년 봄이었다. 낯선 변두리로 이사를 하고 나서 입학한 터라 아는 사람이 없었다. 혼자 점심 도시락을 먹고, ...

    1391호2020.08.14 14:23

  • [내 인생의 노래]이미자 ‘노래는 나의 인생’
    이미자 ‘노래는 나의 인생’

    아득히 머나먼 길을 따라뒤돌아보면은 외로운 길비를 맞으며 험한 길 헤쳐서지금 나 여기 있네끝없이 기나긴 길을 따라꿈 찾아 걸어온 지난 세월괴로운 일도 슬픔의 눈물도가슴에 묻어놓고나와 함께 걸어가는노래만이 나의 생명언제까지나 나의 노래사랑하는 당신 있음에언제까지나 나의 노래아껴주는 당신 있음에간밤의 과음으로 늦잠을 자는 아침, 형이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모른 척 돌아눕는 찰나, 이어지는 목소리.“야. 엄마가 너 밥 먹고 자란다”, “어? 어… 일어나야지.”수마(睡魔)를 털어내려 욕실로 향한다. 어렴풋한 배경음은 늘 비슷하다. 냄비에 국이 끓는 소리, 식탁 위에 그릇을 놓는 소리.“안녕히 주무셨어요?”, “응, 그래. 배고프겠다.”부엌으로 들어서며 인사를 건네면 편안한 미소로 반겨주는 어머...

    1390호2020.08.07 15:24

  • [내 인생의 노래]도요새 - 새만금사업, 도요새가 살아야 인간도 산다
    도요새 - 새만금사업, 도요새가 살아야 인간도 산다

    바다를 가로막아무엇에 쓰려나옛날부터 바다가그대로 논밭인데갯벌을 모두 메워무엇을 만드나옛날부터 갯벌이그대로 공장인데동진강 만경강은흘러서 어디로김제들판 적시며그대로 젖줄인데백설이 내려앉은소금은 어디서옥구염전 알알이그대로 보석인데도요도요 도요새다시 볼 수 있을까아아 천금만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바다여 갯벌이여아~ 생명의 터전우리가 우리가 지킨다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던 대학생을 환경운동가의 삶으로 변모시킨 계기는 새만금사업이었다. 새만금사업은 세계 최장 방조제를 만들고 갯벌을 메워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새로운 농사짓는 땅을 만들겠다며 시작된 간척사업이다.새만금 갯벌은 러시아와 알래스카에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거쳐 호주와 뉴질랜드로 날아가는 철새 수백만마리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다. 다양한 해양 생명의 서식지이자 산란지이기도 하다. 생명의 보고인 갯벌의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에게 새만금...

    1389호2020.07.31 15:53

  • [내 인생의 노래]김민기 ‘두리번거리다’
    김민기 ‘두리번거리다’

    헐벗은 내 몸이뒤안에서 떠는 것은사랑과 미움과 배움의 참을너로부터 가르쳐받지 못한 탓이나하여 나는 바람 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말없이 찾아온 친구 곁에서교정 뒤안의 황무지에서무너진 내 몸이 눌리어우는 것은눈물과 땀과 싸움의 참이너로부터 가리어알지 못한 탓이나하여 나는 바람 부는 처음을 알고파서 두리번거린다말없이 찾아온 친구 곁에서교정 뒤안의 황무지에서경주마는 옆을 못 보게 한다. 앞만 보고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말이 아닌 우리도 그렇게 사육당해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억이 다양하게 있다. 나의 경우 그리 편안함을 향하지 않았다. “왜, 무엇 때문에”를 달고 살았다.타인들은 나의 성격에 대해 직선적이고 독하다고 한다. 때로는 맞고 때로는 아니다. 앞만 보고 가라는 강요와 주입이 불안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혼자 있는 상상의 자유 시간을 늘렸...

    1388호2020.07.24 16:02

  • [내 인생의 노래]홍순관
    홍순관 <쌀 한 톨의 무게>

    무위당 장일순(張壹淳). 내게는 생소한 인물이었다. 1970년대 민주화 운동가 김지하 선생의 스승, 초야서가(草野書家)나 문인화가 정도로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었다. 15년 전 생명평화운동, 협동조합운동, 로컬푸드 운동에 관심을 두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위당은 인위적으로 일을 만들거나 사욕으로 무엇을 시도하지 않으며, 내 것이라는 소유를 비우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감으로써 일체의 근원과 합일하는 것을 강조했다. 그의 호가 말해주듯이 ‘무위(無爲)’는 욕심·성냄·어리석음을 비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무위당은 ‘좁쌀 한 알에도 하늘과 우주가 숨 쉬고 있다’라는 뜻의 일속자(一粟子)로 자신을 지칭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을 낮추어 작은 생명의 씨앗이 되려는 뜻을 담고 있다. 무위당은 ‘조 한 알’로도 부족해 장서각(張鼠角)이라는 호를 쓰기도 했다. 스스로 쥐뿔에 견주었다.홍순관의 노...

    1387호2020.07.17 15:46

  • [내 인생의 노래]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절룩거리네>

    흥이 넘치는 민족의 일원으로서 희로애락을 함께한 노래들이 어디 한두 곡이던가.원고 요청 전화를 받고 넙죽 응했지만 끊자마자 고뇌가 쌓이기 시작했다.그래, 노래방에서 제일 많이 불러 젖혔던 노래를 꺼내보자. 30대 초·중반이었다. 20대의 열정을 간직한 채 주어진 업에서 사회적 책무를 고민하던 시기, 정확히 말하자면 20대의 객기는 남았지만 현실과 타협하며 술잔에서 집중적으로 위로를 찾던 그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란 밴드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절룩거리네>·<스끼다시 내 인생>과 같은 위험하고 범상치 않은 제목의 노래를 부르는 밴드는 루저의 정서를 담고 있었지만, 본질은 분노를 말하고 있었다. 뭔가 있어 보이는 분노는 아니고 현실에서 타르처럼 눌어붙은 분노.“세상이 X창 나든 말든 아무래도 상관없어/ 망가질 건 망가져야 해”(<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

    1386호2020.07.10 14:59